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어서 제공될 생참치 배쪽 토막을 조리장님이 들어서 보여 주시네요.
뱃살 특유의 마블링이 돋보이며 색에서 신선함이 느껴집니다.
참치썰기 외길인생의 숙련된 솜씨로...
아랫쪽은 이 집 간판에도 그려진 가마살 부위.
냉동참치는 얼어있는 상태에서 썰어내기에 모양이 단정하지만 생참치는 이렇게 됩니다. 대패삼겹살이 냉동돼지로만 가능한 것 처럼.
맛도 냉동제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세상 참 좋아졌죠. 예전에는 이 정도 수준의 생참치를 먹으려면 일본 동경의 일정수준 이상의 스시집에 가서 꽤나 센 금액을 지불해야 가능했었는데 이제는 국내에서도 크게 어렵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으니말씀입니다.
이번에는 아부리(토치로 겉만 구워내는 조리법).
고체상태의 지방질이 열을 받아 액화되며 혀의 미뢰에 더 잘 느껴지기에 더욱 풍성한 맛이 되는게 이런 식의 조리법입니다.
극상의 선도를 보여주는 아까미 (지방질이 적어서 붉은색이 강한 등쪽살)
반투명한 붉은 속살의 유혹이 대단합니다.
지방질이 적기에 맛이 깔끔하며 칼로리도 상대적으로 낮죠. 개인적으로는 청주와 이게 더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기름진 뱃살쪽 보다는..
말해 당연한 이야기지만 역시나 냉동제와는 비교키 어려운 찰짐, 육즙에 쫀득함이 눈부십니다.
아까의 대형참치 통마리를 해체하기 위해서 전용칼을 들고서 포즈를 취해 주신 보리장님.
참치 크기에 따라서 사용칼의 길이가 달라지는데(짧은 것을 쓰면 썰때 층이 생겨서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굵기를 커버할 만큼의 길이가 필요) 제가 본 것 중에는 사람 키만한 것도 있었죠.
이 것도 그 중 하나.
예상하시겠지만 날카로움도 좋아야 합니다. 큰 토막을 한번 칼질에 썰려면 칼날이 예리하지 않으면 매우 어렵죠. 단면이 뜯기거나 거칠어져서 고기질이 상하게 되기에....
오늘의 해체 대상물. 160킬로.
해체쇼를 구경하며 계속 먹습니다. 이날 제가 먹었던 메뉴는 새참치 코스메뉴 중 하나인 골드(7만원, 세금포함)
저녁의 참치코스메뉴에는 로얄(5만) 골드(7만) 다이아몬드(10만) 세 종이 있는데 로얄과 다이아몬드는 제가 경험해 보질 못해서 골드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군요.
대가리 쇼. 가면스러운 모습.
전에도 몇 번 이야기 했는데, 머리라는 말은 사람에게만 써줘야 합니다. 그 외는 대가리로 불러줘야 맞습니다.
대가리라는 말은 속어나 욕설이 아니라 사람과의 구분을 지을 때 쓰는 말입니다.
사람에게 대가리라는 말을 쓰면 낮잡아 부르는 모욕이 됩니다만...
콩나물 대가리, 못 대가리, 멸치 대가리, 참치 대가리, 새 대가리(요건 욕으로 주로 쓰이지만;;)등..
존칭이 남용되는 사회다 보니 사람이 아닌 것에도 머리라는 말을 써 주는데 그러면 안됩니다.
또한, 사람 이외의 사물에 대가리라는 용어를 쓴다고 언어사용이 거칠다는 식으로 흉을 봐서도 안되죠. 옳게 쓰고 있는 것이니..
대가리 안쪽에도 실한 살점이 들어 있어서 그걸 손질해냅니다.
맛이야 뭐....
죽음 그 자체죠..;;
본격적인 몸통 해체에 들어갑니다.
방금 해체한 토막을 자랑스레 보여 주시는 조리장님.
대가리와 이어지는 몸통 부위라서 마블링이 한 가득이죠.
전체 중 가격으로 치면 꽤나 높은 분위가 될 듯.
본격적인 몸통 해체.
극히 예리한 칼날을 힘 주어 다루기에 조심하지 않으면 자칫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가 있는게 참치 해체작업입니다. 그래서 숙련된 기술이 필요.
이영차~~
큰 대가리라서 아직도 손질작업이 진행 중.
등쪽의 붉은살 부윕니다.
혼자서는 자르기가 어려울 정도의 큰 토막이라서..
힘은 들지만 자랑스러우실 듯.
칼로는 잘라내기 힘든 부의의 살점은 쇠수저로 파냅니다.
대뱃살을 들고서 자랑 중이신 조리장님.
인물쪽으로 렌즈촛점을 맞춰도 드리고..
흡사 돼지갈비 뜯는 듯한 기분이 나는 참치갈비구이.
뭐였더라;;;
메로구이였던 듯.
아까 수저로 긁어내던 것들입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싱싱한 소고기와 별 차이가 없죠.
