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산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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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산 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이른 아침에 산책을 하러 나오니 밤새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싸한 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느낌이 싫지 않았는데 막상
산책을 하려고 하니 어제 내린 눈이 신경이 많이 쓰인다. 산책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올라가 산림욕장에서 심호흡도 하고 개울에 걸쳐있는 나무다리도
건너며 한 겨울 이른 아침의 상쾌함을 만끽하면서 중턱까지 갔다..
검마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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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마산 산책로 중간쯤에 올랐을 때 부도 몇기가 보이고 고목들이 자리를 틀고 있는데
그곳이 검마사가 있던 곳이다. 지금은 폐사지로 남아있는데 그곳에 작은 암자 하나가
있고 인기척이 없는 것으로 봐 사람은 없는듯이 보인다. 폐사지를 갈 때 황량함은 많이
겪었지만 이른 아침에 스산한 바람이 불고 폐사지 주위가 음기가 넘쳐서인지 혼자서
더 오르기가 버겁다. 절대 겁나서 그런건 아니다...ㅋㅋ
검마산 산림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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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눈이 조금 왔다고는 하지만 산중 도로라 걱정이 앞서 조금 일찍 휴양림을
출발해 조금이라도 이상한 형상을 한 바위나 물줄기가 보이면 차를 세우고
촬영을 하면서 천천히 운전을 해서 첫번째 도착한 곳은 조지훈의 생가가 있는
영양의 주실마을이다...... 주실마을에 도착해서 산세를 살펴보니 인물이 나올
양택(풍수에서 마을이나 주택을 의미)의 명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은종택... 조지훈의 태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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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다리를 건너가면 제일먼저 조지훈 생가인 호은종택이 보인다. 이곳은
조선중기 인조 때 주실마을의 입향조이신 조전 선생의 둘째아들 조정형이 창건
하였으며 6.25때 일부 소실된 것을 1963년 복구하였다. 안으로 들어가면 'ㅁ'자로
된 집 구조가 편안함을 준다. 낯이 많이 익어서 그런것 같다.
지훈문학관... 썰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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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문학관에 들어서니 한겨울의 싸한 바람이 매섭게 불어온다. 마을이 전체적으로
장풍국의 명당이지만 지훈문학관이 있는 곳은 옆이 트여 바람이 제법 강하게 분다.
문학관에 도착한 시각이 조금 이른 시각이었지만 아무도 없이 우리들만 자리를 차지하고
문학관을 전세내어 관람했다...ㅎㅎ
지훈시공원 산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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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에는 조지훈의 작품과 생애, 가족사가 총 망라되어있다. 지훈문학관의 현판은
미망인 김난희 여사가 직접 쓴 것이다.
경북영양에는 조지훈과 이문열의 고향이라 하여 서울의 지하철에 붙어있는 영양
선전문구에도 두 작가에 대해 크게 홍보하고 있다. 주실마을과 두들마을이 이들의
고향인데 이번에는 주실마을만 찾았고 다음 기회에는 두들마을도 한번 찾아보련다.
조지훈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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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훈문학관 옆 계곡으로는 지훈시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지훈의 대표적인 시를 돌에
새겨 길 따라 산책로 곁에 세워 놓았고 조금 윗쪽에는 지훈의 동상과 승무, 파초, 낙화
시비가 서있다. 지훈의 동상 앞에서 뒤돌아 내려다보면 주실마을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데 마을이 남향이면서 앞쪽으로 넓은 들판이 있고 그 끝에 높은 산이 놓여있어
평온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좋은 곳에 자리잡은 모습이다.
승무 시비와 조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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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실마을을 떠나 안동으로 가는 길목에 청량산이 우뚝 솟아있다. 멀리서 보니 병풍처럼
산 어깨를 기암절벽이 둘러싸고 가파르게 솟아있는데 한눈에도 예사 산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청량산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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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내린 눈이 쌓여 청량산 입구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는데 여러대의
차량들이 통행재개를 기다리고 있었다. 눈도 별로 오지 않은 것 같은데 통제를
한다고 몇몇이서 툴툴대고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그냥 누굴 기다리는줄 알고
멋모르고 들어갔는데 관리자가 눈이 쌓여 출입이 안된다고 돌아 나가라고 한다.
