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냐 로비에서 가장 최신형 52년 된 피아노와 함께
저도 캐냐를 겨우 2번 가봤고, 김재창 선생님은 한 번도 안 갔기 때문에 용감히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정을 다 알았다면 시작 못했을 것입니다.(웃음) 환경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당시 아이를 만난 자리에 들어가보니 한국의 국제 NGO가 운영하는 학교가 쓰레기장 옆에 있었는데, 24시간 쓰레기를 태우는 악취가 코를 찌르고, 썩은 물이 도랑마다 넘쳤습니다. 김재창 선생의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침이면 낙태한 아이들의 시체가 있는 열악한 곳, 짐승들이 썩은 고기를 주어먹는 곳, 연기 때문에 호흡하기도 힘든 곳에서 합창을 하라니 화가 났다고 합니다. 목에 알레르기까지 있어서 심한 냄새만 나도 기침이 났었던 분이었습니다.
집에 가겠다는 그를 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하여, 함께 슬럼가에서 악기, 연습실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캐냐 나이로비에서 가장 최신형 피아노를 300만원 주고 샀는데 52년 된 중고 피아노였습니다. 그곳에는 2개의 피아노 가게가 있었는데, 대부분 1700년~1900년대 영국 식민지 당시 선교사, 영국귀족들이 사용하던 것이었고, 새 피아노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아이들 오디션은 쓰레기장 NGO 운영학교에 공지해서 진행했습니다.
악보도 볼 수 없었던 아이들이 들려준 에델바이스의 감동
2005년 12월 6일 한 꼬마아이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합창단과의 인연은 2006년 11월 16일 창단 감사예배를 드리고 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매일 매일이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전혀 준비가 안된 상태였기에, 모든 것이 산을 넘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이었지요. 2년이 20년 같았습니다.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지만, 아주 심각한 합창단의 해체위기가 2~3달에 한번 꼴로 7번이나 있었습니다. 내부 합창단원, 지휘자, 합창단 음해하려는 현지 세력들의 고발, 자국 아이들을 한국 사람이 앵벌이 시킨다는 캐냐 정부의 오해 등…. 공식적인 해체 요청도 왔었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프리카 아이들이 노래를 천부적으로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케냐 학교 교육에는 음악이 학교의 정규 과목이 아니어서 악보를 볼 수 있는 아이들도 전혀 없었어요. 창단예배를 드리고 캐냐에서 세팅을 마치고 저는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는데, 3개월이 지나 케냐에 돌아갔을 때 아이들이 들려주었던 에델바이스의 감동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과 미국 등지에서 많은 공연을 했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창단 7개월 만에 캐냐 대통령 궁에서 5000명 앞에서 공연을 했다라는 보고를 한국에서 받았습니다. 캐냐 대통령과 아이들이 악수를 하고, 사람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는 소식은 정말 기적이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공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쉬운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상식적으로 풀려야 할 일들이 하나도 상식적으로 풀리지 않았어요. 한국에 오기 위해 83명의 아이들의 여권을 발급받아야 했는데, 아이들 중 11명만 출생신고가 되어 있었고, 9살에서 18살까지 72명의 아이들이 태어났다는 것조차 기록되어 있지 않아서 역으로 출생신고를 하고 여권을 만들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하기 때문에 부정한 방법으로 일하지 않고 성경의 방법대로만 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이 모든 일을 헤쳐나가기가 더 만만치 않았습니다. 결국 3명은 출생신고가 안 되어서 35명의 아이들이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눈물 나는 성공의 한국 공연
첫 공연이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는데, 창단 1년 만에 음악이라고는 ‘ㅇ’자도 몰랐던 아이들이 하는 공연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반응이 대단했습니다. 그 후 공연장 마다 감격의 눈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불쌍하다’ 하면서 왔던 사람들이, 돌아갈 때는 눈물을 흘리며 오히려 아이들로부터 희망을 얻어 갔습니다.
지라니 합창단 홈페이지에 많은 분들이 후기를 남겨주곤 하는데, 기억에 남는 평을 소개함으로 지라니의 비전이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나는 음악 매니아라 세계적인 합창단, 세계 3대 성악가의 공연을 파리, 오스트리아, 미국 등에서 다 봤던 사람이다. 그러나 지라니 공연은 내 평생에 가장 감격과 눈물을 흘리게 했던 합창단 공연이었다. 나무십자가 합창단, 빈 소년합창단을 넘어가는 음악적으로도 대단한 공연이다.
그 후 세계 정상이 되기 위해 지인도 한 명 없던 미국으로 날아가 35번의 설명회를 진행하고, 설명회를 진행한지 넉 달 만에 미국 공연이 진행된 것, 그리고 미국에 머무르는 45일 동안 정확히 35번 공연을 진행하게 된 것... 정말 아무 것도 없던 상황 속에서 이루어진 이 모든 것은 기적이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제 힘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 것이라는 고백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예일대학교, 뉴욕 맨하탄 프라미스 극장, 자마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 등 7000명의 관중들과 시카고 한인선교대회 5,000명이 열광하는 공연을, 지금도 빵이 없어서 간식을 주면 굶고 있는 동생을 위해 반만 먹고 감추는 우리 아이들이 해낸 것입니다. 여러분, 삶은 기적입니다. 우리 아이들처럼 여러분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하쿠나 마타타(Hakuna Matata)! 문제 없어요!”
나이로비에서 피어난 희망의 노래, 지라니 합창단 이야기 - 임태종 회장님
첫댓글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의 선한 이야기가 삶의 훈훈한 정이고 감동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그곳에 더더욱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어제 TV에서 방영 하는걸 봤는데 정말 훈훈한 프로였습니다. 중요한건 그 아이들이 찬양을 합창 하면서 주님을 느끼고 있다라고 인터뷰를 하는것을 보고 저도 감격에 눈물을 흘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