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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악회-제172차 산행] ♣ 충북 영동 <민주지산>
▶ 2017년 1월 15일 (일요일)
* [오늘의 산행 코스]
서울→ 경부고속도로→ 황간I.C→ 49번 지방도로→ [산행들머리] <도마령> : 충북 영동군 상촌면 둔전리(전북 무주군 설천 방향으로 가는 고개)→ 상용정(上龍亭)→ 갈림길→ 쉼터→ 각호산(1,202m)→ 갈림길(황룡사)→ 1,185고지→ 십자로 갈림길→ 무인 대피소(점심식사)→ 민주지산(1,241m)→ 쪽새골 갈림길(하산)→ 쪽새골 <순백(純白)의 적설로>→ 낙엽송 군락지(삼도봉-민주지산 갈림길)→ <물한계곡>→ 황룡사→ 주차장(영동군 상촌면 물한리)→ 황간I.C→ 경부고속도로→ 귀경→ 구의동
* [프롤로그] — 2017년 새해, 우리 경제(經濟)가 큰 위기(危機)를 맞고 있다
☆… 2017년 새해를 맞았다. 그런데 나라를 생각하면 참으로 우울하기 짝이 없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마비된 상태에서 우리 경제(經濟)가 큰 위기(危機)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의하면, 한국은행이 내년까지 4년 연속 2%대 성장이라는 초유의 저성장(低成長)을 예고했다. 저성장이 굳어지면 일본이 그랬듯이 ‘잃어버린 20년의 수렁’에 빠진다고 한다. 1,300조원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부실기업 정리에 따른 대규모 실업사태 등 닥칠 악재가 잠복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탄핵정국으로 인해 국민들은 분열되어 서로 싸우고, 무주공산(無主空山)이나 다름없는 나라는,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국가경제를 살리는 데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 청년 실업률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을 유치하기는커녕 밖으로 내쫓는다. 기업만이 일자리를 만든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대권 주자들 어느 누구도 기업을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 후보들 경제 공약은 온통 ‘경제민주화’란 이름의 대기업 규제 강화 정책뿐이다. 어떤 후보는 4대 재벌 개혁을 내세웠고, 다른 후보는 재벌 해체를 요구했다. 대기업의 문제는 고쳐야 하고 이미 고치는 과정이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대중 정서에 편승하려 기업 때리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일자리는 새로운 가치 창출과 동반될 때만 지속 가능하고, 그런 일자리는 기업만이 만들 수 있다. 20년째 국내에선 단 한 개의 생산라인도 늘리지 않은 현대·기아차가 연초 미국에 3조원 투자를 약속한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우리나라 대기업이 우리나라에 일자리 만드는 투자를 하지 않고 다른 나라에 공장을 세운다고 비난할 수 있는가? 해마다 '고임금'의 파업을 일삼는 강성노조와 거대 야당의 반기업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어떻게 마음놓고 투자를 할 수 있는가?
☆… 그래서 정치(政治) 상황이 더욱 절망적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전투구로 갈라지고 그 나머지 잔당은 또 내분에 휩싸여 나라의 경제를 돌볼 능력을 상실했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당이다. 제1당인 민주당은 경제가 나락(奈落)으로 떨어지는데, 오직, 모두 대권을 향한 야욕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그들은 나라가 어려울수록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생각인지 위기의 경제에는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소위 ‘빅 배스’ 전략이다. 경영학에서 빅 배스(Big Bath)란 목욕으로 때를 씻어낸다는 뜻으로, 경영진 교체기에 모든 부실을 털어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전임자에게 떠넘기고 이후 열매는 자신이 챙기는 전략이다. 그렇게 해서 정권을 잡으면 바닥부터 죽어가는 경제를 살릴 수 있을까? 위기(危機)는 동시다발적 재앙으로 다가오는데, 도대체 어떻게 할 작정인지 모르겠다. 정치인(政治人)은 국민으로부터 국가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위임(委任)받은 사람들이다.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이들은 심각하게 직무를 유기(遺棄)하고 있고, 갖은 정치적인 술수로 국민을 기만(欺滿)하고 있다.
