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에 관한 기고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백 명의 사람들 가운데
모든 것을 아주 잘 아는 사람
--쉰둘
매 순간 확신이 없는 사람
--나머지 전부 다
비록 오래가진 못할지라도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
--최대한 많이 잡아 마흔아홉
달리 행동하는 법을 몰라
늘 착하기만 한 사함
--넷, 아니 어쩌면 다섯
시기심 없이 순수하게 찬사를 보낼 줄 아는 사람
--열여덟
누군가에 대한, 혹은 무언가에 대한
끝없는 두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
--일흔일곱
진심으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
--최대한 스물 하고 몇 명
혼자 있을 땐 전혀 위협적이지 않지만
군중 속에서는 사나워지는 사람
--틀림없이 절반 이상
주변의 강압에 의해
잔인하게 돌변한 사람
--이 경우는 근사치조차 모르는 편이 나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람보다
단지 몇 몇 더 많을 뿐
인생에서 몇 가지 물건들 말고는
아무것도 건질 게 없는 사람
-마흔
(내가 틀렸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불빛도 없는 깜깜한 암흑 속에서
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람
--여든셋
(지금이건, 나중이건)
연민을 느낄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
--아흔아홉
죽게 마련인 사람
--백 명 중에 백 명 모두
이 수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음.
첫댓글 쉼보르스카에게 이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 나는 모른다. 어제 새벽, 방 안에 멍하니 앉아서 뒤적뒤적이다가 쉼보르스카의 시집을 종이엽서 넘기듯 읽었다, 아니 넘겼다.....2012년 12월 19일을 지난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멍하게 어둔 창밖을 바라보았다.....
같은 시간일까.. 우주에서 보면 같은 공간 쯤일까... 나는 '이기적유전자'를 읽고 있었고,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문자를 어떻게든 읽어내려 소리내어 또박또박 읽어보았는데... 문득 밑줄 한 줄. '세상사람들이 선견지명을 가졌는지 안 가졌는지 알수없지만, 진화는 미래를 보지 못한다'....밑줄이 아무 중요하지 않은 밑줄이라하여도 그 순간 내게 <미래를 보지 못하는 진화>라는 말은 지극히 가까이 있었다......
그렇게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과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참 힘든 며칠이었을 것 같습니다. 당분간 추위 속에서 견디는 법을 더 배우면서 사람들 사는 모습 보면서 힘 얻으려합니다. 강건.
조작이 가능하여 믿을 수 없는 것이 통계라는 속설도 있지만, "죽게 마련인 사람 --백 명 중에 백 명 모두 이 수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음." 이점은 명백한 사실이네요.
곰곰 읽어보면 쉼보르스카의 저 수치 가운데 공감이 가는 몇몇이 있더군요. 시인조차 연민을 느낄 가치조차 없다고 느낄만한 사람이 있다니....한 번 더 봤지요. 하긴요, 시인도 사람일 테니까요...^^;;
첫댓글 쉼보르스카에게 이 숫자가 어떤 의미인지 나는 모른다. 어제 새벽, 방 안에 멍하니 앉아서 뒤적뒤적이다가 쉼보르스카의 시집을 종이엽서 넘기듯 읽었다, 아니 넘겼다.....2012년 12월 19일을 지난 나는 어디에 있는 걸까, 멍하게 어둔 창밖을 바라보았다.....
같은 시간일까.. 우주에서 보면 같은 공간 쯤일까... 나는 '이기적유전자'를 읽고 있었고, 마음에 들어오지 않는 문자를 어떻게든 읽어내려 소리내어 또박또박 읽어보았는데... 문득 밑줄 한 줄. '세상사람들이 선견지명을 가졌는지 안 가졌는지 알수없지만, 진화는 미래를 보지 못한다'....밑줄이 아무 중요하지 않은 밑줄이라하여도 그 순간 내게 <미래를 보지 못하는 진화>라는 말은 지극히 가까이 있었다......
그렇게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과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참 힘든 며칠이었을 것 같습니다. 당분간 추위 속에서 견디는 법을 더 배우면서 사람들 사는 모습 보면서 힘 얻으려합니다. 강건.
조작이 가능하여 믿을 수 없는 것이 통계라는 속설도 있지만, "죽게 마련인 사람 --백 명 중에 백 명 모두 이 수치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음." 이점은 명백한 사실이네요.
곰곰 읽어보면 쉼보르스카의 저 수치 가운데 공감이 가는 몇몇이 있더군요. 시인조차 연민을 느낄 가치조차 없다고 느낄만한 사람이 있다니....한 번 더 봤지요. 하긴요, 시인도 사람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