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 : 자기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로 돌아감
오늘은 대림 제2주일이며, 인권주일입니다.
1982년 한국 주교회의는 대림 제2주일을 인권 주일로 제정하셨습니다.
이 당시 광주사태를 겪으면서 한국교회는 인권(人權)을 외치지 않고서는
복음을 전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인권이 짓밟힌 암울한 그 시대에 교회만이 강력한 확성기가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외쳤던 것입니다.
인권이란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권리를 뜻합니다.
모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권리; 이것은 인간의 존엄성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면 왜 인간은 존엄합니까?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셨습니다.
인간을 당신과 사랑을 나누는 파트너로 창조하셨고, 하느님께 사랑 받고, 또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 인간이 창조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시작됩니다. 인간은 동물과 다릅니다.
인간은 하느님을 위해 창조되었고,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위해 온 우주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따라서 한 인간의 가치는 우주보다 더 고귀한 존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참으로 우리 인간을 사랑하셨습니다.
당신을 배반하고 당신을 떠난 인간을 구원하시려 당신 독생 성자를 세상에 보내셨고,
세상에 오신 그리스도는 인간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무한한 가치를 지니는 것입니다.
오늘 인권주일을 맞이하여 이웃을 얼마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지 반성하고,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나보다 남을 존경하는 삶을 살 결심을 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대림 제2주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께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아라.”고 외치는 말씀을 들으며
회개가 무엇인지, 회개의 삶을 살고 있는지 묵상하도록 하겠습니다.
회개란 자기 죄를 뉘우치고 하느님께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탕자의 비유(루가15,11-32참조)에 보면 작은 아들이 자기에게 돌아올 유산을 가지고
집을 나가서 몽땅 탕진하고 알거지가 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심한 흉년까지 들어, 먹을 것이 없어 돼지 치는 농장에서 돼지죽을 먹기까지 하며
비로소 자기 아버지께 큰 죄 지었음을 알고 뉘우치게 됩니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것이 회개의 첫 단계입니다.
이것으로 참된 회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탕자(작은 아들)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돌아가면 아버지께로부터 심한 꾸중을 들을지도,
그래서 당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내쫓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아버지께로 돌아갑니다. 자기가 죄인이며, 아버지께 불충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 머슴으로라도 써 달라고 청해 보리라’ 생각하며 아버지께 돌아갑니다.
이렇게 진정한 회개는 하느님께서 원하는 삶으로, 즉 주님께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잘못을 뉘우치고 잘못을 고치는 행동이 뒤따를 때 진정한 회개입니다.
어떤 사람이 대전에서 서울을 가려고 기차를 탔는데 한참을 가다보니 대구에 도착했습니다.
기차를 잘못 탔습니다. 그럴 때 즉시 기차에서 내려 기차를 바꿔 타야합니다.
그래야 서울로 갈 수 있습니다.
기차를 잘못 탔구나, 잘못 탔어, 란 말만 되풀이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즉시 그 기차에서 내려와 서울행 기차를 타야 합니다.
잘못된 것을 알면 뉘우치고 방향을 바꿔야 합니다.
어떤 분이 고백성사를 보며, 자신의 게으름 때문에 주일미사에 참여치 못하고,
아침 저녁기도를 잘 하지 못했다고 통회하며 고백성사를 보았다면,
그 다음날부터는 더욱 부지런한 생활을 통하여 아침저녁기도를 잘하고,
자신의 삶을 잘 전지하여 주일을 거룩하게 지내고 평일미사도 참여하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통회와 정개로 고백성사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 어떤 분은 고백성사를 볼 때 “알게 모르게 많은 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분이 계신데,
이렇게 하시면 고백성사가 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잘못(죄를)을 고백하고, 몇 번이나 잘못했는지, 통회,
정개하는 마음으로 고백성사를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잘못된 삶을 고쳐갈 수 있는 것입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보면 큰 죄를 지었으나 참된 회개로 아버지께 돌아 왔을 때
아버지는 죄를 묻지 않고 오히려 극진한 사랑으로 큰 잔치를 베푸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죄가 얼마나 크고, 많으냐를 묻지 않으십니다.
진정한 회개로 주님께 돌아가기만 하면 기쁘게 우리를 받아주십니다.
“어떤 형제가 고백성사를 보는데 냉담한지가 몇 년이 되었다 했습니다.
그러냐고 너무 반가워서 그에게 죄를 고백하라고 하니까
‘성당만 안 나왔지, 별 죄는 없습니다.’라 했습니다.
몇 년이나 되었는데 죄를 다시 생각해 보시라고 했으나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죄는 없습니다.’라 했습니다.”
영혼이 흐려져 있으면 자신을 알지 못합니다.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면 바로 볼 수 없습니다.
마음이 흙탕물이면 자기 죄가 보이지 않습니다.
자기 죄를 모르면 고칠 수 없고, 자신을 알지 못하면, 영적으로 평생 불구자처럼 되는 것입니다.
이 좋은 대림시기에 세례자 요한의 권고를 따라, 진정으로 회개하고,
주님이 오시는 길을, 우리 마음의 길을, 평탄하게, 굽은 길은 곧게,
아름답고, 깨끗하게 닦도록 힘씁시다.
습관이 된 잘못들을 과감하게 고치므로 주님 안에 자신이 새로워지고,
열심한 신앙인으로 거듭나는 대립시기가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