그리고 또 소위 대권(大權) 주자라는 사람들은, 각인각색 제멋대로 ‘물이 새는 빈 배를 끌고서 산으로 올라가고 있다.’ 나라의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빠져 들고 있는데, 대선판에 뛰어든 어떤 사람(이재명)은 ‘청년·노인 등에게 재산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연 100만원’을 주겠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박원순)은 ‘직업이 없는 모든 사람에게 월 3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대선공약을 내걸었다. 국민복지(國民福祉) 정책은 아주 중요한 정치력의 하나이다. 그러나 나라 사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표(票)를 의식하여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재정적으로 균형 있는 복지(福祉)가 아닌 포퓰리즘은 망국(亡國)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남미(南美)와 일부 유럽 국가의 재정파탄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 이제 국정을 마비시킨 탄핵정국은 법(法)의 심판에 맡기고, 냉철하게 현실을 바라보자. 당장 ‘물이 새고 있는 배’부터 수리해야 한다. 여·야 정치인은 물론 관계기관의 모든 관료들이 하나가 되어 ‘경제 살리기’와 ‘민생 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
☆…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순신(李舜臣) 장군이다. “지금 신에게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今臣戰船 尙有十二)”고 한 그 냉철한 현실인식과 담대한 포용력(包容力)이다. 이순신 장군은, 무능한 조정의 정치적 핍박 속에서도 ‘남은 열두 척의 배’를 수리하고 전열을 정비하여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生卽死 死卽生)’는 그 불굴(不屈)의 정신이 있지 않은가. 누가 보아도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危機)다. 힘과 지혜(智慧)를 모아야 한다. 그래서 ‘한마음’이다. 외환위기 때 우리는 ‘금 모으기’를 하여 난국을 극복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국민이다. 분열(分裂)과 탐욕(貪慾)은 멸망의 지름길이다.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지극한 마음으로 화합하면 세상이 온전해지고 모든 생명들이 제대로 살아갈 수 있다.(致中和 天地位焉 萬物育焉)’고 했다. … 문제는, 결국 '사람의 마음'이다.
* [백두대간이 지나는 삼도봉(三道峰)] — 충북과 경북과 전북의 삼도가 만나는 지점
☆… 저 속리산에서 남하하던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추풍령(秋風嶺)을 경유하여 남서쪽의 황학산(1,111m)을 거쳐 내려오다가, 추풍령에서 약 20km 내려온 지점에 위치한 삼도봉(三道峰, 1,177m)에 이른다. 백두대간은 이곳 삼도봉에서 다시 남으로 뻗어 내려가 30번 국도의 덕산재(경북 김천시와 전북 무주군의 경계)를 지나 서진하다가, 37번 국도가 지나는 신풍령(경남 거창군과 전북 무주군의 경계)을 경유하여 덕유산 백암봉(1,503m)으로 이어진다.
☆… 삼도봉에는 충북, 경북, 전북 등 3도인이 모여 세운 ‘삼도봉 대화합탑’이 있다. 이곳은 조선 태종 14년(1414)에 조선을 8도로 분할하면서 삼남(三南)의 분기점이 됐다. 삼국시대(三國時代)엔 신라 백제가 격전을 치르며 세력의 균형을 유지했다. 이후 역사가 흐르면서 삼도(三道)의 지리적·행정적 경계인 동시에 방언의 갈래 길로 굳어졌다. 그래서 삼도봉에서는 삼남지방 방언(方言)의 갈래가 나누어지는 지점으로, 정상에 서면 삼도의 말씨를 모두 만난다.
삼도봉은 낙동강(洛東江)과 금강(錦江)의 분수령(分水嶺)이다. 그 남쪽의 산곡은 경상북도 김천시 부항면으로 직지사 계곡에서 발원한 물은 낙동강(洛東江)의 원류가 되고, 동북쪽으로는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 물한계곡의 물이 금강의 원류가 되고, 서쪽으로는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 산곡의 물이 남대천이 되어 무주구천동 물과 합류하여 금강의 원류가 된다.
* [민주지산(岷周之山)] — 백두대간 삼도봉에 북으로 뻗어가는 산줄기 중 최고봉
☆… 민주지산(1,241.7m)은 전라북도의 동북단 무주군 설천면과 충북 영동군 용화면과 상촌면이 만나는 정점(頂點)에 위치하며, 그 산줄기의 남쪽에 백두대간이 지나는 삼도봉을 거느린 명산(名山)이다. 다시 말하면 백두대간 삼도봉(1,177m)에서 북으로 뻗어가는 산줄기에 석기봉(1,200m)을 지나, 민주지산(1,242m)이 솟아있고 거기에서 3.5km 북쪽에 각호산(1,178m)이 있다. 모두 해발 1,200고지 안팎의 거봉들이다. 민주지산(岷周之山)은 이 지맥에서 가장 높은 주산(主山)이다.
