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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7차 산행] 함양·장수 백두대간 <영취산> *
▶ 2016년 8월 21일 (일요일) ◀
* [오늘의 산행지]▶ 백두대간 ; 경남 함양과 전북 장수 경계의 영취산(靈鷲山, 1075.6m)
* [산행 코스] *
서울 능동 → <대전-통영고속도로> 장수I.C ☞ (743번 지방도로) 무룡고개(산행들머리) → 백두대간 : <영취산(1,076m)→ 논개생가 갈림길→ 민령 갈림길> → 덕운봉(956) → 849봉(⇌ 극락바위) → 능선 하산길 → 부전계곡 → (하산)부계주차장 → <대전-통영고속도로> 서상I.C(귀경)
* [프롤로그] — 지금은 혹독(酷毒)한 여름, 세상은 폭염(暴炎)의 계절이다!!
☆… 8월의 대한민국은 숨 막히는 염천지경(炎天之境)이었다. 도시의 거리는 달아오른 가마솥이다. 낮에는 달달 볶고 밤에는 폭폭 쪘다.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熱帶夜), 밤에도 잠 못 이루는, 지독한 여름이었다. 분명 정상이 아니다. 긴 시간 동안 하늘이 메말랐다. 말갛게 높은 하늘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다. 자연 대지도 메말랐다. 사람들도 더위와 갈증에 허덕인다. 폭염(暴炎)은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일 때를 말한다. 한 달 가까이 이어진 8월 폭염은 1907년 10월 기상 관측이 처음 시작된 서울 기준으로 108년 만에 가장 혹독(酷毒)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1~23일까지 서울의 최고기온은 평균 섭씨 34.5도로 측정되어 역대 가장 더운 해였던 1994년 8월 기록(32.9도)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평년값(1981~2010년까지 30년 평균)보다는 섭씨 4.3도 높은 수치다. 사상(史上) 최악(最惡)의 '8월 폭염(暴炎)'이 대한민국을 강타한 것이다. 열사병 등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올여름 들어 2049명(23일 현재)으로 예년의 갑절 가까이 치솟았는가 하면 직접적 폭염 피해 사망자만 벌써 17명 발생했다. 700만 마리가 넘는 가축·양식장 물고기가 폐사하고, 변변한 비조차 내리지 않아 전국 농지에선 밭작물이 타들어 가고 있다. … 아아!
* [폭염(暴炎) 천하] — 삼복(三伏)은 하지(夏至)에서 입추(立秋) 후에 이르는 더위의 절정기
삼복(三伏)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속절(俗節)로 여름철 중에서 가장 더운 시기를 말한다. 하지(夏至)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初伏),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中伏), 입추 후 첫째 경일(庚日)을 말복(末伏)이라고 하여, 이를 삼복(三伏) 혹은 삼경일(三庚日)이라고 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그러나 해에 따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올해 2016년, 병신년(丙申年)의 삼복은
초복(初伏)이 7월 17일—(음력(陰曆) 5월 21일 하지(夏至) 이후 셋째 경일, 경술일(庚子日),
중복(中伏)이 7월 27일—(음력(陰曆) 5월 21일 하지(夏至) 이후 넷째 경일, 경술일(庚戌日),
말복(末伏)이 8월 16일—(음력(陰曆) 7월 5일 입추(立秋) 이후 첫째 경일, 경오일(庚午日).
☆… 삼복 기간을 여름철 중 가장 더운 시기로 ‘삼복더위’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는 가운데, 올 여름도 유난히 뜨거운 삼복을 지냈다. 오늘 서울은 올 들어 36.6℃,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처서를 이틀 앞두고 있는 때,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냥 가만히 있어도 견디기 힘든 날, 우리는 예정대로 산으로 향했다. 오늘 산행의 주제는 ‘이열치열(以熱治熱)’, 더위와 맞서 땀을 흘리기로 작정을 한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피서법(避暑法), 아니 당당한 극서법(克暑法)이다.
