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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무제가 또 물었다.
“재보(財寶)를 보시하여 불보살의 형상을 조성하면, 어떠한 공덕이 있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장 수승한 무루(無漏)의 공덕입니다.
『조상공덕경(造像功德經)』에 이르기를,
‘말법시대에 불상(佛像)을 조성하는 사람은 미륵보살이 성불한 후 첫 법회에서 해탈을 얻을 것이다.
이것은 32상(相)의 인(因)이며 능히 성불하게 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부처님께서 우전왕(優塡王)에게 말씀하시기를
‘불상을 조성하는 사람은 세세생생 악도에 떨어지지 않으며, 즐거운 복을 받으며, 신체가 단정하고 금빛이 나며,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된다.
만약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항상 제왕이 되거나 대신, 장자, 현명하고 착한 가문의 아들, 부유하며 존귀한 사람이 될 것이다.
이들은 무수겁을 지나면 성불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불상을 조성하고 그림을 그리려면 정통하고 우수한 장인(匠人)을 선택하여,
함께 공경심을 일으키고 최상의 심혈을 기울이면 최상의 묘한 과보를 얻게 됩니다.
만약 장엄스럽지 못하면 다시 만들어야 합니다.
불상을 조성하고 경을 간경할 때 공인(工人)과 함께 발심하여 청정하게 재계를 지켜야 합니다.
만약 술을 마시고 오신채를 먹으면 비록 조성하는 것이 많을지라도 공덕은 매우 적습니다.
만약 공경심과 재계를 지니면 복의 과보가 무량합니다.”
16.
무제가 또 물었다.
“스님들이 폐관(閉關)하여 좌선(坐禪)하면 그 공덕은 어떻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스님들이 재계(齋戒)하고 예배·송경하면 그 복덕은 헤아리기 어려운데,
하물며 일심으로 좌선하는 것이야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심불란(一心不亂)하고 만법(萬法)이 모두 공(空)하면, 머지않아 공(功)을 이루며 반드시 성불(成佛)할 것입니다.
하지만 반드시 좋은 호법(護法) 거사가 있어 결연히 폐관수행을 보호해 주어야 합니다.
불법을 닦는 데 절대로 아만심을 가지지 말고 고요하여 어지럽지 않아야 합니다.
경에 이르기를,
‘만약 사람이 잠시라도 정좌하면 항하사의 칠보탑을 쌓는다.’라고 하였습니다.
보탑은 필경에는 먼지로 변하지만, 청정한 일념은 정각(正覺)을 이룹니다.
그리하여 인천(人天)의 공양을 받으며 세간의 깨끗한 복전이 될 것입니다.
사사(四事)공양에 감히 노고를 아끼면 만 냥의 황금도 소멸하게 될 것이며,
시주가 재물을 보시하여 성심으로 공양하면 그 공덕을 어찌 측량할 수 있겠습니까?”
17.
무제가 또 물었다.
“송경(誦經)의 공덕은 그 복이 어떠합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송경의 공덕은 불가사의하며, 그 복도 상·중·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무제가 물었다.
“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불법은 평등하여 높고 낮음이 없다’고 하셨는데
어찌하여 상·중·하의 높고 낮음이 있다고 하십니까? 해설하여 주십시오.”
지공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불법은 평등하나 복을 짓는 데에는 상·중·하가 있습니다.
스님을 속가의 집으로 청하여 송경하는 것은 하품(下品)이며, 산과 들에서 송경하는 것은 중품(中品)이며, 절에서 송경하는 것이 상품(上品)입니다.
왜냐하면 속가의 집은 청정하지 못하며, 산과 들은 비교적 청정하며,
절은 청정한 곳이라 제불(諸佛)이 상주하기 때문에 상품이 됩니다.
경은 법보(法寶)로서 평범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 천룡이 보호하며,
삿된 마(魔)도 합장합니다.
따라서 향과 꽃과 등과 과일 등으로 공양하여 부족함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부족하면 공경스럽지 못한 것입니다.
봉공하는 사람은 거칠고 침착하지 못한 행동으로, 경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놀라게 하거나 움직이게 하여 전심하지 못하게 하면 안 됩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한 번 생각이 동하면 천 리나 벌어진다.’라고 하였습니다.
비유하면 길을 가는데 동반자를 잃는 것과 같으며, 스님들이 히히덕거리면 성심이 없으며 위의(威儀)를 갖추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경 속의 이치를 신해(信解)하지 못하고 마음이 원숭이나 말같이 달리면,
이것은 경을 읽는 사람의 과실이며 다른 사람과는 무관합니다.
만약 성심으로 재계하고 여법하게 예송(禮誦)하면서 자구를 분명하게 독경하는 사람은 단지 몇 권만 송하여도 공덕이 매우 많으며, 만약 웃거나 하면서 읽으면 많이 읽어도 이익이 없습니다.”
게송(偈頌)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경을 읽는데 공경스럽지 못하면
설령 많이 읽더라도 헛되며,
경건히 위의를 갖춰 읽으면
바야흐로 큰 복전(福田)이 되네.
18.
무제가 또 물었다.
“스님들이 재계를 지니지 않고 예불·송경하면 그 복덕은 어떠합니까?”
