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대상포진이 기승입니다.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상포진 진료 인원은 연평균 8.3%로 꾸준히 증가해왔는데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한 여름인 7~9월에 진료 인원이 가장 많았고, 연령대별로 진료 인원을 살펴보면 고령층 환자가 많았습니다.
[대상포진’ 연도별/성별 건강보험 진료인원 추이(자료:국민건강보험공단)]
전체적으로 자료를 살펴보면, 5년 동안 대상포진 진료인원은 남성보다 여성 증가율이 높고, 인구수를 고려한 분석에서는 20대 미만과 80대 이상 연령대의 남녀 수치가 비슷했고, 그 외 연령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50대에 이르면 남녀 모두 급증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이름의 질병, 대상포진! 계속된 더위로 체력과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고령층을 중심으로 이 질병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데요. 대상포진은 과연 어떤 병인지,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상포진의 정체는?
대상포진은 통증이 매우 심한 피부병입니다. 대상포진의 발병은 수두바이러스의 면역력과 관계가 깊은데요. 수두바이러스가 수두에 걸린 적이 있거나 수두 예방 주사를 맞은 사람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감염자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활성화되어 신경을 따라서 피부에 물집을 일으키는 질환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고령, 과로 등의 체력 저하, 외상, 종양이나 혈액암 등의 이유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수두바이러스가 활동을 개시하는 것이죠.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바로 여기에서 대상포진이 여름철에 고령층 중심으로 발병하는 이유를 찾을 수가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계절에 상관없이 1년 내내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질병이지만, 여름철에 유독 많이 발생하는 이유가 여름 더위로 인해 체력이 고갈되어 면역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숙면을 취하지 못 하거나 무더위로 몸이 금방 지치고, 입맛을 잃어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 하는 등 더위로 인한 체력 저하가 수두바이러스의 활성화를 재촉합니다. 고령층에게서 대상포진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도 나이가 많을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면역이 감소하는 만성 질환 빈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그럼 대상포진에 걸리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까요?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띠 모양으로 나타나는 물집과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인데요, 대상포진은 흉부, 뇌 신경, 요추 신공, 천골 신경 순으로 잘 발생합니다. 통증은 고령일수록 더 심한 경향을 보입니다. 노령 환자의 약 절반 정도는 마약성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통증이 심합니다.
[피부에 생긴 발진과 수포(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증세는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기 4~5일 전부터 피부 신경절을 따라 통증이나 압통 같은 감각 이상이 나타나고, 국소림프절이 커집니다. 바이러스가 침투한 신경을 따라서 띠 모양으로 피부 발진이 생기는 것인데요, 붉은 반점과 구진이 나타났다가 차츰 물집으로 변합니다.
피부 물집은 3일 정도가 지나면 농포가 되고, 7~10일 정도가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상처는 아물게 됩니다. 딱지가 2,3주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발진이 있는 기간은 총 3주에 달하죠. 드물게는 통증만 있고 피부 발진은 없기도 합니다. 대상포진 딱지가 떨어지고 나면 해당 부분 피부색이 다른 부위보다 더 짙거나, 흉터가 남기도 합니다.
[몸통 부위에 띠 모양으로 발생한 대상포진(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심한 통증도 문제지만, 대상포진이 위험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바이러스가 신경에 침범해서 발생한 대상포진이 피부 어느 곳에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태훈 원장은 “대상포진의 발진이나 수포는 몸의 한 부위에 생기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면역 능력이 약한 환자에 따라서는 전신에 발진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고령일수록 신체 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고, 면역력 또한 감소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고령환자는 대상포진 발병에 대해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죠.
발생 부위에 따라 합병증, 후유증을 남기기도 해요!
대상포진이 얼굴 부위에 발병할 수도 있는데요. 눈 주위에 대상포진이 발생하면,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눈을 침범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머리와 얼굴 쪽 신경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시력과 청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위험해집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심한 통증은 물론이고, 홍채와 각막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시력 저하, 실명에도 이를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 바이러스는 주로 머리에서 이마, 코나 뺨 쪽으로 이동하는데요, 코 주변에까지 대상포진 증상을 보인다면 이미 바이러스가 눈으로 침범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바로 안과를 찾아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과 머리에 발생한 대상포진(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만약 대상포진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다양한 후유증 및 합병증에 시달립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눈 주변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눈의 통증, 충혈과 함께 홍채염이나 포도막염으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마비되어 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하니, 초기에 꼭 진료를 받아야 하죠. 그 외에 침범 부위에 따라 안면신경 마비, 뇌수막염, 신경성 방광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신경성 방광 : 방광의 운동과 감각을 지배하는 신경이 장애를 일으켜 정상적인 방광 기능이 손상된 상태. |
[각막을 침범한 대상포진(자료:국가건강정보포털)]
무엇보다 통증이 후유증으로 남는다는 점이 참 무섭습니다. 이 후유증은 피부에 대상포진 흔적이 없어졌는데도 해당 부위에 통증이 계속되거나 대상포진이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도 통증이 계속되는 것인데요, 이를 두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합니다.
약 70% 환자가 1년 내에 호전되는데 가끔은 수년 이상 신경통이 지속되어 환자를 힘들게 만듭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60대 이상의 고령 환자, 안구 대상포진 환자에게서 잘 나타나는데, 증상은 바늘 수십개로 환부를 찌르는 것 같고, 그 고통은 생살을 찢는 것처럼 극심하다고 합니다.
너무 겁을 드렸나요? 그만큼 대상포진이 위험한 질환이라서 발병 시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는데요. 이번엔 예방법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대상포진 예방법 및 치료법]
성인 대부분은 수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성인 누구나 대상포진을 앓을 수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보균자의 약 1/3에서 대상포진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대상포진 예방은 면역력이 중요한 만큼 잘 자고 잘 먹는 건강한 생활이 기본입니다. 적절한 운동과 비타민 섭취로 면역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쓰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해야 합니다.
[대상포진 예방법 및 치료법]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백신을 맞으면 50~60%의 예방 효과가 있는데요, 가장 큰 문제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도 감소한다고 합니다. 접종대상은 50대 이상 대상포진을 앓지 않은 사람들인데, 안타깝게도 백신 수량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대상포진은 전염성이 약한 편이지만, 드물게 수두를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에게 전염되기도 합니다.
[대상포진 예방법 및 치료법]
대상포진은 일찍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피부에 대상포진 증상이 보이면 72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누네안과병원 각막센터 최태훈 원장은 조언했습니다. 대상포진은 주로 항바이러스제로 치료하는데요, 입원하여 해당 주사 치료를 받거나 입원하지 않고 먹는 항바이러스 제제를 처방받아 치료하기도 합니다. 항바이러스 치료 외에 피부에 나타난 발진에 습포를 하고, 통증에 대해서는 진통제나 소염제를 사용합니다.
대상포진은 발병 초기에 치료한다면 큰 문제가 없습니다. 혹시 몸에 물집이 보이시나요? ‘별거 아니겠지~’하고 가볍게 생각하지 마시고 당장 병원에 찾아가 진단을 받으세요. 병원에 가는 잠깐의 시간을 투자하면, 평생 괴롭힐지도 모를 고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여름 더위로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을 느낀다면 건강한 식생활로 체력을 시급히 보충하는 것도 잊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