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장과 로버트 박의 대화
“헌법상 在中 탈북자는 한국민… 외교적 보호해야”
⊙ 겨울옷 입은 채 거처 없이 떠돌며 북한 실태 고발… 1년 반 동안 고문 후유증에 시달려
⊙ “우리는 집단학살 협약에 따라 사상 최악의 인권유린을 즉시 중단시켜야 할 역사적 책임이 있다” (로버트 박)
⊙ “북한 인권침해 사례 수집 中… 국제사회 공조 통해 전 세계에 알릴 것” (김태훈 북한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정우 월간조선 기자 (hgu@chosun.com)
2009년 성탄절, ‘북한 동포의 자유와 생명’을 외치며 자진 입북해 43일 동안 억류됐던 로버트 박. ⓒ 서경리
그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했다. 어렵다고 하자, 북한 인권에 대한 총책임자가 누구냐고 되물었다. 총리나 장관 등이 있지만, 구조상 국가인권위원회가 적합하다고 답했다. 그는 인권위원장을 만나야겠다고 했다.
지난 7월 초, 로버트 박과의 갑작스런 통화는 그렇게 끝났다. 지난해 12월 인터뷰를 했지만, 전화로 대화한 건 처음이었다. 2009년 성탄절, ‘북한 동포의 자유와 생명’을 외치며 자진 입북(入北)해 43일 동안 억류됐던 그는 지금도 고문에 의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박 씨는 연락할 대상으로 기자를 택한 이유에 대해 “지난번 인터뷰 기사(《월간조선》 2011년 2월호 “김정일 정권… 죽여 주세요!”)를 읽은 가족과 지인이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정작 그는 아직 그 기사를 읽지 못했다. 북한에 억류됐던 당시 기억이 되살아날까 두려워서였다고 한다.
“나 도울 돈, 탈북자 위해 써달라”
그는 면담 요청과 함께 자신의 기고문을 보냈다. “북한, 인권 위기를 넘어서”란 제목의 그의 글은 북한 해방을 위해 한국과 국제사회가 행동을 즉각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의 요청에 따라 기고문을 한 일간지에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박 씨는 《월간조선》에 글을 꼭 실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4월 21일,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집단학살을 언제 멈추게 할 것인가”란 제목으로 박 씨의 기고문을 처음으로 게재했다. 박 씨는 글을 통해 “전 세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반(反) 독재 시위를 목격하는 동안에도 많은 사람이 한반도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다”며 “김정일 정권의 비인간적인 범죄를 중단시키기 위해 국제사회가 즉각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측에 박 씨의 기고문 등 자료를 보내고 현병철(玄炳哲) 위원장과의 만남이 가능한지 물었다. “최소의 인원만 참석하고, 고문에 대한 질문과 언론 취재는 사양한다”는 박 씨의 조건도 함께 전했다. 박 씨는 후유증으로 인해 누군가 북한에서 당했던 일에 대해 묻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인권위 담당자는 “위원장이 로버트 박 씨와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아 흔쾌히 다른 일정을 취소했다”고 알려왔다.
면담일인 지난 8월 1일 오후 서울광장, 로버트 박 씨를 7개월 만에 만났다. 계절은 겨울에서 여름으로 바뀌었지만, 그의 복장은 그대로였다. 겨울옷에 두꺼운 모자를 눌러쓴 그에게 “덥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몸이 안 좋아서 이렇게 입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는 곳을 묻자 “계속 옮겨 다닌다”고 했다. 그는 밤이 되면 빈 사무실에 들어가 잠을 자고, 낮엔 종일 돌아다닌다. 거처가 여의치 않을 땐 노숙을 한다. “후원자를 통해 살 곳과 경비를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하자 “그 돈은 나를 돕는 대신 탈북자와 북한 주민을 위해 써달라”며 사양했다.
북한 억류 후 그는 여성에 대한 트라우마(trauma·정신적 충격)가 생겼다. 특히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여성을 보면 본능적으로 피한다. 그의 시선은 항상 바닥을 향하고 있으며, 여성이 함께 있는 자리에선 불안해한다. 반대로 남자만 모인 자리에선 편안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이유에 대해 직접 설명한 적이 없지만, 그의 지인 대부분은 북한에서 당한 성고문의 후유증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면담 통역은 하버드대 국제대학원의 안웅기(25)씨가 담당했다. 안씨는 “기독교인 통역가가 필요하다”는 박 씨의 요청에 급히 달려나왔다. 박 씨는 안씨를 보자마자 “오늘은 통역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의 손을 붙들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서울 무교동 국가인권위원회 앞, 지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들은 개의치 않고 한참 동안 큰소리로 기도했다. 두 사람의 등엔 땀이 흥건했다.
기도, 기도, 기도
첫댓글 진정으로 우리가 나서야 할 때입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 10월 말 부터 광장에서 북한의 인권을 알리고 중보하는 모임이 일어날 것입니다..
자세한 것은 공지 할 것입니다,, 이젠 우리가 일어날 때 입니다..
로버트 박, 이 시대의 진정한 의인이요, 세례요한과 같은 분입니다.
로버트 박 선교사를 위한 우리 모두의 중보기도가 필요합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우리 크리스천들이 외면하고 무관심하면 안됩니다. 함께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