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올 2014년 1월 1일부터 12월 25일까지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라는 제목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한자교육을 하고 교과서에 한자말은 한자로 써야 한다는 글을 25회에 걸쳐서 연재했다. 20년 전 1994년에도 [亞太시대 문자, 漢字를 배웁시다]는 제목으로 17회까지 연재하다가 한글단체가 반대하고 조선일보 노조에서 반발하니 중단한 일이 있고, 그 때 또 [한자를 배우자]라는 제목으로 10여 회에 걸쳐서 한자 조기교육하자는 글을 연재한 일이 있다. 그리고 지난 20여 년 동안 틈만 나면 한자 섬기기 글과 기사를 내고 있다. 한글 짓밟기 상습범이다. 도대체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한글을 못살게 굴까? 왜 친일 반민족 성향이 있어서일까? 돈벌이로 그 짓을 계속 할까? 그냥 놔두면 안 되겠다.
▲ 1994년 조선일보는 한글전용을 반대하면서 한자혼용법을 만들자는 글을 17회 째 연재했다 © 조선일보 | |
일제 강점기 때 일본 국민으로 태어나서 일본어를 국어로 일본 역사를 국사로 알고 배워서 일본식 한자혼용에 길든 친일 성향을 가진 자들은 광복 뒤 미국 군정 때부터 조선어학회가 “일본이 못 쓰게 한 우리 토박이말과 땅 이름을 도로 찾아서 쓰고 교과서를 우리 말글로 만들자.”고 할 때부터 반대했다. 그 때 글을 알고 교육을 받은 이들이 모두 한글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 한글 맞춤법도 모르니 한글로만 쓴 글은 익숙하지 않아 읽기도 힘들고 오히려 일본시대 길든 한자혼용이 편리했다. 60년 때까지도 박사요 교수라는 이가 띄어쓰기도 못해서 학생들 앞에 체면이 안서니 강의시간에도 일본 한자말만 한자로 몇 자 쓰고 유식한 체 했다. 이렇게 일본 식민지 세대가 한글을 잘 모르니 일본식 한자혼용을 좋아하는 것은 이해가 간다. 또 그들이 교육자, 언론인, 정치인, 경제인, 공무원으로서 한글전용보다 한자혼용이 좋다고 하면서 잘 산 것도 눈감아 줄 수 있다. 지난 수천 년 동안 중국 한문 속에 살았고, 일제 식민지 때는 일본식 한자말 속에 살았기에 한자를 바로 버리기 힘든 것도 이해한다. 나도 한자를 배우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한자에 목매지 말고 교과서에 한자를 혼용하지 말자는 것이다. 앞날을 생각해서 우리 토박이말과 한글을 살리고 빛내자는 것이다. 지난날 한글만 쓰는 한겨레신문이 나오기 전에는 모든 신문이 한글전용을 반대하고 한자혼용을 주장하는 편이었다. 그 때 언론인 또한 일본제국 한자혼용에 길든 일본 식민지 세대가 주축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남다르게 한자혼용 주장자들과 한 패가 되어 한글을 못살게 굴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한자패들과 함께 한자복권운동을 했다. 조선일보는 1992년에 한자혼용패들이 초등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헌법위반이라고 헌법소원을 내고 1993년에 김영삼 정권이 한자조기교육을 시행하려고 할 때도 그랬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식 한자혼용패들이 또 위헌소송을 내고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써야 한다는 나서 그 여론몰이에 발광하고 있다. 일본식 한자혼용 주장자들과 함께 짠 계획된 한글 죽이기다.
▲ 1994년엔 조선일보 노동조합 기자들은 조선일보가 한자혼용 편만 든다고 반발했다. © 조선일보 | |
1994년에 조선일보가 너무 지나치게 한자 편만 들고 독자들 반대 의견도 실어주지 않으니 공평해야 할 신문으로서 잘못이라면서 하이텔이나 천리안 들 누리통신에 올라온 조선일보 비판 글을 노조 신문에 실었다. 나는 그 때 하이텔, 천리안 같은 누리통신에서 공병우 박사와 그 잘못을 알리는 운동을 한 일이 있고, 한글단체가 대학로 학술회관에서 안호상, 김동길, 백기완 선생들을 모시고 한자 패와 조선일보의 잘못을 규탄하는 강연회를 열기로 한 날에 조선노조 신문을 복사해서 조선일보 앞에서 시위를 하고 대학로 거리에서 뿌린 일이 있다. 그런데 올해 25회에 걸쳐서 교과서에 한자를 함께 쓰게 하려고 연재한 [한자 문맹(漢字文盲) 벗어나자]라는 글들을 보면 억지소리로 가득 차있다. 훈민정음 창제 때에 새로운 글자인 한글을 설명하려고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들에 어쩔 수 없이 한자를 함께 쓴 것을 보고 세종대왕도 한자혼용을 했다거나, “차집관거·게첨·징구”와 같은 행정용어나 “추발(追拔)·도마(跳馬)·마장마술(馬場馬術)” 같은 체육용어와 동음이의어를 내 보이면서 이 말들을 한자로 써야 뜻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들은 한자로 써도 뜻이 뚜렷하지 않고 거의 일본 강점기 때부터 쓰던 한자말로서 버리거나 토박이말로 바꿔야 할 말들이다. “각개전투(各個戰鬪), 제식훈련(制式訓鍊, ·유격(遊擊), 관물대, 약진, 포복” 같은 군사용어를 한글로 써야 한다고 떠들지만 이 말들 또한 모두 버려야 할 일본 용어이고 쉬운 우리말로 바꾸면 된다. ‘官物臺’라는 한자 뜻대로 하면 ‘관청물건대’지만 사실은 개인 물건대다. 지금도 군대에서 “훈련을 끝내고 생활관으로 돌아오면 '환복'을 해서 '관물대'에 넣고 총기수입을 한다.”는 말을 한다. “환복, 관물대, 총기수입”이란 말은 모두 국어사전에도 없는 일본 한자말이다. “훈련을 끝내고 내무반으로 들어와 옷을 갈아입고 사물함에 넣은 뒤 총을 닦는다.”라는 말로 바꾸면 되는데 왜정시대부터 쓰던 한자말을 계속 한자로 쓰자고 한다. 그런데 이런 조선일보의 어처구니없는 말에 정부와 많은 학부모들이 넘어가서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정책을 바꾸겠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민주주의시대 딱 맞는 민주 글자, 자주 국가 밑거름인 우리 한글을 못살게 굴고 교육을 망치고 있는데 국민은 그걸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 말글로 교육을 하고 지식과 정보를 주고받아야 가장 좋다. 조선일보는 이제라도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우리 글자 한글과 우리 토박이말을 살리는 일에 힘써주기 바란다. 그리고 우리 한말글로 우리 자주문화를 창조해 후손과 외국인들에게 보여줄 생각을 하면 좋겠다. 아직도 일본 식민지 교육에 길든 한자말과 한자혼용 방식을 버리지 못하니 일본은 우리를 우습게 여기고 있다. 만약 계속 우리 말글 짓밟기에 앞장을 서면 반민족 친일 언론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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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조선일보는 용서할 수 없는 신문이다. 한글을 죽이고 일본식 한자말과 한자혼용을 지키려고 온갖 못된 짓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