사상 최악의 8월 폭염(暴炎)
* [2016-브라질 리우올림픽] — 모든 선수들의 아름다운 투혼·선전에 박수를 보내며…
2016년 올 여름은 ‘올림픽’의 계절이었다. 8월 6일부터 8월 22일까지 17일 동안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브라질 ‘리우’(리우데자네이로)에서 열리는 올림픽의 열기가 여름밤을 채우는 나날이었다. 세계인의 축제로 평화와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올림픽 정신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전 세계 각국 선수들의 메달 획득의 각축장이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수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명멸(明滅)하며 다양한 기록과 화제를 남겼다. 8월 22일, 이제 리우올림픽이 폐막을 했다. 우리 대한민국 선수들도 선전(善戰)을 했다. 종목별로 그 성과가 다르기는 하지만 그 동안 땀 흘린 만큼 모든 종목의 선수들은 아름다운 투혼(鬪魂)을 발휘했다.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도 온 국민들은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뜨거운 성원을 아끼지 않았다.
8월 22일 [2016-리우올림픽 폐막식]-대한민국 선수단이 입장하는 장면
☆… 국민의 기대가 컸던 투기 종목의 부진, 남자축구의 4강 좌절과 여자배구의 8강 좌절, 여자 핸드볼 등 아쉬운 눈물도 있었지만, 그 중에 화제가 된 것은 단연 모든 역경(逆境)을 딛고 재기한 선수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양궁의 대표선수들은 남·녀 단체 및 개인 등 네 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그 중 여자 양궁의 장혜진 선수는 만년 4등으로 대표선발에서 탈락했던 아픔을 씻고 2관왕의 쾌거를 이루었고, 사격의 진종오 선수는 올림픽 3연패라는 새로운 역사를 썼고, 태권도의 오혜리·김소희 선수의 값진 선전, 무엇보다 리듬체조의 손연재 선수의 환상적인 연기는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깜찍하게 아름다운 체조요정의 묘기는 우리에게 황홀한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대회의 막바지에 진행된 골프경기에서 한국의 박인비가 절묘한 퍼팅으로 세계의 정상에 올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금메달 9, 은메달 3, 동메달 9개를 획득하여 종합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운동 경기에서 결과도 중요하지만, 사실 스포츠는 ‘정직(正直)한 땀의 승부(勝負)’라는 데 그 참된 의미가 있다. 선전(善戰)한 모든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 [백두대간(白頭大幹)] — 한반도 지형의 중추를 이루는 장대하고 당당한 산줄기
백두대간은 우리 민족 고유의 지리인식체계이며, 우리나라 지형의 골격을 이루는 가장 장대하고 당당한 산맥이다.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까지 길게 연결된 장대한 산줄기, 한반도의 중추(中樞)를 이루는 백두대간은 그 길이가 장장 약 1,440km에 이르고, 남한에서 종주할 수 있는 거리는 남도의 지리산에서 강원도 고성의 진부령에 이르기까지 약 670km이다. 일제 강점기 일인(日人)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지질 구조’에 기반한 ‘산맥(山脈)’ 체계와는 달리, 대간과 정맥은 지표(地表)의 분수계(分水界)를 중심으로 ‘산(山)의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인간의 생활권 형성에 영향을 고려한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산지 인식의 체계이다. 이 백두대간과 13정맥의 체계는 18세기 중엽 신경준이『산경표』로 정리하였고, 19세기 중엽의 고산자 김정호가『대동여지도』로 완성하였다.
영취산과 백두대간 (붉은 색 표시)-육십령에서 백운산-중재에 이르는 구간
* [오늘의 산행지-영취산(靈鷲山)] — 금남호남정맥의 분기점이며 남도 3강의 발원지
전라북도 장수군과 경상남도 함양의 경계[道界]에 위치한 영취산(靈鷲山, 1075.6m)은 저 장대한 덕유산 산체를 이루며 남하하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이 남덕유산 서봉(西峰)에서 육십령(六十嶺)을 경과하여 함양의 진산인 백운산(白雲山)으로 남하하는 도중에 솟은 산(山)이다. 영취산은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갈라져 나가는 분기점(分岐點)이다. 영취산을 포함한 대간의 동쪽은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이요, 서쪽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계면이다. 이 산(山)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낙동강의 지류인 경호강(鏡湖江)이 발원하고 서쪽으로는 금강(錦江)이 시작되며 남쪽으로는 섬진강(蟾津江)의 한 원류를 이루는 3강의 분수령이기도 하다. 영취산 정상에는 ‘백두대간 이정표’와 커다란 ‘백두대간 영취산’ 표지석이 있다. 정상에 서면 북으로는 멀리 남덕유산(1,507m)이, 남쪽으로 거대한 산체의 백운산(1,278m)이 건너다보이고, 동쪽으로는 멀리 황석산(1,190m)이 있고, 서쪽으로는 영취산에서 갈라져 나간 금남호남정맥의 장안산(1,236m)이 자리하고 있다.
