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6,7-13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7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더러운 영들에 대한 권한을 주시고, 둘씩 짝지어 파견하기 시작하셨다. 8 그러면서 길을 떠날 때에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고 명령하시고, 9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고 이르셨다.
10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디에서나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그 고장을 떠날 때까지 그 집에 머물러라. 11 또한 어느 곳이든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으면, 그곳을 떠날 때에 그들에게 보이는 증거로 너희 발밑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2 그리하여 제자들은 떠나가서, 회개하라고 선포하였다. 13 그리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부어 병을 고쳐 주었다.

지난주일 새벽이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묵상을 하고 새벽 묵상 글을 쓰고 나니 시간이 꽤 남았습니다. 그리고 일찍 일어나서인지 배가 많이 출출하더군요. 그래서 배를 채울만한 것이 있나 하고 냉장고를 뒤졌더니, 냉동실 안에 얼려놓은 약밥이 있네요. 그 약밥을 꺼내놓고 이것저것 하면서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한 30분쯤 지났을까요? 약밥이 약간 말랑말랑해졌습니다. 새벽 미사가 있기 때문에 얼른 먹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가톨릭교회의 성직자로서 저 역시 공복재를 지켜야 하니까요. 한 입을 딱 무는 순간, 이빨이 시릴 정도더군요. 맞습니다. 아직 다 녹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도 먹지 않습니까? 약밥이 아이스크림이려니 하고 생각하면서 그냥 녹지 않은, 그래서 하얀 얼음까지도 보이는 약밥을 다 먹었습니다.
새벽 미사를 시작하고 얼마 뒤,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하네요. 강론이 끝난 뒤에는 가슴에 무엇인가가 들어있는 듯이 미사하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나중에는 머리까지도 아프더라고요. 미사는 어떻게 끝났지만, 저는 하루 종일 많이 힘들었습니다.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마치 몸살 걸린 것처럼 안 아픈 데가 없더군요. 더군다나 이 날은 보좌신부가 아이들 캠프를 쫓아간 날이라 제가 새벽부터 저녁미사까지 그리고 여기에 구역미사까지 모두 5대의 미사를 해야 하는 날이었거든요.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았습니다. 꼼짝도 못하겠고, 괜히 짜증만 날 뿐 내 뜻대로 잘 되지도 않습니다. 그 순간 이러한 생각이 들더군요.
‘이 몸이 내 몸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병이 들어 앓아 보니 내 몸이 아니구나. 내 몸이 아닌 이 몸. 이 몸을 우리는 잠시 주님으로부터 빌려 쓰는 것이 아닌가?’
내 몸도 아니면서 왜 이렇게도 잘난 체하고 살았으며, 왜 이렇게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면서 살았는지……. 아프고 나서야 겸손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 열둘을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그런데 파견할 때의 조건은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말라. 신발은 신되 옷도 두 벌은 껴입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실 지팡이와 신발은 그 지역을 돌아다니는데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지요. 지팡이는 몸을 보호하는데 거의 필수적인 것이며, 신발은 그 지역의 돌 많은 땅을 걷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모두 버리라는 ‘단순하고 검소한 정신’을 강조하십니다.
우리 역시 이 세상에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알리기 위해 파견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얼마나 많은 조건들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지요? 내가 안고 있는 이 몸을 가장 큰 선물로 주님으로부터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까지도 주님께 요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주님으로부터 이미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이제 ‘단순하고 검소한 정신’을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주님 뜻에 맡게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 어떻게 보낼 것인가를 고민할 만큼 인생은 그리 길지 않다.(새뮤얼 존슨)
두려움을 모를 때(‘행복한 동행’ 중에서)
2008년 9월, 월터 마리노는 자폐증을 가진 아들 크리스와 함께 해변에 나갔다가 엄청난 일을 겪었다.
마리노는 수영을 하던 아들이 육지에서 멀어지자 황급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들과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고, 어느새 육지도 보이지 않자 공포가 밀려왔다. 주위는 말 그래도 망망대해. 마리노는 어린 아들이 겁먹을까 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크리스는 천진하게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마리노는 평소 둘이서 자주 하던 놀이를 시작했다. 마리노가 영화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즐겨 하는 대사 “무한히!”를 외치면 크리스는 다음 구절인 “그리고 그 너머!”라고 답하는 단순한 놀이였다. 놀이는 1시간 동안이나 이어졌지만 파도가 거세 둘의 사이는 오히려 벌어지기만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들의 목소리마저 들리지 않았다.
