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서 일을 놓았다
나도 이제 이 지상에서 발을 떼고 싶다
샤갈이 그 아내와 함께 하늘로 떠오르듯
중력을 버리고 이 병든 도시로부터 가벼이
사는 동안 꼬리가 너무 길어졌다
꼬리가 끌고온 무거운 길을 돌아보며
이쯤에서 나도 길을 내려놓고 싶다
돌아가는 길을 지워버리고
길섶에 핀 풀꽃과 인간들의 거처를 지나온
이 보잘것없는
흉측한 짐승 같은 삶의 꼬리가 밟히기 전에
꼬리를 자르면 길이 사라질까
꼬리를 자르면 날개가 돋을까
영혼이 깃털처럼 가벼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