지공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재계를 지니지 않고 예불·송경하면 공덕이 전혀 없습니다.
경에서 이르기를,
‘복을 구하려면 재계를 지켜야 하며, 재계를 지니면 복을 얻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불사(佛事)의 문중에서는 또 경에 이르기를, ‘입으로 오신채, 술, 고기를 먹으면 49일간 더럽고 깨끗하지 못하니, 불전과 보탑에 감히 오르지 못하는데,
하물며 예불하고 송경함에 있어서야 말할 것이 있겠느냐?’라고 했습니다.
『능엄경』에서는
‘오신채를 먹는 사람은 귀신이 와서 입술을 핥으며,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날로 복덕이 소멸하고 죄장이 증가되게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스님들이 재계를 지니지 않으면, 큰 공덕이 있는 불사에 시줏돈을 헛되이 쓰게 되는 것입니다.
경에 이르기를,
‘옛날에 세 사람이 동해를 건너가는데,
한 사람은 매우 총명한 사람으로서 한 척의 큰 배를 만들어 바다를 건너갔으며,
다른 한 사람은 큰 물소를 이용하여 꼬리를 잡고 건너갔다.
또 다른 한사람은 배나 물소를 이용하지 않고 단지 한 마리의 돼지를 이용하여 돼지의 꼬리를 잡고 바다를 건너가려고 하였다.
결과적으로 사람과 돼지 모두 바다에 빠졌으며, 도리어 사람들의 비웃음을 초래하였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비유는 불사를 하는 데 있어서 상·중·하 세 등급의 계행이 같지 않은 스님을 청하면,
얻는 복도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불사를 하여 복전(福田)을 구하는 데, 시주는 공경심과 공양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스님은 재계와 위의를 가지고 경건하게 예배·송경하면서, 시주를 위하여 재난을 소멸하려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대장경(大藏經)의 공덕은 산보다 크며
그대에게 권하노니 절대로 경솔하게 다루지 말라.
만약 신심과 공경심이 없고, 재계와 정성도 없으면
헛되이 경을 읽는 것이네.
삼승(三乘)의 묘법을 고금에 전하여
인간과 천상을 널리 제도함은 큰 인연일세.
생사의 바다를 건너는 데는 염불이 가장 수승하며
인간과 천상의 길에서는 복을 짓는 것이 우선이네.
19.
무제가 물었다.
“탑에 절하며 예불하는 공덕은 어떠합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반드시 먼저 목욕재계해야 합니다.
예불 일 배는 무량의 죄업을 소멸시키며, 절을 많이 하는 공덕은 무량합니다.
한 번 예불하면 한 번 전륜왕위로 오르게 되며, 이러한 예불공덕의 인연으로 온갖 복을 갖춘 상호(相好)의 몸을 얻게 됩니다.
예배 시에는 오체투지를 하여 세 가지〔身口意〕 업을 항복받으며,
일신을 단정하게 하여 불보살을 직접 대면한 것과 같이 해야 합니다.
비뚤어지고 삿되이 고개를 돌리고 히히덕거리며 이야기하고 가래를 뱉어
부처님의 땅을 더럽히지 말아야 합니다.
단정하고 장엄스럽게 공경해야 하며, 예불 예탑 모두 같습니다.
탑에는 불보살 또는 고승의 사리를 공양하거나 불경과 불상이 있습니다.
이것은 삼보가 장엄한 승지(勝地)이니, 예배공양하고 탑을 돌면 큰 공덕이 있습니다.”
20.
무제가 물었다.
“염불(念佛)의 공덕은 어떠합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염불의 공덕은 비할 바 없이 광대합니다.
만약 사람이 지성심으로 (아미타불) 염불 일 구를 염하면 팔십억 겁의 죄업을 소멸합니다.
경에 이르기를,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아미타불의 명호를 듣고 명호를 염하여 1일 내지 7일 동안 끊어짐이 없이 일심불란하면, 그 사람은 임종 시에 아미타불의 극락국토에 왕생하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또 경에 이르기를,
‘성심으로 아미타불을 염하면 팔십억 겁의 생사중죄를 소멸하며,
염불인이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하면 반드시 왕생하게 된다.’라고 하였습니다.”
21.
다시 묻기를 “방생(放生)의 공덕은 어떠합니까?”
스님께서 답하셨다.
“그 공덕은 매우 큽니다.
무릇 생명이 있는 것은 모두 불성(佛性)이 있으며 성불할 수 있습니다.
단지 미혹 망상으로 인하여 축생 등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오랫동안 생사에 윤회하면서, 각자의 마음씨와 행위에 따라 갖가지 모습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전에 자기의 가족이었을지라도 (모습이 바뀌면) 알아볼 수 없습니다.
만약 자비심을 발하여 재물을 들여 방생하면, 현생에서는 병을 없애고 수명이 늘어납니다.
왜냐하면 단명하고 병이 많은 고통은 모두 과거의 살생을 한 나쁜 업 때문입니다.
방생은 천지간의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덕에 합치되며, 부처님의 자비심이며,
관세음보살의 고난구제의 마음이며, 중생을 널리 제도하는 것입니다.
