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시대
정솔
지구 가꾸기가 꿈인 사람이 있다
나는 그를 꿈선생님이라 부른다
그의 손에는 지구 한 모퉁이를 담아내는 사진기가 들려있다
그는 지구의 새로운 모퉁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위해 허수아비와 참새를 관곡지에 불러 들였다
허수아비와 참새는 노래를 부르며 따라 나섰다
꿈선생, 허수아비, 참새는 '손옥자 시 밭' 에서 속을 다 보여주는 망가진 사람들이다
꿈선생님은 관곡지에서
허수아비와 참새를 세워 놓고 잘 가꾸어진 지구의 멋진 모습과 함께 사진기에 담는다
모퉁이는 분홍 지구였다
우리 모두가 분홍꽃 속에 갇히게 되었다
관곡지는 연의 세상이다
참새는 살금살금 숨죽이며 걸어갔다
분홍꽃위에서 눙깔을 굴리는 잠자리를 훅
날리고 있을때
허수아비는 훠이훠이 참새를 부른다
궁남지 처럼 관곡지에도 눙깔을 굴리는것이 있었다
활짝 핀 연꽂은 물에 제 모습을 비추고 우주를 담아낸다
분홍 연꽃속에 나의 우주가 들어왔고 허수아비, 참새, 꿈선생까지 들어와 또다른 우주를 만들었다
연잎우산은 일기예보를 무시한 채 벌건 대낮에도
초록우산을 펼치고 세상의 무게를 받치고 있다
크고 둥근 연잎 그늘 속에는 개구리밥의 은신처었다
연밥은 소리를 확대시키는 무선 마이크였다
구멍난 속으로 하늘의 파란소리를 받아 낸다
무선 마이크 속에서 어머니의 소리도 들렸다
비오는 날 어머니는 학교로 우산을 한번도 가져온 적이 없었다
어머니, 오늘에서야 초록우산을 들고 마중 나오셨다
꿈선생님이 보이지 않았다
햇볕에 예열된 승용차에 에어콘을 틀어 식히고 있었다
참새는 지구 한귀퉁이를 담고 담아 저 만의
우주를 굴려 가며 승용차로 왔다
허수아비은 한참 만에야 승용차에 합류했다
길을 잘 못들어 돌고 돌아 왔다고 했다
그래야 허수아비 다운것이다
꿈선생님한테 이끌러 추어탕집에 갔다
관곡지 둠벙 안에서 뻐끔거리던 미꾸리가 뜨거운
뚝배기에서 나를 향해 헤엄쳐 나오는 것 같았다
관곡지 생연뿌리가 소스에 묻힌 채로 나를 먹고 있었다
우리는 얼굴에 분홍물이 든 채로 헤어졌다
오늘은 분홍 연꽃이 되고 싶은 날,





첫댓글 똑같이 관곡지를 걸었건만~
이토록 절절히 아름다운 시간을 함께한 영상을 돼 돌려봅니다
아름다운 눈으로 아름다운 마음으로 기록한 사연들이 환 히 지나갑니다
고운 시 심을 가지신 문우님. 함께한 시간이 자랑스럽습니다,
해어질 시간이 촉박하여 여유로운 마음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정솔님 여기 셋이서 이 아름다운 길을 함께 걸었습니다
참 고소하고 구수한 맛 난 이야기를 기록하여주신 능력에 찬사를 드립니다.
정솔님 고맙습니다.^^
선생님 제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시간 여유도 많이 못드리고
귀빈대우만 잘 받고 와서 죄송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선생님~^^
시인님.
자 잘한
한 사건의 기록인 대도요 이토록 아름답게 느껴짐은 어찌 된 사연일까요? ^^
사진은 허수아비와 참새만 찍었네요.
둘이 너무 아름다워 지구를 가꿀 일이 없나보죠ㅋㅋㅋ
아름답도다 '손자 시밭'이여 , 여기가 도원이 아니드냐 , 참새의 노래소리 그 또한 청아하니... 꿈쟁이도 오시오 글쟁이도 오시오 허수아비도 어서 오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