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국스님 법문 ] 월간 법공양, 10월호
13세에 일타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출가한 나는 절에서 학교를 다녔고, 서울대학교 법대를 들어갔습니다.
그 곳에서 글 쓰는 동아리에 갔다가 한 아가씨를 만났습니다. 나는 첫눈에 반하였고, 그 아가씨를 보지
않으면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당시 서울 정법사에 있으면서 학교를 다녔는 데, 저녁에 돌아와 예불을
올리며 '지심귀명례'를 하여도 한 눈에는 아가씨가 싱숭생숭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손목도 잡아본 것이
아니요 데이트를 해본 것도 아닌데, 계속 아가씨의 모습이 떠나지를 않았습니다. "이상하다. 보기만
하였는데 이렇게 떨쳐버리지 못하다니!"
그 길로 해인사로 내려가 성철스님을 뵈었을 때, 자초지종을 말하지도 않았는 데 네 속에라도 들어와
보신 듯 묻는 것이었습니다.
"니 가시나 생겼제?"
"예, 스님"
"이 망할 놈! 맞아 죽어도 시원찮은 놈! 학교 그만 둬!"
"스님, 어떻게 들어간 학교인데, 졸업은 하게 해주십시요."
"니가 누군지도 모르는 놈이 무슨 학교를 다녀? 마음이 뭔지도 모르는 놈이! 어디 뭔지 대답해봐!"
그리고는 옆에 있는 주장자를 들어 보이시며 소리를 쳤습니다
"이거 보이느냐?"
"예, 보입니다."
"뭐로 보노?"
"눈으로 봅니다"
스님께서는 불을 딱 꺼버리고 계속 물었습니다.
"보이나?"
"안보입니다."
"왜 안보이느냐?"
"스님, 깜깜하니까 안보이는 것 아닙니까?"
"이놈의 자식아! 고양이나 올빼미나 부엉이는 깜깜할 수록 잘 보인다. 너는 고양이 눈깔만도 못하냐?"
큰 스님께 호되게 꾸지람을 들은 나는 벌벌 떨면서 말했습니다
"스님,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누가 보는지, 누가 듣는지도 모르는 놈이 학교는 무슨 학교? 장경각에 가서 하루 5천배씩 해라!"
장경각에서 날마다 5천배를 하면서 부처님 법에 대한 고마움을 깊이 깊이 느꼈기에, 10만배가 끝나는 날
나는 오른손 손가락들을 펄펄 태우면서 맹세했습니다.
"부처님, 다음 생도 또 다음 생도, 몇 백생을 다시 태어날지라도 스님의 길이 아니면 가지 않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요."
"스님이 되게 해주십시요"라는 기원이 아니라
"결코 스님의 길이 아니면 가지 않겠습니다. 부처님 지켜봐주십시요"라는 발원을 했습니다. 그게 벌써 몇 십년 전인데, 지금도 그 발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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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호 구성)
이달의 법문 : 삶이 아름다우면 죽음 또한 아름다우리
불교신앙의 세계 8 : 지장신앙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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