☆… 민주지산의 남쪽 사면은 무주군 설천면으로 무주 남대천(茂朱南大川) 유역에 속한다. 동쪽과 북동쪽 사면은 충청북도 영동군 상촌면으로 초강천(草江川) 유역에, 서쪽과 북서쪽 사면은 충청북도 영동군 용화면으로 무주 남대천의 지류인 용화천(龍化川) 유역에 속한다. 이와 같이 민주지산 전체는 금강의 분수령이다.
민주지산의 이름은 원래 백운산이었다. 멀리서 보면 산이 밋밋하여 보여 이 지방 사람들은 ‘민두름산’이라고 불렀는데, 일제시대 우리나라 고유의 지명을 한자(漢字)로 옮기는 과정에서 ‘민주지산(岷周之山)’으로 불려 졌다는 설이 있다. 2005년 산림청에서 원래의 이름인 ‘백운산’으로 개명하여 발표하기도 했으나 지금 통용되지 않는다.
* [오늘의 산행] — 영동군 ‘도마령’ - ‘각호산’ - ‘민주지산’ - ‘물한계곡’
☆… 오늘의 산행은, 당초 영동군 상촌면과 용화면의 경계인 ‘도마령(都馬嶺)’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각호산(角虎山)’을 경유하여 ‘민주지산(岷周之山)’의 정상(頂上)을 오르고 난 후, 그 남쪽의 ‘석기봉’을 지나 ‘삼도봉(三道峰)’에 이르고 거기에서 ‘삼마골재’에서 ‘물한계곡’으로 하산하는 계획이었다. 산행의 들머리 <도마령>에서 민주지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영동군의 동쪽의 상촌면과 서쪽의 용화면을 가름하는 면계(面界)능선이며, 민주지산에서 삼도봉까지는 동쪽의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서쪽의 전북 무주군 설천면을 가름하는 도계(道界)능선을 이루며 남하한다. 삼도봉에서 삼마골재까지는 백두대간의 구간으로 충북 영동군 상촌면과 경북 김천시 부항면의 경계를 이루는 도계(道界)능선이다. 그러나 오늘 실제의 산행은 등산로에 전국에서 모여든 등산객이 많아 산행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으므로 민주지산 정상(頂上)에서 바로 ‘쪽새골’로 하산하여 ‘물한계곡’으로 내려가는 길로 산행을 했다.
* [산(山)으로 가는 길] — 영하의 강추위 속에서 동행(同行)하는 산우들
☆… 오전 7시 57분, 예정보다 늦게 서울 지하철 5·7호선 군자역을 출발했다. 오늘은 근래 가장 추운 날씨이다. 어제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9도였는데, 오늘은 영하 11도의 혹한의 날씨다. 영하의 냉랭한 바람이 볼을 찌르는 아주 매서운 날씨지만 우리 대원들은 <민주지산>으로 가는 남행 버스[금강고속 ; 권영길]에 몸을 실었다. 지누 남정균 회장, 하회탈 김준섭 부회장, 호산아·장병국 고문, 김의락 자문위원을 비롯하여 실무 민창우 기획, 박은배 총무, 유형상 부대장이 포진하고, 남위숙 전 부회장님, 늘 젊음을 구가하는 안상규· 전진국 님, 점잖은 민백기 님, 발랄한 조인규 님과 그 지기 고종길 님, 농암인 권순식·신수철 님, 그리고 ‘바람처럼’ 김정출 님, ‘한결같은 마음’의 김재철 님 내외분, 꽃구름 이철호 사장 내외분, 그리고 늘 명랑쾌활한 문승배 님과 이명자·나천옥 님 등이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그리고 성함이 확인하지 못한 몇 분의 대원도 참석했다.