[오늘의 산행] -붉은 색 표시의 등산로
원래 영취산(靈鷲山)은 고대 인도 마갈타국(摩竭陀國)의 왕사성(王舍城)의 북동쪽에 있는 산(山)의 이름으로, 석가모니(釋迦牟尼)께서 그곳에서 법화경(法華經)과 무량수경(無量壽經)을 설법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산 이름 중에 여수(510m), 창녕(681m) 그리고 이곳 함양 등 ‘영취산(靈鷲山)’의 이름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산천(山川)을 불국토(佛國土)의 성지로 생각하는 불교문화의 소산이다. 우리나라의 산들이 워낙 그 품세가 신령스럽고 그 산경이 빼어난 형세를 이루고 있으므로, 그 정기가 석가모니의 영취산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산봉의 이름에는 ‘미륵산’이니 ‘비로봉’이니 ‘문수봉’이니 ‘보현봉’이니 하는 것을 보면 그 신령한 산들의 모습에서 미륵불, 비로자나불 등의 부처님을 연상하고, 문수보살, 보현보살 등의 대자대비한 불심(佛心)을 우러러 본 것이다.
* [정겨운 산우들] — 한결같은 마음으로 동행하는 길, 그리고 반가운 얼굴들
☆… 오전 7시 35분, 우리의 <금강버스>는 서울의 ‘군자역’을 출발했다. 오늘도 아침부터 여전히 뜨거운 날이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다. 이 무자비하게 더운 날씨에도, 오늘 영취산 산행에 많은 분들이 참석했다. 남정균 회장, 김준섭·한영옥·장태임 부회장을 비롯하여, 호산아·장병국 고문, 김의락 자문위원, 민창우 기획위원, 김화영 산행위원, 김동만 산행대장이 포진하였고, 꼬마공주 김영이 부회장이 오랜만에 참석하여 매우 반가웠다. 하회탈의 지기인 정석희·신혜원·황옥자·김숙이 님 등이 나오셨고, 무칠이 안수경 님이 남녀지기 다섯 분을 모시고 나와서 반가웠다. 그리고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참석하는 전진국·안상규 님은 여전하신데, 오늘 강재훈 님이 안 오셨네. 늘 부부 동행하는 이종렬 님, 김재철 님 내외분들, 허향순·유형상 부대장, 꽃구름의 지기 이달호 님, 말없이 산길을 앞서가는 김기봉 님, 박은배 총무의 지기인 장영서·나천옥·이명자 그리고 이정순 님 부부, 지평의 지기인 이영근 님, 임백기 님 그리고 ‘사모’, ‘수리’, ‘윤체’ 등 필자가 성함을 확인하지 못한 분들도 동행하여 만석의 성황을 이루었다. 박은배 총무는 이번에도 갑자기 일이 생겨 나오지 못했지만, 보고 싶은 산우들을 위해 ‘따뜻한 백설기’를 보내와, 모든 대원들이 그 정성을 받고 여간 고마워하지 않았다.
* [산으로 가는 길] — 고속도로 ‘중부선’-‘대전-통영선’을 타고 남으로 질주하다
☆… 우리의 ‘금강버스’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일로 질주하여 대전-통영고속도로에 진입했다. 도로의 교통 사정은 원활하여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다. 고속도로 금산 ‘인삼랜드휴게소’에서 차를 세우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늘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맑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태양의 불화살이 가차 없이 온 세상을 달구고 있었다. 버스는 장수I.C에서 19번 국도로 내려, 계남면에서 743번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산행들머리인 '무룡고개'에 도착했다. 무룡고개는 그 왼쪽의 영취산에서 뻗어 나와 서쪽의 장안산(長安山)으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의 마루금에 위치하고 있는 고갯마루이다.
