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무릉도원 같은곳 아닐가요-
♡ 부모님은 헌것을 더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
첫닭이 새벽을 알리면 샛별보고 별을 헤아리며 삽과 괭이을
벗을 삼아 논밭으로 나가시는 아버지는 일하기를 무척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먼동이 트기 전에 부엌으로 나가시는 어머니 청솔가지 타는 연기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시며 육 남매 도시락엔 쌀밥을 골라 담고 당신은 꽁보리밥을 먹는 것을 보며 어머니는 꽁보리밥을 더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입다 해어져 벗어 놓은
헌옷을 즐겨 입고
우리가 신던 구멍 난 양말과 떨어진 신발을
꿰매 신는 아버지는
원래 헌것을 더 좋아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와 우리 오 형제는 밥상을 차려주고
어머니와 누나는 부뚜막에 걸터앉아
바가지에 누룽지만 먹는 것을 보고
큰 그릇에 많이 담아 먹으려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밥을 먹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우리는 자전거를 사주고
당신은 먼 거리도 걸어서 다니시는
아버지는 원래 걷는 것이 좋아서
이십 리 장에도 걸어서 다니는 줄 알았습니다
내 나이 들어 부모가 되어보니
이제는 그 속내를 알 것 같습니다
감자 이량보다 깊게 파인
부모님 이마에 주름은
우리 육 남매가 짓밟은 흔적이요
U자로 구부러진 아버지 등과
S자로 휘어진 어머니 허리는
육 남매를 먹이고 업어 키운 훈장이지만
훈장에 상금을 지급하지 못한 불효자는
오늘도 하늘만 쳐다보며 눈물짓습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첫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