냉동이 아닌 생물 참치의 본매력이 가장 잘 드러나는게 기름진 부위 보다는 이런 붉은살이라는 저의 생각.
복습도 하고..
옆 좌석의 여성분이 생일을 맞으셨다니 기념사진 촬영도 해주시네요. 물론 사진기 만지고 난 후 다시 손을 씻으시겟지만말입니다.
테이블석에 나가는 참치모둠 작업 중.
생참치 전문점이지만 가격대와 주문에 따라서 냉동참치도 쓴다더군요.
제가 이 업소에서 골고루 경험해 본 것은 아니었으니 그런 줄만 압니다.
수저로 길게 떠낸 붉은살을 자랑 중.
아까의 생일 맞으셨다는 여성고객분을 위한 업소측의 서비스.
모든 방문객에게 다 이런 서비스가 나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분은 추측에 한두번 오신 것은 아닌 듯 한데..
복분자즙 서비스.
아가미쪽 살이엇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힘줄스러운게 들어서 씹는 맛이 있죠.
대구 맑은탕으로 마무리.
시중에 참치 전문점들이 참 많죠.
가격대도 다양하고 취급 종류 및 질도 각각 차이가 납니다.
최고 재료의 제일 비싼 집만 다닐 수는 없고 참치에의 기대치도 다르기에 꼭 비싼집 혹은 혼마구로(참다랑어)만을 쓰는게 제대로라는 원칙도 없습니다.
그런 것 좋아하는 분들은 그런 곳에 가서 즐기시면 되겠고, 상대적으로 질이나 종류가 좀 떨어지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리필도 듬뿍 해 주는 곳이 더 낫게 느껴질 분들도 많을겁니다. 그런 분들은 저가의 참치집을 가셔도 즐거움에서 차이는 없을겁니다.
음식이라는게 즐겁자고 먹는 것이지 폼 잡자거나 돈자랑 하자거나 최고만을 쫒아야만 하는게 아니잖습니까.
수년 전 부터 근해에서의 살아있는 참치 어획도 늘고 소득증대로 생참치 수입도 증가하며 시중에서 생참치를 맛 보기라는게 그리 어렵잖게 되었습니다.
그 질과 가격대도 고르지 않아서 냉동참치만 못한 것을 파는 곳이 있는가 하면 일본의 고급식당 못잖은 좋은 것을 팔며 가격도 하늘 무서운 줄 모르는 업소도 있습니다.
좀 먹을만한 것 먹으려면 지갑이 헐렁해질 정도의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게 일반적인데 이 집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죠.
그러며 준비되는 참치의 질과 그 손질 기술도 수준급인지라 만족도가 낮지 않습니다.
'내가 먹는게 말로만 생참치 아닌가?'하는 의심이 큰 분이라면 매주 수요일 저녁에 열리는 참치해체쇼 때에 찾아가서 저 처럼 카운터석에 자릴 잡고 앉아 쇼도 보고 침치도 먹는 동시상영관스러운 즐거움을 느끼시면 되겠습니다.
서울에서도 찾기 쉽지 않은 이런 수준의 생참치 전문점이 있다는걸 분당 주민분들은 자랑스러워 하셔도 될 듯 합니다.
그래서 '천당 아래 분당'이라고 했던 듯..^^;;
일본의 원전 사태로 시중의 참치집들이 괜한 영업피해를 보고 있다더군요.
참치=일본 을 연상하여 참치 먹기를 삼가하는 그리 논리적이지 않은 일들이 벌어져서인데 일본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입된 참치를 쓰는 집들은 억울할 뿐이죠.
이 집도 인도양산 생참치만을 쓰고 있어서 일본 원전사고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억울함을 토로해 주셨습니다.
미국산소 문제 생기면 한우도 판매량 줄고 국내에 조류독감 발생하면 외국수입된 닭고기 제품도 피해를 보는 것 같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은 감성적 현상과 같은 일일겁니다.
감성이란게 이성을 앞지르는 일이 흔한게 세상사다 보니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겠습니다만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저는 거의 영향 받지 않고 지냅니다.
그러니 이 집도 가서 마구 먹고 왔죠.
Good : 질 좋은 생참치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맛 보기.
Bad : 냉동과 생을 구분 못하는 입맛 소유자들에게는 쓸데없이 비싸기만 한 대상. 돼지고기구이집 가도 마찬가지겠지만..
Don't miss : 매주 수요일 저녁의 해체쇼를 이용하면 더 싱싱한 맛을 볼 수 있다.
Me? : 생참치가 양껏 먹고프다면..
메뉴에 따라서 참다랑어(혼마구로) 외의 다른 참치류를 쓴다거나 생참치가 아닌 냉동제를 쓸지도 모르기에 사전에 내용 확인하고 주문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고루 경험해 본게 아니니 메뉴별로 어떤 것을 어떤 수준으로 낸다고 정확히 알려 드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