[산으로 가는 길] -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버스의 차창에 비친 염쳔(炎天)
* [산행의 들머리 ‘무룡고개’] — 염천의 산행, 세 개의 팀으로 나누어 진행하다
☆… 오전 10시 30분, 산행들머리 <무룡고개>에 도착했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은데, 작열(灼熱)하는 태양이 순도 100%의 따가운 불화살을 내리쏘고 있었다. 오늘의 산행에는 대원들을 세 개의 군(群)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하였다. 제1군은 ‘산행팀’으로 백두대간 영취산 구간을 종주하고 나서 부전계곡으로 하산하고 제2팀은 영취산 정상에서 바로 부전계곡으로 바로 내려가 물을 즐기고, 제3팀은 여기서 다시 차를 타고 하산지점 주차장으로 가서 부전계곡을 거슬러 올라와 계곡 물을 즐기는 것으로 했다. 갈래는 다르지만 결국 ‘부전계곡’에서 만나는 여정이다. 일단 모든 대원들이 무룡고개 주차장에서 내려 단체사진을 찍고 제3팀 11명은 김준섭 부회장과 김의락 지도위원 주도로 하산지점 주차장인 서상면 옥산리 부전마을로 떠났다.
* [산행의 시작] — 가파른 나무테크 계단을 치고 올라 영취산 정상에 오르다
☆… 오전 11시 10분, 제1·2팀은 영취산 산행이 돌입했다. 오늘 제1팀(산행팀)은 김동만 대장이 선두에 서고 후미는 베토벤 유형상 부대장이 맡기로 했다. 무룡고개가 이미 해발 800고지가 넘는 곳이므로 영취산 정상까지는 고도 거리가 높지 않았다. 산길은 초입부터 가파른 나무테크 계단이었다. 아무리 세상이 뜨거워도 일단 산길에 들어서면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다. 서늘한 숲 그늘 속에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가는 계단 길은 팍팍했다. 워낙 고온의 날인지라 얼마가지 않아 뜨거운 땀방울이 사정없이 쏟아졌다. 영취산의 정상에 오르는 데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영취산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줄기에 솟은 ‘1076고지’의 산봉이다. 여기서 남으로 가면 함양의 진산인 ‘백운산’을 거쳐 ‘중재’를 지나 남원의 ‘봉화산’으로 이어져 운봉의 지리산 ‘고리봉’으로 가고, 북쪽으로는 이곳 영취산에서 ‘육십령’을 지나 남덕유산 ‘서봉’에서 ‘삿갓봉’-‘무룡산’의 거대한 산줄기를 타고 ‘덕유산 중봉’으로 내닫는다.
[영취산을 중심으로 한 백두대간의 산봉]- 하행로(남원 봉화산)와 상행로(육십령-덕유산)
* [영취산 정상] — 땡볕이 쏟아지는 정상석 부근, 이른 점심을 들다
☆… 영취산 정상석 주위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올라서 붐비는 곳으로 정상석의 주변의 땅은 맨 하늘에 노출된 나지(裸地)가 되어 먼지가 풀석이고 있었다. 산정의 태양은 뜨거웠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산의 정상석이니 누구나 인증샷을 누르지 않을 수가 없다. 우리 대원들도 개인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그 10여 미터 아래의 산록의 숲에서 이른 점심식사를 했다. 아직 12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산행팀’과 ‘계곡팀’이 여기서 함께 식사를 하고 코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 [대간 길을 따라가는 산행] — 12명의 대원이 한 팀을 이루다
☆… 12시 30분,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山行)’ 팀은 김동만 대장을 비롯하여 호산아·장병국 고문, 남정균 회장, 전진국 님, 김재철 님 부부, 김기봉, 장영서, 이명자, 나천옥 님 그리고 후미의 베토벤 유형상 부대장 등 모두 12명이다. 남쪽의 백운산 방향으로 내려가는 ‘계곡(溪谷)’ 팀은 민창우·김화영 대장의 안내로 김영이·한영옥 부회장을 비롯하여 안상규 님, 임백기 대원, 이정순 내외분, 안수경 대원과 그 지기들 등이었다. 계곡팀은 선바위고개에서 부전계곡으로 내려가 쌍폭을 경유하여 삼거리 합수부 지점에서 물을 즐기며 산행팀과 만나기로 했다.
