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잠언 3,27-34
내 아들아, 27 네가 할 수만 있다면, 도와야 할 이에게 선행을 거절하지 마라. 28 가진 것이 있으면서도 네 이웃에게 “갔다가 다시 오게, 내일 줄 테니.” 하지 마라.
29 이웃이 네 곁에서 안심하고 사는데, 그에게 해가 되는 악을 지어내지 마라. 30 너에게 악을 끼치지 않았으면, 어떤 사람하고도 공연히 다투지 마라. 31 포악한 사람을 부러워하지 말고, 그의 길은 어떤 것이든 선택하지 마라.
32 주님께서는 비뚤어진 자를 역겨워하시고, 올곧은 이들을 가까이하신다. 33 주님께서는 악인의 집에 저주를 내리시고, 의인이 사는 곳에는 복을 내리신다.
34 그분께서는 빈정대는 자들에게 빈정대시지만, 가련한 이들에게는 호의를 베푸신다.
복음 루카 8,16-18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16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17 숨겨진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져 훤히 나타나기 마련이다. 18 그러므로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 정녕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얼마 전에 교구청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보좌신부 때 알고 지냈던 청년 한 명을 만나게 되었지요. 정말로 오랜만의 만남이었습니다. 그 청년은 반가워하면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신부님, 어쩌면 옛날과 똑같아요? 조금도 변하지 않으셨어요. 저는 신부님이 이제는 꽤 늙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오히려 더 젊어지신 것 같아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청년과 거의 10년 만에 만난 것인데, 따라서 분명히 저의 모습도 변했을 텐데 이렇게 말해주니 정말로 기분이 좋더군요.
이렇게 기분 좋은 마음을 갖고서 자가용이 있는 주차장으로 걸어가는데 그날따라 웬일인지 또 다른 신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신자 역시 예전에 보좌신부 때 뵈었던 분이었지요. 그런데 그분께서는 저를 보고 깜짝 놀라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신부님, 본당 사목이 무척 힘드신가봐요. 왜 이렇게 얼굴이 안되셨어요? 그때보다 팍 늙으신 것 같아요.”
방금 전까지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데, 그 기분이 싹 가셨습니다. 누구는 젊어졌다고 하고, 또 누구는 늙어졌다고 하고……. 혹시 교구청 입구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팍 늙은 것일까요? 물론 그럴 리가 없겠지요. 이유가 있다면 보는 사람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똑같은 사람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자신의 판단이 항상 옳다고 주장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볼 수 있는 원칙 하나가 있습니다. 그 원칙을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지 않는다. 등경 위에 놓아, 들어오는 이들이 빛을 보게 한다.”
그렇지요. 등불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불을 켜서 등경 위에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신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등불을 그릇으로 덮거나 침상 밑에 놓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이렇게 행동하지 못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만이 최고의 것인 양 주장을 굽히지 않지요. 이 순간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은 사라지게 됩니다. 제대로 보게 해주는 내 마음의 등불이 나의 어리석은 판단으로 상징되는 그릇과 침상 밑으로 인해 가려지거나 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내 마음의 등불이 등경 위에 잘 놓여 져야 합니다. 여기서 등경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다시 말해 주님 위에 놓여 져야 겸손해질 수 있으며, 주님과 함께 해야 우리들은 제대로 세상을 밝힐 수가 있는 것입니다.
나의 등불이 제대로 켜져 있는 지를 생각해 보십시오. 주님과 함께 하는 이들만이 자기 마음의 등불로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습니다.
기왕 하는 말 상대방이 좋아하는 말을 합시다.
가방을 풀어 놓아라(플립 플리펜, ‘위대한 반전’ 중에서)
돌이켜 보면 한마디 말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 열두 살 때 일이다. 나는 할아버지와 우리 목장의 잡초 깎는 일을 하고 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온통 전날 밤에 투수로 출전했던 리틀 야구 경기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 경기에 대해 할아버지와 이야기하면서 나는 경기 도중 실수한 부분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내가 삼진 아웃을 시킬 수 있었는데 놓쳤던 이야기를 할 때 할아버지가 불쑥 말을 가로막았다.
“네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니?”
“네, 할아버지. 어넷밤 야구 경기에 대해 얘기하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실수한 일에 대해서요.”
나는 대답했다.
“얘야, 네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니?”
할아버지는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서 갈퀴에 몸을 기대며 내가 평생 잊지 못할 한 마디 말을 했다.
“네 가방을 풀어 놓아라.”
할아버지는 내가 자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와서 야구공과 글러브 그리고 야구 방망이를 그대로 가방에 처박아 놓은 것은 너의 실패한 경험도 같이 처박아 두는 셈이야. 가방을 풀어 놓아야 다음 경기에 대비할 수 있지. 너는 오늘 하루 종일 뒤를 돌아보며 어제 잘못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뒤쪽에 있는 유일한 것은 너의 등밖에 없단다. 나도 예전에 자꾸 뒤를 돌아보곤 했는데 그건 아무런 도움이 안 돼! 내일에 집중해야지. 지난 경기를 통해 배운 교훈을 잊지 말고 다음에 써먹도록 해라.”
할아버지는 말을 많이 하는 분이 아니셨지만 한 번 말을 할 때면 그 안에 항상 중요한 교훈이 담겨 있었다. 그 후로 나는 할아버지의 말을 잊어버린 적이 없다.
어제의 일로부터 교훈을 얻기 원하지만 “만약에 그랬더라면...”하는 아쉬움으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다.
할아버지의 교훈은 간단했다.
‘뒤를 돌아보면 잘 달릴 수 없다.’
첫댓글 신부님 언재나 감사 드립니다
신부님...건강하세요..기도할께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려 합니다....신부님!!!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기도 드립니다....
비뚤어진 시각으로 남을 바라보는 제 자신을 반성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건강하세요.
과거 속에서 산다면 현재는 없겠지요... 그래도 어찌나 어리석은지. 늘 과거에 묶여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매일 매일 되새기며 살아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
감사합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기쁜마음의 인사와 칭찬을 아끼지않고 대하겠습니다
신부님 갑곶에서보다 훨



젊어지셨어요....
점점 동안으로 변하시는 신부님...멋쪄부러


멋쪄부러


주님과 함께 하는 이들만이 자기 마음의 등불로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습니다. 기왕 하는 말 상대방이 좋아하는 말을 합시다. 아멘. 신부님 덕분에 기쁘고 행복합니다. 신부님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많이 젊어지셨구요 ... 아주 귀엽다고 들 하시는데요... 신부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