* [산행의 들머리 ; 도마령] — 예상치 못했던 적설(積雪)의 산록에 들다
☆… 오전 11시, 우리의 버스는 경부고속도로 황간I.C에서 내려 49번 국도를 타고 산행들머리인 <도마령(都馬嶺, 해발 800m)>에 도착했다. 일설에는 ‘칼을 찬 장수가 넘었다’ 하여 ‘도마령(刀馬嶺)’이라고 한다. 도마령은 남쪽의 각호산과 북쪽의 천만산 사이의 안부(鞍部)로, 영동군 상촌면에서 용화면으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이 길로 계속 가면 전라북도 무주군 설천면의 ‘무주구천동’이나 ‘무주리조트’로 갈 수 있다. 고갯마루의 주차장에는 많은 버스들이 도착해 있었다. 전국에서 몰려든 등산객들이다. 오늘 산길이 좀 복잡할 것 같았다. 아, 그런데 고갯마루의 산록에는, 도마령에 이르기까지 전혀 볼 수 없었던 하얀 눈이 많이 쌓여 있었다. 응달의 산을 올려다보니 산으로 오르는 길은 적설(積雪)의 눈길이었다. 모든 대원들이 스패츠를 차고 아이젠을 장착했다. 대원들 모두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산행에 돌입했다. 눈 쌓인 계단 길을 올라보니, 산 능선의 초입에 덩그런 팔각정이 있다, 편액이 ‘上龍亭’(상용정)이다. 어느 때 용(龍)이 하늘로 날아올라갔는가. 그 자리에 날아갈 듯한 정자를 지어 놓았다. 실은 영동군의 상촌면(上村面)과 용화면(龍化面)의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지역 친화의 이름이다. 상용정(上龍亭)은 주변의 산세를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 [눈 쌓인 가파른 산길] — 매서운 추위를 이기는 뜨거운 숨결
☆… 영하(零下)의 날씨는 매서웠다. 산등성이를 넘어가는 찬바람이 또한 매우 세차다. 대원들은 모두 든든한 방한복을 착용했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원색으로 빛나고, 맑은 하늘에서는 순도 높은 햇살이 아낌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눈 쌓인 길은 처음 완만한 경사를 이루는 듯하다가, 이내 가파른 경사를 이루며 산(山)을 치고 오른다. 가파른 산길이 계속되었다. 산길 주변은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하얀 눈밭에 뿌리를 내리고 조용히 침묵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길이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그렇게 눈 덮인 능선 길을 치고 올랐다. 뜨거운 숨결을 토해내며 산(山)을 오른다. 이내 몸이 더워지고 땀이 솟는다.
* [해발 1,000고지의 전망바위] — 장대한 민주지산의 첩첩 산군이 가슴을 채우다
☆… 문득 서쪽으로 시야(視野)가 확 트인 ‘벼랑 바위’ 위에 올라섰다. 해발 1,000고지의 전망대 역할을 하는 장소였다. 광활하고 장대한 겨울 산의 산줄기가 그 근골(筋骨)을 드러내고 있었다. 바로 남서쪽으로 우리가 산행할 민주지산의 산줄기가 장엄하게 이어져 나간다. 산은 눈으로 덮여있고 겨울나무들이 성긴 모발처럼 그 위를 덮고 있다. 오늘은 매우 맑은 날이라 시계(視界)가 아주 선명했다. 산줄기에는 저만큼 1,185고지, 그 다음이 뾰족한 삼각형으로 솟은 ‘민주지산’, 그리고 ‘석기봉’과 그 아래 멀리 백두대간의 ‘삼도봉’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그 뒤의 엷은 산너울로 보이는 것이 가야산(伽倻山)이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멀리 무주의 ‘덕유산’의 거대한 산체가 이어져 가는데 무주리조트 하얀 스키슬로프까지 보이는 것이다. 덕유산 설천봉의 슬로프 남쪽의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눈에 들어왔다.
* [해발 1,176m의 각호산] — 정상의 아래의 절벽 길, 많은 시간이 지체되었다
☆… 전망바위에서 조금 올라가니 바로 각호산(角虎山, 1,176m) 정상이 눈에 들어왔다. 도마령에서 1.6km 올라온 지점이다. 건너편에 솟은 바위가 각호산 정상(頂上)이다. 그런데 암봉이 올려다 보이는 산길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서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따라 산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 데다, 정상 아래의 벼랑과 그 아래의 산길로 내려가는 절벽을 내려가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리 높지는 않지만 한 사람씩 고정된 자일을 잡고 내려가는 절벽 길에서 많은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때문에 거의 한 시간 이상을 지체했다. 각호산은 은 오늘 산행의 제1포인트로 토산(土山)의 산맥 속에 솟은 암봉이다. ‘뿔이 달린 호랑이 살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산 이름이다. 정상석이 있는 암봉에 올라 인증샷을 누르고 사방을 조망했다.