* [영취산 정상에서 논개생가 갈림길까지] — 산죽과 활엽수가 울창한 숲길
☆… ‘산행팀’은 영취산 정상에서 백두대간의 ‘한 구간’ 길을 걷는다. 대간의 능선 길은 영취산에서 ‘논개사당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민령 갈림길’까지이다. 이 ‘민령 갈림길’에서 대간 길을 벗어나 ‘덕운봉’을 경유하여 ‘849고지’에 이르고, 그 849고지에서 동쪽으로 뻗어간 산줄기 끝에 위치한 ‘극락바위’을 왕복한 후 다시 849고지로 돌아와, 남쪽으로 뻗은 지맥의 능선 길을 따라 ‘부전계곡’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
☆…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영취산 정상에서 바로 내리막길이다. 영취산은 토산(土山)이어서 수림 속의 산길은 비교적 쾌적했다. 완만하게 내려가고 또 완만하게 올라가는 능선 길, 이 대간 길은 많은 사람들이 산행하는 길목이므로 등산로는 아주 분명하다. 길 주위에는 활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거나 사람 키 높이의 산죽이 빽빽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오늘도 폭염이 계속되는 날이라 온몸이 땀을 많이 흘리기는 하지만 해발 1,000고지의 산 위에는 대부분 숲 그늘이 드리워져 산행을 하는 데는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 아무리 유별나게 뜨거운 여름날이라도 일단 산(山)에 들면 그렇게 숨 막히는 더위는 느껴지지 않는다. 싱그러운 나무들이 숲을 이루는 청산(靑山)이 주는 청량감이 있고, 간간이 골짜기를 타고 올라오는 서늘한 바람결이 있기 때문이다. 논개생가로 내려가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다. 영취산 정상에서 1.4km 지난 지점이다. 전북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에 있는 ‘논개생가’는 여기서 4.6km를 내려가야 한다.
* [백두대간 민령 갈림길까지] — 숲 그늘 속의 쾌적한 산행, 자연의 생명력
☆… ‘대간 길’을 따라 산행을 계속해 나갔다. 평탄한 산길은 산죽의 군락으로 길은 좁아지고 다시 오르막을 치고 오르는 산길은 활엽수들이 울창한 숲을 이룬다. 특히 이 산에는 굴피참나무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오랜 가뭄과 뜨거운 햇살에 쏟아지는 나날 속에서도 청산(靑山)의 나무들은 그 특유의 싱그러운 기운을 잃지 않고 있었다. 산(山)은 원초적인 생명력(生命力)이 충만한 곳이다. 비가 오지 않았기 때문인가. 오늘의 산길 주위에는 버섯이나 야생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 산길은 다시 깊이 아래로 내려가다가 다시 완만하게 올라가는 길이다. 북상하는 백두대간으로 가는 길과 덕운봉 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 ‘민령 갈림길’이다. 여기까지 영취산의 백두대간 구간(區間) 길이다. 이제 우리는 <제산봉> 가는 길로 산행을 계속해 나갔다. 산의 깊은 안부는 완전히 무풍지대다. 바람 한 점 없는 산속에서 몸은 금방 달아오르지만, 여름철 산행은 땀을 흘리기로 작정하면 마음이 아주 편안해진다. 그저 몸속의 탁하고 더운 것을 배출하는 쾌감이 있기 때문이다. 비우고 버리면 오히려 마음이 넉넉하고 행복이 충만해진다는 것. 이것이 땀의 미학(美學)이요, 삶의 묘미(妙味)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유난히 경사진 산길은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리에 가해지는 몸무게의 부하를 어느 정도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시 고개를 들어보면 나뭇잎 사이로 파란 하늘이 보이고 따갑고 날카로운 햇살이 얼굴을 찌른다. 올라가는 산록의 한 지점에 이르니, 순간 시원한 바람결이 몸을 감싼다. 저 아래 골짜기에 올라오는 골바람이다. 이 맛이다!
