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1기
이강삼 정가발표회 <가화가담_歌畵歌談>
2010년 6월 15일(화) 19:30
한국문화의 집(KOUS)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무료관람)
그곳은 우리가 항상 바라보던 대상이었고
또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제는 지금과는 다른 시공간을 그리는 색바랜 단서가 되었다고 해도
아직 그 존재를 희망하는 이들,
그리고 다시금 그 존재와 마주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 歌畵歌談note 중_bomdalm -
프로그램
우조 초수대엽 <동창이>
계면조 초수대엽 <청석령>
평조 언락 <벽사창이>
반우반계 편락 <나무도>
계면조 편수대엽 <진국명산>
<수양산가>
평시조 <태산이>
지름시조 <바람아>
사설시조 <일년삼백육십일은>
공연을 열며
오늘 공연은 15년 전 백지의 상태에서 처음으로 배웠던 곡들로 꾸며보았습니다.
공연준비를 위해 예전 수업시간 때의 카세트 테잎을 듣고 먼지 낀 막보를 다시 펼치며,
저 자신의 삶과 노래를 뒤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반년 전 저의 은사님께서 '숙련되지 않은 연주는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과연 제가 지난 15년 간 얼마만큼이나 성숙해 왔는지,
음악가로서 어떤 삶의 위치에 서 있는지를 이번 공연을 통해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와 연주자들은 오늘의 공연을 위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습니다.
특히 연습과정 중 서로가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은 그 자체가 즐거움이었을 뿐 아니라,
이 공연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했습니다.
오늘의 연주를 통해 젊은 음악인들이 품었던 고민들을 여러분과도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 강 삼 -
연주
노래 이강삼
대금 고진호
해금 공경진
거문고 김은수
가야금 서은영
피리 유현수
장구 이정표
<이강삼의 歌畵歌談에 부쳐_노부영>
나는 대학시절 매주 일요일에 풍류방을 다녔다. 애오개에 있던 홍원기 선생님의 가곡전수소였는데 한 오년 이상을 다니면서 공부했다. 구성원은 전공자들과 아마추어가 함께 했었다. 우조 초수부터 가곡을 시작해 반엽까지 하고나면 사모님께선 언제나 멸치국물에 호박, 당근, 계란, 고명을 얹은 국수를 삶아 내오셨고 먹고 수다를 떨며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이내 계면 초수부터 태평가까지 한바탕을 끝내고는 때로는 줄풍류를, 때로는 시조를 배우고는 풍류모임이 끝이났다.
비슷한 시기에 짧은 기간이었지만 종묘앞에 있던 한국정악원의 풍류모임에도 갔었다. 그 모임의 구성원은 훨씬 다양해서 녹성, 화정, 설곡 선생님을 비롯해 아마추어 가객까지 삼십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그곳에서도 세시간 반이 넘는 가곡 한바탕과 뒷풍류로 영상회상이나 별곡을 끝내야 모임이 해산되었다.
당시엔 철부지였었고 내가 얼마나 귀중하고 대단한 음악을 함께하고 있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온몸이 저리고 쑤시고 끝이나면 '했구나'란 생각밖에는 없었다. 헌데, 그 때의 경험은 삼십년 가까지 지난 지금까지 시간이 갈수록 더 소중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선생님들의 음악은 운치 있고 거침이 없었으며 현재 우리가 그리도 연연해하는 악보에서도 자유로웠었다. 지연과 학연도 중요하지 않았고 격이 있으면서도 온화해서 아름답기까지 한 살아있는 음악모임이었다.
얼만 전 이강삼 개인발표회 연습을 참관하고 이야기하며 느낀점이 있다. 음악을 대하는 진지함에서 나오는 살아있음이었다. 요즘 보기드문 모습인데 그것이 연습이 끝나고도 한참 동안이나 음악에 대해 세세하게 의견을 나누고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나온 진지함인 것 같다. 즉, 연습과 고연에 대한 평가가 음악가를 살아있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사실 좀 놀란 것은 이강삼의 노래였는데 어찌 저리도 철저하게 선생님의 소리를 내려고 애썼을까 하는 것이였다. 요즘도 저렇게 연습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놀라웠고 누구도 그 연습과정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난 칭찬을 하지 않았지만 그 연습과정이 어떠했으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느낌이 온다. 그는 곧 새로운 길을 가야할텐데 오늘의 이 연주회가 그 길을 가기 위한 탄탄한 매듭이라 생각하며 축하한다.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존재는 진지하고 치열하게 운행하고 있다. 그래야 살아있기 때문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여서 이 같은 자기몸짓 없이는 고여 썩기 마련이다. 서로 포용하고 풍류를 나누고 충고하고 끌어주는 것이 知로 가는 음악가의 길일 것이다.
스탭
기획/영상 송재훈(문화기획 봄닮)
홍보물 디자인 노희원
공연문의
송재훈(문화기획 봄닮)
010-8868-7646
bomdal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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