방생하는 사람은 천지간에서 불보살의 자비를 대신하여 세상을 구제하는 것이며,
이와 같은 사람은 필연적으로 흉함이 길함으로 변하며, 병이 없고 고뇌가 없으며,
자손이 창성(昌盛)하고 가문이 길상(吉祥)할 것입니다.
방생하는 사람은 방생되는 자의 감사의 은혜를 받게 되며, 살생하는 사람은 살해되는 자의 원한을 받게 됩니다.
눈앞의 은혜와 원수는 바로 미래의 복(福)과 화(禍)의 원인이며, 그 과보는 거울과 같이 밝습니다.”
22.
무제가 물었다.
“세간의 부유한 사람은 선(善)을 행하려고 하는 사람이 적은데 무엇 때문입니까?”
스님께서 답하셨다.
“이 사람들은 전생에 일찍이 보시를 많이 하였으며,
금생에 복을 누리는 것은 과거의 착한 인연이 성숙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금생에 전세의 인연을 잊고 보시함에 인색한 마음을 내며,
부득이하여 보시를 하게 되면 마치 자신의 살을 베어내는 것처럼 애석하게 느낍니다.
이 사람들은 복을 누리면서 복을 늘릴 줄을 모르며, 복이 다 할 때 인색한 마음 때문에 반드시 빈궁한 과보를 받게 됩니다.
마치 사람이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내려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빈궁한 사람이 배고픔의 고통을 깊이 알고 가난한 사람에게 먹을 것을 보시하면(더욱이 스님에게 공양하면), 이 사람은 마치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씩 올라가는 것과 같으며, 고가 다하면 반드시 복이 오게 됩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는 마치 우물 속의 샘물과 같아
아침에 가서 길어오면 저녁에 보충이 되며
삼 일 아침을 길러 가지 않으면
우물물이 어찌 가득 솟아나오겠는가!
23.
무제가 또 물었다.
“세간의 사람 중에는 불공평한 것이 많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매우 가난하고 부자는 매우 부유하며, 괴로운 사람은 매우 괴롭고 즐거운 사람은 매우 즐겁습니다.
이것은 무슨 인연입니까?”
지공 스님이 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인연과보는 조금도 차이가 나지 않으며, 만약 사람이 부지런히 착한 일을 행하면
금후에는 반드시 안락하고 부귀하다고 하였습니다.
금생에 가난하고 괴로운 사람은 전생에 선행을 닦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괴로워도 선행을 닦을 줄 알고, 어떤 사람은 괴로움을 받고도 여전히 선행을 닦을 줄 모르니, 괴로움이 그치지 않는 것입니다.”
나한게(羅漢偈)에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부귀하고 빈궁함에는 각각의 원인이 있으며
숙세의 인연으로 정해진 것이니 억지로 구하지 말라.
봄에 종자를 뿌리지 않았으면서
빈손으로 황무지 밭에서 가을의 수확을 바라네.
24.
무제가 또 물었다.
“부귀한 사람은 복을 누리면서 도리어 수명이 짧으며, 가난하고 괴로운 사람은 생활이 곤란하면서도 팔십여 세까지 장수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지공 스님이 답하였다.
“부귀는 보시(布施)로부터 온 것인데, 그가 구복(口腹)을 탐하여 널리 살생을 하고 생명을 해치므로 원결(怨結)을 맺어 병이 많고 수명이 짧게 됩니다.
선악의 업연(業緣)과 죄와 복의 과보는 추호도 틀림이 없습니다.
선을 찬양하고 악을 벌하는데, 모든 것은 ‘스스로 지어 스스로 받는 것’입니다.
금생에 마침 복을 누릴 때, 전생에 갚아야 할 생명의 빚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그것을 따라가야 합니다.
오래 장수하면서 고독하고 가난하게 사는 것은 전생에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보시한 것은 없지만 살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생에 오래도록 살지만 빈궁하고 괴로운 것입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인과는 분명하여 조금도 오차가 없다.
콩을 심었는데 어찌 팥이 나겠느냐!
선악에 복과 죄의 과보가 없다면
성인들이 어찌 그들을 믿고 따르게 하겠느냐!
25.
무제가 다시 물었다.
“스님에게 공양〔식사〕을 올리면 그 복은 어떠합니까?”
스님께서 답하셨다.
“이와 같은 적선(積善)은 큰 이익이 있으며, 신심이 오래도록 물러나지 않아야 합니다.
스님은 공양을 받고 부끄러움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 그 공이 얼마인지 그 밥이 온 곳이 쉽지 않음을 헤아려야 하며, 우리가 먹는 한 톨의 쌀은 농부의 땀이 배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금생에 도를 깨닫지 못하면 축생이 되어 갚아야 하니, 반드시 송경·예불하며 부지런히 수행하여 위로는 네 가지 은혜를 갚고, 시주와 함께 복을 쌓고 재난을 소멸하여 불도(佛道)에 올라야 합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불법(佛法)의 문을 열려면
부처님을 공양하고 스님께 재(齋)를 베풀어야 하네.
여래의 가르침에는 수많은 방편이 있으니,
인간 천상에서 복을 심어야 하네.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을 이루듯 복을 많이 쌓고
조그마한 보시가 감은(感恩)의 파도를 이루네.