올려다 본 각호산 암봉의 정상
[각호봉 조망]우리가 가야할 장대한 산줄기 - 가운데 앞이 1,185고지, 오른쪽 삼각봉이 민주지산, 그 왼쪽이 석기봉,
그 뒤에 약간 낮게 보이는 것이 삼도봉, 그 좌우로 뻗은 산줄기가 백두대간이다. 제일 뒤 왼쪽의 산봉이 가야산이다
제일 뒤에 보이는 산줄기가 뎍유산 연봉 - 산봉에 하얗게 보이는 것이 설천봉의 무주리조트 스키슬로프
각호산 정상에서
* [각호산 정상의 도도한 암봉] — 그리고 이어지는 능선의 눈밭 길
☆… 오랜 시간 동안 차례를 기다린 끝에 미끄러운 절벽(絶壁)을 내려와, 산행(山行)을 계속했다. 산길은 그대로 아래로 쏟아지는 길로 내려섰다가 다시 가파른 바위를 타고 올랐다. 돌아다 보니, 건너편 각호산 정상의 암봉이 도도하게 창공(蒼空)을 찌르고 있었다. 거기 대형 이정표가 있는 곳에 선두의 민창우 대장이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민 대장은 ‘각호산에서 너무 많은 시간이 지체 되어 삼도봉 여정을 생략하고 민주지산에서 바로 쪽새골로 하산해야 겠다’는 말을 했다.
* [찬바람 부는 설산(雪山)의 능선 길] — 순백의 눈길 위의 명상 ; ‘하늘 마음’
☆… 민주지산(岷周之山)의 산줄기는 전체적으로 토산(土山)이다. 1,000고지를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능선을 따라 산길에는 일전에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길 주변의 산죽(山竹)은 거의 눈 속에 파묻혀 있기도 하고 완만한 산록에는 가을 잎을 다 떨쳐버린 앙상한 겨울나무들이 혹한의 설산(雪山)을 지키고 있었다. 각호산에서 가파르게 내려와 이어지는 길은 오르내림이 그리 심하지 않은, 아주 완만한 능선 길이었다. 하얀 적설의 눈밭 길을 걷는 호젓함이 아주 좋다. 응달의 북면(北面)의 산길은 영을 넘어가는 바람이 세차게 불어 장갑을 낀 손도 아릴 정도로 시려웠다. 그러나 남면(南面)의 빛이 드는 산길은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따스한 햇살이 이마에 내려앉는다.
뒤로 돌아보니 각호산의 암봉이 하늘을 찌른다
☆… 눈밭 길을 걷는 감촉이 좋고 그 ‘뽀드득 뽀드득’ 하는 소리가 아주 리드미컬하다. 각호산에서 내려오면서 대원들이 서로 간격이 떨어져 산행을 했다. 파란 하늘 호젓한 산길은 조용히 명상하며 걷는 길이다. 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고 차고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든다. … 『중용(中庸)』에서 이르기를, “하늘의 명(命)이 우리에게 내렸으니 그것이 우리의 본성(本性)이요, 사람은 그 ‘하늘마음’을 잘 다스려 참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 도(道)이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라고 했다. 하늘이 지상에 생명(生命)의 은택(恩澤)을 내리고 대지(大地)는 그 모든 생명을 받아 기르는 것이다. 우리의 인간의 생명도 거기에서 벗어나 있지 않으니 ‘산다’는 자체가 은혜로운 일이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티 없이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순백(純白)의 눈밭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아아, 천지(天地)의 조화(造化)가 모든 생명(生命)의 근본이다!’ 참으로 행복한 설산(雪山)의 고행(苦行)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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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대한민국호가 어디로, 얼마나 표류할지 참으로 걱정됩니다. 한편으론 "이게 나라냐"는 구호가 와닿기도 합니다. 수많은 생명이 죽어가는데 관저에서 뭘 했는지,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이 대통령한테 전화나 대면보고도 못하고, 대통령이 집무실로 출근도 제대로 안하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일들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으니 기가 막히고 통탄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