* [덕운봉 정상의 이정표] — 그리고 맑은 시공, 사방의 첩첩청산을 조망하다
☆… 드디어 주변의 만산(萬山)들이 한 눈에 들어오는 높은 산봉에 올랐다. 오늘 산행의 두 번째 포인트 <덕운봉>이다. 이정표가 있다. 영취산에서 2km 지점, 여기서 민령까지는 5.3km를 가리키고 있었다. 주변의 나뭇가지에 갖가지 색깔의 리본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자신들의 산행을 기념하는 흔적을 남기거나 뒤따라오는 대원들의 길잡이를 위해서 표지를 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정표의 표지와는 달리 실제로 백두대간의 종주하는 산꾼들은 이곳에 오르기 전의 ‘민령 갈림길’에서 대간 산행의 방향을 잡는다. 덕운봉(983m)은 영취산 다음으로 높은 산봉이므로 사방을 조망하기에 아주 좋다. 남쪽으로는 영취산에서 뻗어 내려간 백운산과 그 뒤의 함양의 천왕봉 산줄기 보이고 동쪽으로는 함양군 서상의 황석산과 거망산의 산줄기도 눈에 들어온다,
덕운봉 정상
[덕운봉 조망]-남쪽의 백운산
[덕운봉 조망]-동쪽의 황석산
[덕운봉 조망]-동북쪽의 원경-멀리 뒤쪽의 덕유산 능선
[덕운봉 조망]-895고지로 가는 능선
* [덕운봉에서 849고지까지] — 불가역의 시간 속에서 흘리는, 뜨거운 땀
☆… 이제 백두대간 길을 벗어난 ‘덕운봉’에서 ‘제산봉’ 방향으로 내려가는 산길을 매우 가팔랐다. 거의 몸의 균형을 잡기 어려운 내리막길은 아주 험난하기 짝이 없었다. 한참 동안 급전직하의 가파른 산길을 내려간다. 그리고 이어지는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이다. 울창한 수림과 산죽의 군락지 사이로 난 길을 걷는다. 이런 날 바람이라도 살짝 불어주면 더없이 좋을 텐데, 여름의 산속은 무풍(無風)의 적막함이 감돌 뿐이다. 열을 지어 이어가는 대원들의 발걸음 소리, 거친 숨소리… 불가역의 시간(時間) 속에서 지금 진한 땀을 흘리며 힘차게 나아가는 삶의 모습이다. 길은 다시 완만하게 올라가는 산길이다. 울창한 활엽수 속에서 장대한 소나무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경사면이다.
* [백두대간을 병풍 삼은 ‘극락(極樂)바위’] — 함양의 서상면 들판이 극락전 마당이다
☆… 오늘의 세 번째 산행 포인트인 ‘895봉’에 이르렀다. 분기점이다. 여기에서 계속 능선을 타고 가면 제산봉으로 간다. 그러나 우리는 이 지점에서 계곡으로 하산할 계획이므로, 이 능선의 한 지맥에 위치한 ‘극락바위’를 다녀와야 했다. 극락(極樂)은 어디에 있는가? 바위에 오르면 극락세계란다. 산행을 계속해 나갔다.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걷는다. 그리고 완만한 숲길, 얼마 가지 않아 장중한 바위 봉우리가 앞을 가로 막았다.
☆… ‘극락바위’는 두 개의 암봉으로 되어 있다. 토산(土山)의 산줄기의 끝에 위치한 이 바위 봉우리는 그 자체의 높이는 그리 높지 않지만 주변의 시야가 탁 트인 곳이어서 매우 우뚝한 느낌이 든다.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제산봉’으로 이어지는 산체(山體), 서쪽의 거대한 산줄기는 백두대간, 돌아보니 극락바위의 병풍(屛風)처럼 두러쳐져 있다. 가파른 극락바위 2봉을 타고 오르니 시야가 확 열린다. 동쪽으로 함양군 서상면 일대의 산야(山野)와 촌락(村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것이다. 이곳이 극락바위라면 저 초록빛 들판은 극락전 앞마당이다. 뜨겁지만, 한여름의 고요함이 흐르는 분위기가 매우 평화스럽다. 파란 하늘 아래 초록의 광활한 들판이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준다. 2봉에 오른 대원들이 한 사람 한 사람 포즈를 잡는다. 높은 바위에 올라앉은 성취감이 극락(極樂)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 2봉에서 금방 1봉에 올라간 김기봉, 전진국, 유형상, 김재철 대원이 하늘로 두 팔을 펼치는 포즈를 취한다. 2봉의 카메라가 그 모습을 원경으로 잡았다. 그 중에서 하얀 구름을 두 팔에 안은 김기봉 대원의 포즈가 아주 일품이었다.