믿기지 않거든 양무제를 보시게.
과거생에 삿갓 하나 보시하여 왕이 된 것을.
나한게에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조정의 재상과 왕후(제후)
부귀한 자 모두 전세에 복을 닦아 온 것이며
과거생에 사람이 되어 보시를 하고
단정한 모습 불법문중에서 구했네.
수행이 아니면 무엇을 얻겠는가?
부처를 이루는 것은 다 겁의 수행에서 온 것이네.
석가모니도 원래는 황궁의 태자였으며
관세음보살도 역겁(歷劫)의 수행으로 이루셨네.
아육왕(阿育王)은 왕궁의 즐거움을 연연해하지 않고
왕위를 버리고 산에 들어가 청정한 수행을 하였네.
여러 남녀와 현명한 분들에게 널리 권하노니
절대로 좋은 인연 짓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십시오.
지공 스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마음속의 심화(心火)를 식히고 관리들에게 화풀이하지 마십시오.
나쁜 돈 천 관(貫)은 구하기 쉽지만, 좋은 돈 한 푼은 구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자비희사(慈悲喜捨)를 닦는 것을 끊지 마시고, 도를 이루면 재난과 장애를 면하는 길이 있습니다.
한가로이 놀기 위하여 육친을 끊으면, 훗날 재난과 횡화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세상에 미혹되어 수행하지 않으려 하며, 재물과 여자에 연연하여 그치지 않습니다.
산중에서 정좌하면 즐거움이 유유한데,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도처에서 구하려고 합니다.
지렁이도 불법을 들어 아는데 사람은 불법을 배우지도 않고 부끄러워할 줄도 모릅니다.
백년 인생을 헛되이 지내면 다시 사람 몸 얻기는 어렵고도 어렵습니다.
당신이 청산에게 어느 때 늙는가를 물으니, 청산은 당신에게 어느 때 한가한지를 묻습니다.”
26.
무제가 물었다.
“세상사람 중에 복과 수명을 다 같이 갖추고 모습이 원만한 자는 무슨 인연입니까?”
지공 스님이 답하였다.
“이런 사람은 과거세상에서 불법을 믿고 재계하며 여러 착한 일을 지었기 때문에,
금생에 장자나 부귀한 집안에 태어난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모습이 단엄하고 육근이 청정하고 신체가 건강하며,
병이 없고 재앙이 없으며, 주변 환경이 아름답고 복을 향유함이 자재합니다.
사람들이 공경하고 좋아하며, 처자·노복 등 모든 것이 여의하며, 재보가 풍요하여 수용에 다함이 없습니다.
이것은 전세에 보시하여 좋은 인연을 맺어온 복이며, 다른 사람이 빼앗아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이와 같이 복을 누릴지라도 때에 맞춰 머리를 돌려야 합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복을 누림에는 다할 때가 있으니
사람의 수명이 얼마나 되겠느냐!
부귀는 일장춘몽과 같아서
잠깐 사이에 없어지고 마네.
만약 제때에 수행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없어진 후에는 슬퍼지리라.
지공 스님께서 또 부귀게를 읊으셨다.
차가운 바람, 살을 에이며 눈꽃이 휘날리는데
따뜻한 누각, 붉은 화로의 석탄불이 달아오르네.
얼마나 많은 대갓집의 부귀한 객이
금병에 든 술, 향기로운 음식 맛보았는가!
몸에는 비단옷에 솜저고리를 입고
날마다 고기와 과일 먹으니 입이 향기롭네.
숙세에 선의 싹을 심었으니
금생에 부귀하여 영화를 누리네.
선을 지음에 인과가 없다고 말하지 말라.
금생에 장자의 집에서 복을 누리네.
만약 복을 누리면서 다시 복을 지으면
금상첨화(錦上添花)로구나
27.
무제가 다시 물었다.
“어떤 사람은 생산에 힘쓰지도 않고, 가계를 관리하지도 않고, 별 착한 일도 닦지 않으며, 오히려 당을 만들어 도적이 되는데 그 과보는 어떠합니까?”
스님께서 답하셨다.
“이 사람은 과거 이래로 선근을 심지 않고 많은 악업을 심었으며, 또 선량한 사람을 모욕하였습니다.
금생에는 반드시 빈곤한 집에 태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잘못을 고쳐 착해질 줄을 모르며 도리어 더욱 나쁜 짓만 일삼습니다.
마치 설상가상과 같아서 하루아침에 악이 가득 차면 관가에 체포되며,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가 나올 기약이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사악하고 악독하며, 도처에서 사람들에게 재물을 약탈하면서 자신의 부(富)만 도모합니다.
남들의 고통은 돌보지 않으니, 죄업이 산처럼 높습니다.
죽으면 지옥에 들어가 염라대왕전 업경대에서 죄장이 모두 드러나며,
부모와 육친 권속까지 연루되어 함께 고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죄를 마치고 사람이 되면 남은 죄업이 있으므로 빈궁하고 곤란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몸을 가릴 옷이 없고 배를 채울 먹을 게 없으니, 갖가지 고난은 말로 다할 수가 없습니다.”
