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으로 맞는 마지막 겨울처럼...
불혹의 마지막인 올해는 모든 것이 아쉬움의 연속이다.
가을을 보내는 마음도 그렇고
첫눈 오는 날 거리를 걸어도 그렇다.
주말이면 이런 아쉬움은 더욱 심해
어디론가 떠나거나 가까이에 있는 맛있는 음식점에라도
찾아가지 않고서는 시간을 보내기 힘들다.
이즈음에는 너무 넘치는 것도 싫어지고
너무 빠르거나 느슨해지는 것...
모난 것들이 모두 싫어지고 있다.
카페의 글을 읽어도
답사 사진을 봐도
너무 길거나 너무 거추장 스러운 것은
부담감이 들어 그냥 덮어버리기 일쑤다.
함축적이면서도 그 안에 담겨진 맛이
보면 볼수록, 읽으면 읽을수록
우러나오는 그런 글을 읽고싶고 쓰고 싶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詩적인 글이나
짧으면서도 그 의미가 강한 명언류의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불혹으로 맞는 마지막 겨울...
화려한 모습은 며칠전 내린 첫눈으로 자취를 감추고
이제 앙상함만을 드러낸체 겨울을 맞고있는 나목들..
어찌보면 나목과 같은 49세의 겨울이다.
떨어진 잎새보다는 남아있는 앙상함이 더욱 돋보이고
털어버릴 것은 모두 털어버리고 내일을 기다리는...
군더더기 없는 삶을 살라고 가르치는 것 같다.
40대에 간직했던 많은 생각들...
아직도 버리지 못한 잡다한 욕심들...
가진 것보다 부족한게 많다고 생각하는 미련들...
왜이리 발걸음은 무겁고 머리는 복잡한지...
이제는 털어버리고 떠나야하는 49세의 겨울이다.
다가오는 지천명의 세계란 어떤 세계일까?
돌고도는 챗바퀴일거라고 단순히 생각하다가도
어제의 하루가 다르고 오늘, 내일의 하루가 다른데
쉰 세대에 바라보는 지천명은 분명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다라는 생각에 걱정도 든다.
새로운 세계와 부담감없이 만나고
잡다한 것들, 너저분한 것들과 작별하기위해
오늘은 발가벗고 잠이라도 청해볼까나...ㅎㅎ
오늘은 새로운 천명의 깨달음의 세계
-知天命의 세계로 향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야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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