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천주교회가 관심을 쏟은 사회사목분야는 환경 분야였다. 일본 지진해일과 원전 사고에서 비롯된 환경위기 의식의 고조는 교회 저변에 대안에너지 모색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 4대강 공사 강행에 따른 환경 피해가 가시화됐고, 구제역 피해는 농촌공동체에 심각한 위기의식을 가져왔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갈등은 아직도 내연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한국교회도 공감하면서 사회교리주간을 제정,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을 교회공동체에 널리 알리려는 시도에 들어갔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 한국교회 사회사목분야를 결산한다.
일본 원전사고ㆍ4대강 공사 등으로 환경위기 의식 고조 의료봉사ㆍ기부문화 확산... 북녘에 사랑의 밀가루 지원 이주민 미션 센터 설립 등 각 교구 이주사목 역량 높아져
▲ 10월 수원교구 이주사목위원회가 마련한 이주민 미션 센터 축복식을 마치고 교구 총대리 이성효(사진 가운데) 주교와 이주민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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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분야를 달군 이슈는 '원전 문제' 환경분야 쟁점은 '원전'문제가 표면화됐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일본 동북부를 덮친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세계 각국 교회는 지원을 통해 보편교회 사랑에 합류하면서 원전의 위험성을 자각했다. 한국교회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와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주최로 일본과 독일 등 외국의 관련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연과 사진전 등을 통해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대안에너지를 모색했다.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등 한국 주교단도 11월에 지진 피해 현장인 일본 센다이교구에서 열린 한일주교교류모임에 참석, 지진 피해 현장을 둘러보고 원전 사고를 포함해 양국 환경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해 겨울부터 발생한 구제역 사태, 4대강 공사에 따른 문제들, 두물머리 농민들의 힘겨운 투쟁 및 생명평화미사 봉헌, 한미 FTA로 인한 대립과 갈등도 올해 환경분야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 한 끼 100원 나누기 1000호점 축복식에서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장 정성환(왼쪽) 신부와 전윤안ㆍ박윤희씨 부부가 1000호점 등록패를 부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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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 확산과 나눔 실천이 돋보인 해 올해는 고 이태석 신부의 '울지마 정신'이 국내외 소외된 이들의 눈물을 닦아줬다. 이 신부 뜻을 잇기 위해 피부과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이 수단 톤즈로 의료봉사를 떠나기도 했다. 생활 속 나눔운동도 작은 결실을 이뤘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나눔운동 '한 끼 100원 나누기' 참여 음식점은 1000호점을 돌파했고 의정부교구 사회복지법인 대건카리타스의 '100원의 행복충전소' 모금액이 1억 원을 넘어섰다. 신앙인들의 기부 릴레이는 잔잔한 감동을 더했다. 재불 서지학자 고 박병선 박사가 유산과 도서를 인천가톨릭대에 기증했고, 미국에서 총격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 채소장사로 5남매를 키운 부부 등 신자들의 기부금 봉헌도 이어졌다. 가톨릭 문화예술인들도 기부 대열에 동참, 기타리스트 김태원씨가 「우연에서 기적으로」 인세를 수도회에 기부했고, 중견 탤런트 김지영씨 등 14명이 「슈퍼스타」 인세를 (재)바보의 나눔에 기증했다.
▲ 6월 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 사무총장 이종건 신부가 황해북도 강남군 일원 영유아와 산모들에게 보낼 밀가루 100톤을 축복하고 있다.
| #머나먼 여정, 민족 화해와 해외원조 남북관계 경색은 3년째 계속됐지만, 대북 나눔과 교류는 희망의 물꼬를 텄다. (재)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과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수해로 큰 피해를 본 북녘 형제들을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사랑의 밀가루를 지원했다. 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를 비롯한 7대 종단 대표단이 북녘을 방문하고 돌아온 것이 특기할 만하다. 방북 시 남북 종교인들은 공동성명을 발표, 남북 종교인 모임 정례화를 약속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나가는 데 종교인들이 앞장설 것을 천명했다. 갈라진 겨레의 화해와 일치를 기원하는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가 8년 만에 지난 6월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거행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북한이탈주민 사도직 활동은 교구별 쉼터가 활성화되고 북한이탈주민 교육이 계속됐다. 지지부진한 대북지원과 달리 해외원조는 뜨겁게 계속됐다. 35년간 소외된 이웃을 지원해온 한국 카리타스는 지난 1월 가톨릭교회 해외원조 사업 전담기구인 (재)한국 카리타스 인터내셔널을 설립해 한국 가톨릭교회의 해외원조 및 대북지원 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5년 전에 비해 훨씬 높아진 '이주사목 이해도' 5년 만에 지난 3월 열린 전국 이주사목 실무자 연수는 한층 높아진 한국교회 이주사목 수준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연수를 마친 이주사목담당 사제들 사이에선 이제 한국교회도 외국 이주사목 전문가 강의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만들고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다는 자평이 나올 정도였다. 전국 이주사목 담당 사제들은 올 한 해 4차례 대표사제 회의를 열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부부 이혼 △외국인 미혼모ㆍ낙태 문제 △교육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이주민 자녀 문제 등 이주사목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사목적 대책을 모색했다.
#사회교리주간 제정돼 첫 시행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에서 제정돼 첫 시행된 사회교리주간(12월 4~10일)은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
1995년 서울대교구가 사회교리학교를 개설, 교육에 들어간 지 16주년을 맞고 있음에도 사회교리라는 용어가 낯선 이들이 적지 않은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제정된 것으로, 이에 발맞춰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와 각 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사회교리 교육교재 편찬과 사회교리 특강 등을 마련해 신자들이 복음과 교리를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는데 도움을 주려 했다.
또 지난 5월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출범하고 각 교구 정평위 조직 강화 및 사회교리교육 확대 계획 등이 추진됐다.
오세택ㆍ백영민ㆍ이지혜ㆍ이힘ㆍ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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