지공 스님이 또 탄식하며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손에는 밥그릇을 들고 거리에서 동냥하며
머리에는 두를 모자도 발에는 신발도 없이
밤에는 다리 밑과 차가운 집에서 묵으며
낮에는 자루를 들고 남의 집 문을 기웃거리네.
차가운 한풍에 눈이 휘날리면
얼마나 많은 가난한 사람이 이맛살을 찌푸리는가.
땔나무와 쌀이 없어 아이들은 배고프다 소리치며
아내는 남루한 옷을 입고 추위에 괴로워하는구나.
전생의 죄를 한탄하지 않고 금생에 다시 게으르며
천지를 원망하며 마음씨 또한 비뚤어져
집에는 벽도 없고 신발은 낡아 바닥이 없으며
찢어진 옷은 몸조차 가리기 어렵구나.
헝클어진 머리는 얼굴을 덮고
손가락은 생강마냥 울퉁불퉁하구나.
이러한 빈궁한 모습을 보니
모두 전생에 (부처님께) 향을 사르지 않았구나.
지공 스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유주(幽州) 사람 모간(毛侃)은 집이 가난하였으나 살 궁리를 찾지 않고 게으르게 지냈습니다.
인과를 믿지 않고 각지에서 스님들을 속여서 쌀과 돈을 얻어와 생활하였습니다.
그의 아내는 (남편에게 그러지 말 것을) 힘써 권하면서 남편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모간은 죽기 전 어느 날 밤 축생의 형상으로 변하였습니다.
다음날 돼지머리에 당나귀 발, 코끼리 귀에 사자코의 형상으로 어느 절로 들어가 청소하는데, 모든 사람들이 놀라며 무슨 괴물인지 알지 못하였습니다.
모간이 입을 열어 말하기를 ‘
나는 괴물이 아니며, 절을 속여 돈과 쌀을 편취한 모간입니다.
어젯밤 사왕보살에게 잡혀와 벌을 받아서 이러한 형상으로 변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산의 절에서 마당을 쓸면서 이러한 추한 과보를 받으며,
그 후에는 지옥에 떨어질 것입니다.”라고 말을 마치고는 다시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과보록(果報錄)』에 실려 후세에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유주지방의 모간이라는 사람은
절을 속여 재물을 취하면서 그 빚을 갚지 않으니
고기 같은 두 뺨에 큰 코끼리의 귀
당나귀 모습의 두 다리에 돼지 머리를 달았구나.
이전부터 지어온 악업이 끝이 없으니
절에서 땅을 쓸며 쉬지 못하는구나.
절을 왕래하는 객에게 권하노니
절의 물건은 절대로 탐하면 안 되노라.
28.
무제가 다시 물었다.
“산문(절)의 인과가 이와 같이 매우 크면, 감히 무서워 오는 사람이 없으면 곤란한 것 아닙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인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사람들은 깊이 믿고, 절대로 스님의 재물은 속여서 취하면 안 됩니다.
우리의 불법은 착한 사람은 절에 와서 함께 권하여 선을 행하고,
악한 사람은 삿됨을 고쳐 바름으로 돌아와 악을 없애고 선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항상 착한 일을 하면 바로 선인(善人)입니다.
어떤 사람은 착한 사람인 양 가장하여 절의 재물을 탐하여 취하는데,
착한 일을 빌어 거짓을 행하면 마치 사람을 잡아먹는 나찰귀신과 같은 것입니다.”
29.
무제가 또 물었다.
“가사(袈裟), 계의(戒衣, 장삼)와 종·북 등 법구(法具)를 보시하면 그 복은 어떻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가사를 보시하면 일곱 생 동안 사람의 몸을 잃지 않으며, 계의를 보시하면 세세생생 배부르고 따뜻할 것입니다.
법기(法器)를 보시하면 음성이 우렁차고 좋은 명성을 얻게 되며, 양말과 신발을 보시하면 하인이 되지 않을 것이며, 짚신을 보시하면 길에서 돕는 사람이 있게 되며, 놀라고 위험한 경우를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30.
무제가 물었다.
“스님들께서 사람들을 교화하는데, 우리들이 많은 재물을 보시하면서 도처로 시주를 구하러 가지 못하게 하면 어떻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그건 좋지 않습니다.
스님들이 시주를 구하는 것은 시주자에게 복을 심고 좋은 인연을 맺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반드시 한 사람만 교화해서는 안 됩니다.
널리 세상 사람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발심하여 복과 지혜를 닦아 함께 고해를 벗어나게 해야 합니다.
경에 이르기를,
‘차라리 천집의 공양을 받을지언정, 한 집의 은혜를 받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스님들의 원입니다.
보시자는 자기의 힘에 따라 하고 싶은 대로 복을 지을 것이며, 보시는 마음에 있지 재물에 있는 것은 아닙니다.
떨어지는 낙숫물도 그릇에 가득 차게 됩니다.
조그마한 선도 모으지 않으면 어찌 성인이 되겠으며, 조그마한 악도 그치지 않으면 자기 몸을 무너뜨리기에 충분합니다.
