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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박물관은 31일부터 시작하는 사진 특별전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을 앞두고 그동안 소장해왔던 황실가와 고종 장례 당시의 기록 사진첩을 26일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은 박물관에 소장된 3권의 황실 사진첩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소장된 사진첩 1권에 실린 것들이다.
강제 일본행 영친왕·덕혜옹주 일본식의 고종 장례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이 〈한말궁중관계사진첩〉이다. 1918년 1월, 강제유학을 떠난 지 8년 만에 일본에서 귀국한 영친왕의 조선 방문 이모저모를 담은 사진모음이다. 관부 연락선을 타고 부산항에 내리는 영친왕의 도착 장면, 방문을 마치고 다시 일본으로 가기 위해 남대문역(경성역)을 떠나려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미 공개된 것이지만, 덕수궁 석조전에서 연미복 차림의 고종과 군복 차림의 순종, 영친왕, 의친왕 등이 하세가와 조선총독, 야마가타 총독부 정무총감 등의 실력자들과 같이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도 착잡한 감회를 불러일으킨다. 실크햇을 쓴 양복 차림의 고종이 마차를 타고 연회장으로 가는 모습과 장교복 차림으로 경성유치원을 찾은 영친왕의 단독상 등도 있다. 1925년 강제 유학에 앞서 찍은 고종의 막내딸 덕혜옹주의 미공개 사진은 더욱 애잔한 잔상을 남긴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의 〈일출심상소학교기념사진첩〉에 실린 것으로 유학 직전 서울 일본인 학교에서 수업 받는 장면과 동급생들과의 야유회 장면, 단체 사진, 그리고 유학 직전 열차 베란다에서 찍은 모습 등을 볼 수 있다.
〈이태왕전하장의사진첩〉은 1919년 3·1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고종황제의 인산(장례) 과정을 담은 기록 사진첩이다. 고종이 승하한 함녕전에서 일본인 제관과 조선의 전통식 상복을 입은 왕족들이 어색하게 도열한 채 거행된 일본식 봉고제의 모습은 망국 황실의 쇠락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박물관 소장 〈고궁전사진첩〉에서는 1917년 화재 전 창덕궁의 1910년대 전반기의 사진도 들어 있다. 이밖에 규장각에 소장중인 을사늑약 원문과 한일합병 조약 원문, 울릉도·독도를 대한제국의 영토로 포고한 고종의 칙령 등도 공개될 예정이다. 기획자인 선일 학예사는 “출품사진들은 실권을 잃은 조선 황실가의 심리적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준다”며 “황제 빈소에 차려진 일본식 제단, 덕혜옹주의 비애감 서린 얼굴 등에서 망국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김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19일까지 구내 2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공휴일·일요일 휴관. (02)880-5333.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정면 깊숙이 황제의 거처 쪽에 일본식 제단을 중심으로 일본 전통 복식을 입은 제관이 가장 앞자리에, 조선의 전통 굴건 제복을 차려 입은 유족이 그 뒤에 어색하게 선 모습은 쇠락한 황실의 처지를 잘 보여준다. 고유의 왕실 의례조차 일본식을 강요당했던 당시 황실의 실상을 단적으로 증언하는 사진이다. 서울대 박물관은 31일부터 ‘마지막 황실, 잊혀진 대한제국’ 특별전에서 공개한다.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서울대 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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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으로 귀중한 자료입니다. 민족의 비극. 우리도 진정한 힘을 길러야... 세계 열강과 함께 생존할수있지요.
우리민족의 슬픈 역사의 장면들이라 할수있지요.현재 일본의 독도문제와 중국의 고구려역사의 왜곡문제도 먼후일 어떻게 비춰질지 걱정됩니다
이때 부터 지금까지 일본인은 우리를 괴롭힌 몹쓸 사람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