아들이 사라지자 마리노는 절망했다. 그 역시 장장 5시간이나 헤엄친 터라 탈진 상태였지만, 크리스가 지금도 어딘가에서 수영을 즐기고 있을 거라 믿으며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리고 바다에 뛰어든 지 12시간 만에 어선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해안 경비대 선박에 옮겨 탄 마리노는 후송을 거부하고 서둘러 아들을 구조해 달라고 애원했다. 수색 헬기는 2시간 동안 바다를 수색했고 놀랍게도 여전히 수영을 하고 있는 크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리노는 가족과 함께 미국 NBC 투데이에 출연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들 덕에 12시간을 버틸 수 있었어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모르는 크리스는 표류하면서도 마치 바다 위로 모험을 떠난 듯 계속 웃고 있었지요. 덕분에 나 역시 두려움을 이겨내고, 아들에 대한 기대도 잃지 않았죠.”
두려움을 모를 때 우리가 해낼 수 있는 일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리고 종종 그것은 놀라운 기적을 부르기도 한다.
첫댓글 사랑하는 우리님~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씨앗을 뿌리고 기쁨, 사랑, 행복, 희망을 주어 아름다운 열매가 맺을수 있도록 행복한 "삶"의 연속이기를 소망 합니다..*^^* 님~대지가 양의 기운을 갖기 시작하는입춘(立春)을 맞이하며~ 싱그런 봄의향기 고운소식과 누가 봐도 아름답고,누가 봐도 부담이 없는 순수를 사랑하는 삶의 하루를 활짝 열어봅니다.봄볕이 내리는 날 님의~ 마음에 꽃씨를 심어 보시는 포근함 가득한 좋은날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기쁨.평화!주님의 신비를 또 기쁘게 느껴보게 됩니다.입춘을 맞은날 이곳 날씨도 따뜻하였음으로 봄날 기분이었습니다.자연은 참 아름답습니다.그 자연의 기쁨과 아름다움을 내마음에로 가져올수 없을까?욕심을 버리는 순수한 삶을 많이 노력하고 싶습니다.!자연의 주인도 우리 모두인데... 신부님 갑사합니다.신부님 강론을 읽으면서 많이 놀랬습니다. 다시는 그런식으로 끼니를 넘기면 안되지요.꼭 따뜻이 준비후 식사를 하시기를 부디 바람입니다.!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러게 신부님 아무거나 드시지 마세요 늘 건강 하시길 빕니다. 건강하세요
찬미에수님~안개가 짙게깔려 장관입니다..하느님 아버지 멋장~이`!..아름다운 목요일 주셔서감사합니다....신부님 감사합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주님의 은총 감사드립니다.
입으로는 예수님께 모든것을 맡겼다고 되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약한 모습으로 불안하게 떨고있는 저자신을 봅니다! 예수님! 저의 나약함을 붙잡아주시고 예수님만 보고 의지하는 자녀가 되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
건강은 건강할때 더 잘 지키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길 빕니다. 신부님 혼자가 아니십니다. 너무도 많은이의 아버지셔요. 글 감사합니다. *^^*
둘씩 짝지어 보내고, 지팡이와 신발.그리고 다른것들은 모두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시지요.두 사람은 공동체의 가장 기본단위, 그리고 지팡이는 길의 인도, 신발은 나의 믿음을 상징하는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혼자 알아서 잘 살 수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것을 외적인것에 의존할 수 밖에 없네요. 외적이란, 나를 제외한 하느님의 영역이고요.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요..크리스도 바다을 믿었고, 그 믿음으로 즐겁게 수영할 수 있었듯이요. 바다를 재앙이라 믿는 사람과, 물놀이를 즐기는 곳이라 믿는사람의 태도는 천지차이일거예요. 오늘도 큰 교훈을 얻었어요. 이미 알아버린 두려움이지만, 즐거움으로 바꿀 수있을거예요.신부님 감사해요!
에구~조심하시지 않구~병원은 가셨어요~? 군뎅, 얼은 약밥이 맛있어요~?그걸 어떻게 먹지~ㅋ
빵도, 여행 보따리도 전대에 돈도 가져가지 않은 상태, 저도 감히 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감사합니다. 신부님^^★
봄이 시작 된다는 입춘.. 눈속의 뾰족이 내미는 새싹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환절기 신부님 영육간 건강 하소서..
이른새벽 녹지않은 약밥이라니...넘 위장을 우습게 아시는것 아니신지 ...ㅋ 지금은 회복 되신거죠 ~? 담부턴 쪄드세요 .신부님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