그러다가 시계를 한번 힐끗보더니 조심해서 다녀오란다. 아마도 12시부터 통행재개가
되는데 내가 간 시각이 12시였던것 같다. 그런 바람에 운 좋게 청량산과 청량사를
관람하게 되었다.
청량사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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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는 청량산 꼭대기에 위치해 있어 단단히 맘 먹지 않고서는 찾기 힘든 곳이다.
처음에는 여느 절간처럼 쉬엄쉬엄 오르면 금방 절간이 나올줄 알고 올랐는데 아무리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아 같이간 일행들에게 포기를 종용하고 나 혼자서 열심히 오르다
보니 지쳐 포기하기 일보직전에 드디어 눈 앞에 청량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청량사 오르는 길... 엄청 가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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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는 입구에서 절간을 올려다보니 큰 산 정상부위에 절을 안치했고 좁은 터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아기자기하게 건물들을 배치했다. 원효대사,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며 본당이 유리보전으로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이다.
청량사 유리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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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 약사여래불은 특이하게 종이로 된 지불로써 지극정성으로 기원하면 병이
치유되고 소원성취의 영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리보전 앞쪽으로 예쁜
소나무가 잘 자라고 있었는데 그 모양이 무척 아름답다. 앞쪽에 있는 5층석탑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청량사 입구의 찻집... 안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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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사입구에서 갈라지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청량정사가 나온다. 이곳은 퇴계선생이
청량산에 유산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사림들이 세운 것으로 후학들의 학문과 수양의
장소가 되었으며 구한말에는 의병의 근원지가 되기도 하였다.
청량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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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최근에 지음직한 산꾼의집이라는 찻집이 있는데 달마화를 잘그려 명장의
호칭을 듣는 분이 기거하는 곳인가 보다. 대문 입구에 커다랗게 새겨놓은 간판이
산집과 어울리지 않게 서있다. 집 안쪽에는 아기자기한 석물들이 여러개가 놓여있다.
이곳에서 청량사를 바라보니 나무가지 사이로 청량산의 위용과 그 아래에 다소곳이
놓인 절집이 멋진 그림으로 그려져 보인다.
청량정사 쪽에서 본 청량사... 탑과 나무의 배치가 멋지다... 비보의 성격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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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입구에는 퇴계선생의 시비가 세워져 있다. 퇴계 탄신 500주년을 기념하여
청량산을 읊은 시비를 세운 것이다. 청량산은 봉화에 속하지만 퇴계의 도산서원과는
지척에 있어 퇴계가 이곳을 수시로 찾아 심신을 단련한 곳이라 한다.
청량산 입구에 있는 퇴계선생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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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첫댓글 주실마을과 청량사를 다녀오셨군요. 언젠가 가보니 들어가는 입구 공사가 한창이던데, 완성되었나보군요. 청량사는 거의 45도의 경사를 이루고 있어 작은눈에도 통제되는 곳입니다. 청량정사 옆 '산꾼의 집'은 여전하든가요?
좋은 곳을 다녀오셨군요.'산꾼의 집'의 청량산 산신령 같으신 멋장이 주인장은 만나 보고 오셨는지요. 여전하시던지...?
산꾼의집 주인장은... 들어가서 정식으로 뵙지는 못하고... 청량정사를 둘러보다가 마침 밖으로 나오셨길래 눈인사만 나눴습니다... 천하장군에서 그분을 잘 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일부러라도 인사를 했을텐데 아쉽군요... 애나님께서도 새해 건강하게 답사 열심히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같은 곡이라도 피아노로 들으니 느낌이 특별하네요. 사진과 글과 어울려 소리가 더욱 아름답습니다. 지난 가을 장사익씨 산사음악회가 있던 날, 청량산을 간 적이 있습니다. 오르는 길이 힘들었어요. 그렇게 경사가 심한 곳에 절이 있으리라곤 상상을 못했었답니다. 그 가파른 산 언덕에 가득 울려 퍼졌던 그 가수의 노래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