어떤 사람이 착한 일을 하는 것을 보았을 때, 환희심을 발하여 말로써 칭찬하면 그 복을 함께 얻을 수 있습니다.
하물며 인연 따라 보시하면 더할 나위가 없습니다.
따라서 마음씨를 잘 쓰는 것이 가장 뛰어납니다.”
고덕의 게송에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얼굴에 성냄이 없는 것이 참 공양이며
입에 성냄이 없으면 묘한 향기가 나오네.
마음에 성냄이 없으면 가치를 알 수 없는 보배이며
걸림이 없고 막힘이 없는 것이 참된 진리이네.
삼보의 문중에서는 복 닦기가 쉬우며
한 푼의 희사로 만 배의 보답을 받네.
그대와 더불어 견고한 창고에 맡기면
세세생생 복이 그치지 않으리라.
지공 스님께서 이어서 말씀하셨다.
“세상사람 중에서 선을 짓고 복을 쌓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을 넉넉하게 가져야 합니다.
먼저 행하고 나서 후에 집의 아내에게 말하는 게 좋습니다.
아내가 원하지 않으면 서로 번뇌를 더하게 될까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옛날에 어떤 큰 부자가 있었는데, 선을 좋아하고 보시를 좋아하였습니다.
선인(仙人) 여동빈(呂洞賓)이 감동하여, 그를 제도하기 위해 노인으로 변화하여
부자 앞에서 짚신을 팔려고 하였습니다.
그 장자는 짚신이 매우 좋은 것을 보고 사려고 가격을 물었습니다.
노인이 한 켤레에 황금 석 냥이라고 말하자, 그 부자는 돈을 가지러 집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자기 부인이 알고는 나무랐습니다.
‘당신 미쳤어요. 짚신 한 켤레에 어떻게 황금 석 냥이나 주고 사려고 합니까?’
장자는 아내의 소리를 듣고 노인의 짚신이 너무 비싸다고 사지 않았습니다.
여동빈 도사는 한 수의 게송을 읊고는 가버렸습니다.
황금 석 냥의 가격 높지 않으며
짚신은 매우 튼튼하게 만들었네.
장자는 아내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하는데
선인(仙人)으로 하여금 빈손으로 가게 하였으니!
부자가 게송을 듣고 급히 바깥으로 나왔으나, 노인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로소 그는 신선이 와서 시험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가슴을 치며 크게 후회하면서,
복의 인연이 천박한 것을 탄식하였습니다.
세간에는 어질지 못한 부인들이 많이 있어 남편이 좋은 일 하는 것을 물러나게 하며,
남편으로 하여금 착한 일을 지을 인연을 놓치게 할 수 있습니다.”
게송으로 이르니 다음과 같습니다.
과거생에 이미 복을 심었으면
금생에도 자연히 큰 인연 있으나,
인색하여 놓지 못하니 신선은 가버렸으며
가슴을 치고 크게 후회해도 소용없구나.
31.
무제가 또 물었다.
“어떤 사람은 절과 스님을 관장하면서 생사대사(生死大事)를 위하지 않고 오로지 불사(佛事)를 하여 돈을 모읍니다.
여러 대중들에게는 각박하게 하고 자기에게는 후하게 하며,
스스로는 재계를 지니지 않으면서 도리어 다른 사람을 비방합니다.
권세에 의지하여 공평하게 하지 못하고
여러 대중을 욕하여 신심(信心)을 잃게 하는데,
(그런 사람은) 이후 어떻게 됩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절을 관장하려면 사람들의 사표가 되어야 하는데 어찌 쉽겠습니까?
자기의 행위가 전도(顚倒)되니 남을 가르칠 정법이 없으며, 계율과 청규(淸規)를 알지 못합니다.
잘난 체하여 남들의 공경을 받으려고 하며,
아만심이 높고 삿됨을 행하는 것이 위험할 지경입니다.
염치도 모르고 술 마시고 고기 먹으며,
여럿이 모여 시끄럽게 굴면서 세상의 나쁜 소리를 지껄입니다.
이것은 바로 맹인이 여러 사람을 이끌고 불구덩이로 들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어느 날 복이 다하고 악이 가득차면 재난과 횡화가 몸에 덮치게 됩니다.
불법을 오염시킨 죄가 가볍지 않으니, 현재생에서도 고통스런 과보를 받지만
임종 후에는 지옥에 들어감이 화살과 같을 것입니다.”
32.
무제가 물었다.
“조정의 문무백관 중에는 세력을 믿고 백성을 괴롭히는 자가 있습니다.
일처리가 공평하지 못하면서 혹독한 형벌로써 백성의 재물을 탈취하는데,
이런 자들은 뒷날 그 과보가 어떠합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이러한 사람이 관리가 된 것은 전생의 복 덕분입니다.
복이 다하고 목숨을 마치면, 염라대왕의 업경대에 그가 저지른 모든 죄악이 비춰져서
법에 따라 죄를 받게 될 것입니다.
죄가 가벼운 자는 축생이 되어 밭을 갈면서 빚을 갚을 것이며, 죄가 무거운 자는 교룡(蛟龍)이 되어 사천하에 비를 뿌리면서 빚을 갚게 될 것입니다.