백두대간을 등에 지고 미소를 짓다
위풍당당!!
극락바위에서 바라본 <제산봉> 산줄기
극락바위에서 조망한 서상면 일대의 산야(山野)
극락바위 위에서 하얀 구름을 들고 있는 사나이 -- 그 뒤에 보이는 산이 함양 백운산이다
* [895고지에서의 하산 길] — 급하게 쏟아지는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다
☆… 극락바위에서 ‘뜨거운 극락(極樂)’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895고지’로 돌아왔다. 이제 여기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따라 하산(下山)을 하는 것이다. 완급의 차이는 있지만 내리막길은 여지없이 계속되었다. 인정사정없이 아래로 쏟아지는 길이었다. 해발 900고지에서 계곡으로 바로 내려가는 능선 길은 우회로가 없이, 바로 아래로 쏟아지는 경사면이었다. 특히 계곡 가까운 막바지 길은 경사가 아주 가팔라서 몸의 균형을 잡기도 어려운 지경이었다. 하체와 무릎에 뜨거운 몸의 무게가 실린다. 그것은 몸만의 무게가 아닌 산의 무게로 작용한다. 스틱을 쓰기도 하고 때로는 나무를 붙들고 내려오기도 했다. 다행히 활엽수의 무성한 나뭇잎이 햇살을 가려주기도 했지만 등산복은 온통 땀으로 범벅이 되어버렸다. 계곡에만 내려가면 시원한 물이 있을 거라는 ‘절절한 기대’를 마음에 품고 어기차게 산을 내려왔다. 뜨거운 날, 가파른 경사면을 내려오는 산길은 오늘 산행 중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었다. 얼마만인가. 물소리를 들으니 살맛이 났다.
[895고지] 하산 직전의 대원들의 모습
* [영취산 계곡의 물맛] — 무거운 산행의 피로를 깨끗이 씻어주는…
☆…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계곡에 다다랐다.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수량은 많지 않았다. 이 깊은 산의 계곡에도 그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곳곳에 맑고 깨끗한 물이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급한 김에 옷을 입은 채로 그곳에 스며 들어갔다. 영취산 정상에서 바로 계곡으로 내려온 ‘계곡팀’은 우리가 있는 계곡의 위쪽에 있는 듯했다. 산행을 같이한 여성대원들은 고즈넉한 장소를 찾아 계곡의 위쪽으로 올라갔다. 계곡의 물은 차갑고 맑았다. 물속에 발을 담그니 1급수에만 산다는 물고기들이 유유히 물속에 노닐고 있다가 다리와 발바닥을 콕콕 찌르기도 했다. 그렇게 물에서 뜨거운 몸을 식히고 근 한 시간 동안 영취산 계곡의 물맛을 보았다. 물이 있어 살맛이 났다. 무엇보다 산행의 피로를 깨끗이 씻을 수 있어 행복했다. 여름 산행 중의 시원한 계곡물은, 뜨거운 몸을 신선한 마음으로 되살아나게 한다. 바위 뒤에서 새 옷을 갈아입고 나니, 옛 시인이 노래하듯이 우화이등선(羽化而登仙), 날아갈 듯한 기분이었다. 바로 이 맛이다!
맑은 계곡물에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뽀송!!
