10대와 통하는 노동 인권 이야기
차남호 / 철수와 영희 / 2013.01.14
2013.4.24
김영실
작가가 조사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아도 노동’이라 하면 막연히 힘들고 지저분한 것, ‘노동자’하면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 하면서도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명제를 가지고 일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필요한 죄책감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특히, 가정주부인 경우 소득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 비생산적인 사람인 것 같아 조바심을 내는 경우가 많다. ‘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해 비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가사일이 비생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이런 것들이 그동안 사회, 정치, 경제적 역사의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삶 속에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이 책은 노동의 어원은 물론 노동계급의 생성과 임금노동의 구성을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 친절히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산업사회의 탄생과 자본주의로의 이동 속에서 점점 기계화를 통한 대량생산사회가 되어감에 따라 자본과 기계화에 밀려 소외되어가는 노동의 안타까운 현실을 정확히 짚어준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삼팔선, 사오정, 오륙도, 88만원 세대등 단어들의 생성과정과 현재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비정규직의 대두와 그 해결대안에 대해서도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노동과 사회, 정치, 경제간의 연결고리를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어 10대들에게는 현 사회문제를 역사적 정치적으로 통합하여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뉴스에 나오는 노사분규나 비정규직 문제, 취업대란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질문을 해대는 10대에게 어설픈 개인적 설명보다 통합적인 이해를 돕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또한 우리 어른들에게도 한 번 후루룩 읽고 끝날 책이 아니라 곱씹어 읽어보며 우리의 소비지향적 삶을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청소년의 노동과 관련한 부분은 참으로 친절하고 희망적이기는 하나 현실적으로 실용적인가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건 나부터도 이런 불합리한 임금노동구조가 변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담이 더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이들에게 할 것은 ‘그러니까 너는 좋은 데 취직하려면 또는 좋은 대접받고 살고 싶으면 딴 생각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해’ 라고 아이들을 다그칠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안분자족하는 삶을 살고, 나누는 삶을 살고, 변할 것 같지 않은 사회라서 포기할 것이 아니라 변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잘못된 처사를 바로 잡으려는 용기’를 가지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