오래도록 풍백(風伯), 우사(雨師)의 쇠몽둥이를 맞고, 온몸의 비늘에 온갖 독충이 살면서 선혈이 길게 흐르며, 주야로 온갖 고통을 받으면서 쉬지 못할 것입니다.
33.
무제가 다시 물었다.
“청렴한 관리는 어떻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공정하고 청렴한 관리는 임종 후 성황신(城隍神)이 되든지, 명산(名山)이나 신선이 사는 곳의 신(神)이 됩니다.
위로는 하늘의 칙명을 받고 아래로는 백성의 공양을 받으며, 그중에서 음덕(陰德)이 성한 자는 저승을 주재하는 관리가 되든지 혹은 염라대왕이 되기도 합니다.”
34.
무제가 또 물었다.
“지방의 아문(衙門) 중에는 모든 것을 지방 관리들이 관장하면서
공평한 도리에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관의 권세에 의지하여 선량한 백성의 재물을 갈취하는데, 어떠한 과보가 있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관리들이 관의 권세를 믿고 재물을 속여 취하며 백성을 해치는 자는
죽은 후 산중의 들짐승이 되어 사람만 보면 놀라 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백성을 위협하고 속였기 때문에, 금생에 놀라게 되고 살해되는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지방의 경찰이나 토호들이 사람들의 재물을 사사로이 속여 취하는 자는
소, 말, 돼지, 양 등 육축이 되어 과거의 빚을 사람들에게 갚습니다.
빚을 다 갚은 후에 다시 가난한 사람이 되어 남들의 멸시를 받으며 자유롭지 못합니다.
선악의 과보는 사람들이 스스로 지어 스스로 받는 것으로서,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35.
무제가 물었다.
“황후는 구렁이의 몸으로 떨어졌는데,
나는 그녀가 생전에 무슨 악업을 지었는지 아직 알지 못합니다.”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황후는 궁중에 있으면서 음험하고 악독하였습니다.
『묘법연화경』을 찢어 훼손하였을 뿐 아니라,
대왕이 불법을 배우고 수행하는 것을 시기하였습니다.
육궁의 비빈들을 질투하고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혔으며,
삼보를 경멸하고 모욕하였습니다.
그녀는 거짓으로 스님에게 재를 베풀면서, 안에 고기를 넣어 스님의 청정한 계를 파괴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산승이 마음이 밝아 그녀의 나쁜 계략에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여러 스님들에게 스스로 먹을 것을 준비하여 몸에 숨기라고 분부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녀의 더러운 음식은 옷 속에 감추고, 자신이 가져온 깨끗한 음식을 먹게 하였습니다.
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을 때, 황후는 입을 가리고 크게 웃으며 궁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녀는 도리어 마음속으로 즐거운 마음을 내었습니다.
산승은 암자로 돌아오면서 더러운 음식을 밭에 버렸습니다.
파, 마늘, 부추 등 오신채를 먹고 예불 송경하면, 호법신장이 보호하지 않으니 이익을 얻지 못합니다.
황후의 갖가지 죄악은 삼계의 선신, 악신들이 모두 보았으며, 지옥의 업경대에 더욱 분명하게 비춰졌습니다.
그녀는 작은 선량함도 없고 악업이 천 가지나 되니 뱀의 몸이 된 것입니다.
만약 대왕이 선을 닦지 않았으면 황후는 영원히 축생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악에는 모두 과보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불법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불법을 비방하고 허물기 때문에, 스스로 허물을 초래하는 것입니다.
나라의 국모(國母)가 존귀한데, 어찌 하필 구렁이 같은 무리에 떨어졌겠습니까?”
36.
무제가 또 물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과를 믿지 않고 갖가지 악업을 저지르며,
삼보(三寶)를 공경하지 않고 불교를 믿는 사람을 보면 훼방을 합니다.
나중에 잘못을 깨닫고 선(善)으로 향하면 어떻습니까?”
지공 스님께서 답하셨다.
“업(業)의 바다는 망망하나 머리를 돌리면 피안(彼岸)입니다.
죄를 알고 참회하며, 허물을 알고 고칠 줄 알아야 합니다.
선을 행하고 복을 닦으며 깨끗한 마음으로 수행하면 성불도 또한 어렵지 않습니다.”
37.
무제는 미소를 머금고 말하였다.
“오늘 향을 피우고 스님께 전생과 미래의 선악에 대한 인과응보를 물어서,
일일이 다 알게 되어 마음이 밝아지고 즐거움이 끝이 없습니다.
제가 미처 물어보지 않은 것이 있다면, 원컨대 스님께서 말씀하여 주십시오.
여러 대중들에게 스님의 가르침을 듣게 함으로써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자 합니다.”
지공 스님께서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대왕이 물은 일을 대중들이 믿지 않을까 걱정인데, 하물며 대법(大法)은 어떻겠습니까?
나는 악업을 참회하는 몇 가지 법을 말하여 사람들에게 믿음을 일으키고자 합니다.
대중들은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선(善)과 악(惡)의 두 바퀴는 원인에서 결과가 생기는 것이며,
결과 가운데서 또 원인이 생겨서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부귀와 빈천은 모두 선악의 업력(業力)으로부터 생깁니다.
