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미국보스턴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그는 미래가 보장된 소년이었다. 185㎝, 76㎏의 다부진 몸매에 운동을 잘했다. 성적은 미국 전체에서 5% 안에 들었다. 품행 바른 우등생만 들어갈 수 있는 내셔널 아너 소사이어티(National Honor Society) 회원이기도 했다. 그는 고2 때 매사추세츠주립대 입학 허가를 받았다. 장래희망은 의사 혹은 사업가였다.
박진영이 운영하는 한국의 JYP엔터테인먼트가 재미동포 청소년들을 상대로 실시한 오디션에 재미 삼아 응했다가 단번에 합격하면서, 이 소년의 삶은 뒤흔들렸다. 익숙한 미국에서 안정된 행로를 걸을 것인가, 낯선 한국에서 스타가 되겠다는 도박에 가까운 실험을 해볼 것인가.
그는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연습생 생활을 택한 것이다. 그뒤 4년. 그는 지금 대한민국 10대들에게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는 스타가 됐다. 아이돌 그룹 2PM의 옥택연(21)이다.
"남들처럼 공부만 알던 학생이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남들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이 제 가슴을 달아오르게 했습니다. 전혀 다른 세계에 뛰어드는 것이었지만 두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 않습니까?"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태어나 글로벌 시대에 자란 이른바 'G세대' 한국인들이 한해 60여만명씩 속속 성년에 도달하고 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순순히 집단에 묻어가던 윗세대와 달리 이들은 남들처럼 살 수 없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옥택연도 그중 하나다. 1988년에 태어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를 따라 이민간 그는 6년 만에 돌아와 또래들을 만나보니 뜻밖에 저와 같은 인생관을 가진 친구들이 많았다며 우리 또래에겐 나만의 특별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패기가 있다고 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윗세대 젊은이들은 가족 혹은 주변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았지만, G세대 젊은이들은 타인의 시선에서 해방돼 자기가 매혹된 일에 진력하는 과정에서 뛰어난 성취를 이룬 경우가 많다고 했다.
중앙대 국제관계학과 김호섭 교수도 베이비붐 세대나 386세대는 내가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까하는 고민을 많이 한 반면, 윤택하게 자란 G세대는 남다른 개성과 개인적 행복감을 훨씬 중요한 가치로 친다고 했다.
이런 특성은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인생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과반수가 큰 걱정 없이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며 가족과 화목하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성공적인 인생의 예로 조직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사람을 꼽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말단에서 출발, 수십년 멸사봉공해 최고의 지위에 올랐다는 윗세대의 출세 신화들이 G세대에겐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또한 인생에서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1위로 부(27.3%)를 꼽았다. 2위는 자아실현(20.6%), 3위는 사랑(9.5%), 4위는 가족(9.1%), 5위는 건강(9.1%)이었다. 권력(1.4%)과 우정(1.2%)을 택한 이는 극소수였다.
G세대가 성공과 행복의 조건으로 꼽은 항목은 윗세대 눈에 너무 영악하게 비칠 수 있다. 그러나 G세대는 재능 있는 사람이 최선을 다하면 사회가 공정하게 평가할 것이라는 밝고 순박한 믿음을 가진 세대이기도 하다.
이처럼 G세대 스스로는 자기 미래를 낙관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엔 우려의 시각도 있었다. 건국대 의대 신경정신과 하지현 교수는 G세대는 풍족하게 자란 탓에 실연·성적 저하 등 윗세대 같으면 2~3일 고민하다 끝낼 문제로 엄청나게 우울해하고, 군대 가서도 윗세대보다 더 힘들어한다고 했다. 군이 과거처럼 폭력적이거나 억압적이지 않은데도, 남들과 같이 먹고 자며 부대끼는 것 자체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G세대란 푸른색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세계화를 의미하는 글로벌(global)의 첫 번째 영문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외동자녀 비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1985년 이후 태어난 세대로 사교육.영어열풍.조기유학 등부모의 집중 투자를 받으며 자랐고,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인터넷을 접해 산업화와 정보화의 세례를 동시에 받았다.
또한 절약과 저축보다 소비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한 시절에 태어나 매사에 소비자로서의 의식이 투철하다. 윗세대와 달리 부모의 관심과 애정을 독차지하면서 자라 자연스럽게 사랑하고 사랑받을 줄 안다. G세대는 겉보기엔 개성이 강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모든 학생이 학원,학교,과외와 같은 획일적이고 꽉 짜인 틀 안에서 자라 무기력한 로봇 같은 측면이 있고 심지가 약하다. 풍요로운 시대에 살면서도 패배자(loser) 기분에 젖기 쉽다.
<詩가있는 카페에서 펌>
첫댓글 안녕하세요.글 잘 앍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G세대 처음 알았네요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