* [무사 하산과 원활한 상경 길] — 정성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저녁식사
☆… 오후 4시 20분, 부전마을 주차장으로 모든 대원들이 모두 무사히 하산을 완료했다.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길에 따가운 오후의 햇살이 사정없이 쏟아졌다. 내려오는 도중, 물이 많은 계곡의 곳곳에 많은 피서객들이 천막을 쳐놓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함양 부전계곡은 백두대간 영취산의 고사리재 아래에서 발원하는 계곡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함양의 용추 및 화림동계곡과 달리, 외부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계곡이다. 함양군도 이 계곡만은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존하기 위해 외부에 알리지 않고 있다고 했는데, 오늘 보니 아는 사람은 다 알아서 찾아온 듯했다. 사람이 많이 오면 계곡은 그 청정함을 잃는다. 부전계곡에는 조선 후기의 학자 부계 전병순이 은거하고 강학하던 곳으로 그의 흔적은 계곡 입구의 <부계정사>로 남아 있다.
부전계곡을 내려와 부계주차장 근처의 길옆에 눈길을 끄는 이 꽃이 있어 이름도 모른 채 카메라에 담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약초나 야생화에 해박한 우리 민창우 대장이 설명을 보내왔다. - "이것은 미국자리공입니다. 귀화식물로 뿌리는 독성이 있어 올봄에도 이 뿌리를 먹고 사고가 난 뉴스가 많이 나왔습니다." --- 외양이 지나치게 화려한 것, 조심하세요!!
☆… 귀경 길, 오후 4시 30분 함양군 서상I.C에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 올라, 경부선을 경유하여 상경했다. 고속도로의 교통상황은 아주 원활했다. 우리는 경부선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였으므로 상경 길은 거침이 없었다. 저녁 8시가 되기 전에 서울에 도착했다. 오늘은 김준섭 부회장이 저녁식사를 제공했다. 보름전 대사(大事)를 치르면서, 회원들이 보내준 정성에 보답하는 마음이었다. 모두 감사하는 마음으로 건배를 했다. 우리가 늘 애용하는 ‘구수한 칼국수’는 원로(遠路)의 산을 다녀온 대원들의 피로를 후련하게 풀어 주었다. "날씨가 더울수록 음식은 뜨겁게 먹는 게 좋다." 어릴 적 어머니가 손수 빚은 칼국수를 끓여서 내놓으시며 하신 말씀이다. 살아보니 그 말씀이 지당했다. 오늘 뜨거운 날, 뜨겁게 산을 타고 와서,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열치열의 행복감이다. 함께 한 모든 대원들에게 뜨겁게 감사를 드린다. …♣
* [에필로그] — 함양 영취산, 이열치열의 뜨거운 산행
처서를 이틀 앞둔 8월 21일
우리가 저 남도의 영취산을 산행하는 날,
서울의 수은주가
올 들어 가장 높은 36.6℃까지 치솟았습니다.
끈질기게 뒷심을 발휘하는 폭염의 절정입니다.
우리들이 찾아간 8월의 산은
전라북도 장수와 경상남도 함양의 경계를 이루는
백두대간 영취산 ——
참으로 혹독한 여름
말갛게 푸른 하늘에서 태양의 불화살이
사정없이 지상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날, 진한 땀을 많이 흘렸지요
우리의 몸은 정직(正直)합니다.
땀은
흘린 만큼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그러나
장대하게 뻗어가는 백두대간의 만첩청산은
묵연히 싱그럽고 신선했습니다.
함양의 부전계곡
이 지방 사람들이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아낀다는
차갑고 맑은 계곡의 물이
우리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도시의 거리, 그 지루한 더위 속에서 지친
우리의 심신을 청량하게 씻어 주었습니다.
참으로 은혜로운 산천입니다.
오늘, 참 — 유쾌했습니다.
이제
처서(處暑)를 지나고 있습니다.
친애하는 산우님들!
막바지 더위 잘 이기시고
건강한 가을, 맞이하시기를 빕니다.
호 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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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염천에 산에 간다고 다들 미쳤다고 하는데 가보지않은 사람은
그 느낌을 알지 못하기때문입니다
우리 산우님들 특히 덕운봉 코스조는 진정한 미친 사람들입니다
짱입니다 극락바위에서 화보 남긴 분들 다음에 화보값 받겠습니다
다들 고생 했습니다 장문의 기록을 해주신 고문님 늘 고맙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불광불급(不狂不及) --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호산아 오상수 제가 좋아하는 글귀입니다
제 학생들에게도 이 글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