경에 이르기를,
‘국왕과 제후 등 권세가 있고 부귀한 사람은 삼보(三寶)를 예경함에서 온다.
큰 부자는 보시에서, 장수(長壽)하는 것은 살생하지 않고 방생함으로써,
용모가 단정함은 인욕에서 오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성취가 있음은 정진함으로써 생기며, 총명하고 재능이 있는 것은 지혜에서 생깁니다.
음성이 맑고 투명한 것은 삼보에 노래함으로써 오는 것이며, 병이 없음은 자비한 마음에서 옵니다.
그리고 용모가 아름다운 것은 공경에서 오며, 키가 작은 것은 남을 경멸하였기 때문이며, 못 생긴 것은 화를 내고 질투함으로써 생긴 것입니다.
지식이 없는 것은 배우지 않기 때문이며, 태어나면서부터 어리석은 것은 과거생에 기술이 있어도 남에게 가르치지 않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벙어리는 사람을 욕하였기 때문에, 하천한 것은 트집을 잡고 빚을 갚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모가 추하고 검은 것은 사람에게 광명을 가린 연고이며, 의복을 갖추지 못한 것은 (불전에서) 살을 드러내고 불경하였기 때문입니다.
코끼리 다리와 당나귀 발은 행동이 경만하고, 다른 사람의 다리에 병이 있다고 조소하였기 때문입니다.
복을 받는 가운데 불안한 마음은 보시한 뒤 후회하며 아깝다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며, 사슴이 된 것은 사람을 놀라게 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는 것이 마치 새장에 갇힌 것처럼 부자유스러운 것은 사람을 희롱하였기 때문이며, 몸에 악창이 생기는 것은 중생을 채찍으로 때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보고 기뻐하였기 때문이며, 살아서 궁형(宮刑)을 받는 것은 다른 사람을 우리 속에 가두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법 듣는 것을 어지럽게 하면 개의 무리에 빠지며, 무심히 법을 들으면 당나귀의 무리에 태어납니다.
먹을 것을 아까워하면서 혼자 먹으면 아귀세계에 떨어지며, 사람이 되어서는 빈궁하여 배고픔에 허덕이게 됩니다.
상하고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을 사람에게 먹이면 후에 돼지, 개의 무리에 떨어집니다.
그리고 속이고 사기치고 기만하여 남의 물건을 빼앗으면, 후에 양의 무리에 떨어져서 껍질이 벗겨지고 고기를 먹히는 과보를 받게 됩니다.
재물을 도둑질하면 후에 소와 말로 태어나 사람의 부림을 받게 되며, 거짓말로 남에게 전하기를 좋아하는 자는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 끓는 구리물을 마시고 혀를 빼 밭을 가는 발설지옥에 빠지게 됩니다.
죄를 다 받고 나면 까마귀로 태어나, 사람이 그 소리를 들으면 그가 죽기를 저주합니다.
술 취하는 데 탐닉하면, 후에 끓는 똥물지옥 가운데 떨어집니다.
죄를 마치고 나면 원숭이 가운데 태어나며, 후에 사람이 되어서도 미련스럽고 사리에 어둡습니다.
무지하고 힘을 탐하는 자는 후에 코끼리의 무리에 태어납니다.
부귀한 사람이 도리에 맞지 않게 아랫사람을 채찍으로 때리고 괴로운 일을 시키면, 나중에 물소의 무리에 태어나 코가 뚫려서 밭을 갈고 수레를 끌면서 묵은 빚을 갚게 됩니다.
사람이 깨끗하지 못한 것은 돼지무리에서 온 것이며, 간탐하는 사람은 개의 무리에서 온 것입니다.
그리고 잔인하고 흉악한 것은 양의 무리에서 온 것이며, 침착하지 못하고 참지 못하는 사람은 원숭이의 무리에서 온 것입니다.
몸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것은 고기와 자라 가운데서 온 것이며, 화를 잘 내고 독한 사람은 뱀의 무리에서 온 것이며, 사나운 사람은 호랑이 무리에서 온 것입니다.
모든 중생은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마음을 깨끗이 하고 행동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
경에 이르기를, ‘믿음은 도의 근원으로 가는 공덕의 어머니이며, 모든 선근을 자라게 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믿지 않는 허물은 모든 죄 중에서 최상입니다. 무간업(無間業)을 짓지 않으려면 마땅히 불법을 믿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38.
무제가 찬탄하며 말하였다.
“오늘 스승님의 법문을 들으니 태양이 하늘을 비추는 것과 같습니다. 달이 호수에 비치는 것처럼 투철하고 분명하니, 깊이 믿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스님의 설법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가르침을 들음이 감로와 같습니다.
신하들에게 천하에 유포하게 하여, 즐거이 듣고 깊이 믿으며 경건히 받들어 행하게 할 것입니다. 모든 인간, 천상의 사람이 믿고, 불법의 대해 속으로 들어가 신수봉행하기를 널리 원하옵니다.”
-원효사 카페에서 모셔옴-
첫댓글 나무타미타불 나무타미타불 나무타미타불 성불도 되세요...
감사합니다.성불하세요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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