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요한 21,20-25
그때에 20 베드로가 돌아서서 보니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는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 제자는 만찬 때에 예수님 가슴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주님, 주님을 팔아넘길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21 그 제자를 본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22 예수님께서는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23 그래서 형제들 사이에 이 제자가 죽지 않으리라는 말이 퍼져 나갔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가 죽지 않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24 이 제자가 이 일들을 증언하고 또 기록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
25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이 밖에도 많이 있다. 그래서 그것들을 낱낱이 기록하면, 온 세상이라도 그렇게 기록된 책들을 다 담아 내지 못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제 우리들은 큰 아픔과 슬픔 속에서 하루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가 바로 그것이지요.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가 있었을까요? 또 왜 이런 일이 생겨야 하는 지요? 우리 모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러한 비극적이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없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특히 그가 깊은 고통 속에 헤맬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은 제외하더라도, 저 역시도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인 말로 비판하였던 또 한 명의 간접 살인자였기에 더욱 더 가슴이 아픕니다.
사실 지난 일주일 동안 이 새벽 묵상 글에 제 생각을 어떻게든 적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혹시 고인에게 누가 되지는 않을까 싶어서 차마 적지 못하다가 이렇게 장례가 끝난 뒤에야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이렇게 적어 봅니다.
몇 달 전, 인천교구 사제단에서는 경인 운하 백지화를 위한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그때 총대리 신부님께서 미사를 시작하시며 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내용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용산참사 관련 촛불시위에서 경찰이 얻어맞자 이명박 대통령이 “경찰이 맞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냐?”고 했던 말을 인용하면서, “한겨울에 시위 군중에게 물대포를 쏘는 나라, 생존권을 요구하다 6명이나 죽었는데 사과 한 마디 없는 정부와 대통령이 있는 나라, 경제문제에 대해서 정부 입장과 다른 의견을 인터넷에 밝혔다고 감옥에 가두는 나라, 입으로만 법치 법치 하면서 합법적으로 임명되어 임기가 남았는데도 기관장을 강제로 쫓아내는 나라, 부자들은 세금을 줄여주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복지예산은 대폭 삭감하는 나라.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응수하셨지요. 그리고 “대운하 안 한다고 했다가 이름만 바꿔서 4대강 개발하는 이런 나라에 사는 게 슬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기에 몇 개의 항목이 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자기편이 아니라고 검찰과 언론이 하나가 되어 한 사람과 그 가족을 초토화 시키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한 분의 죽음이 너무나 안타까워서 전 국민이 추모제 좀 하겠다는데, 뭐가 무서워서 절대로 안 된다고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습니까?”
이러한 항목이 하나씩 늘 때마다 우리 국민들의 슬픔도 하나씩 늘어간다는 것을 왜 모를까요? 그렇다고 원망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다시 누구 탓만을 외쳐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결국은 나의 탓 그리고 우리 모두의 탓이기 때문입니다. 즉, 지도자의 눈을 어둡게 하고, 지도자의 생각을 미련하게 만들고, 지도자의 결정을 어리석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민 모두가 이제 모든 것을 남한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공의와 정의를 위해서 그리고 주님께서 말씀하신 사랑을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서 이 땅에 정의를 세우고 사랑으로 하나 되는데 최선을 다할 때, 주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가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주님, 노무현 유스토 영혼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큰 슬픔만큼 순식간에 모욕적으로 변하는 것은 없다. 처음엔 위로를 받지만 계속 슬픔에 머물러 있으면 바보 취급을 받는다(세네카).
만남 중에 이루어지는 삶(‘좋은 글’ 중에서)
우리들의 삶은
만남 속에서 이루어진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부모를 만나고,
자라면서 친구를 만나고,
성숙해가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모습도 달라지고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일생은
모두 다 만남 속에 이루어진다
페르시아 이야기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여행 중에 점토를 발견했다
그런데 그 흙덩어리에서
아주 좋은 향기가 풍겼다
이상하게 생각한 여행객이 물었다
"아니 흙에서 어떻게
이런 좋은 향기가 날 수 있나요?"
흙덩이가 대답했다.
"내가 장미꽃과 함께 있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삶도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향기를 풍길 수도
썩은 냄새를 풍길 수도 있다
첫댓글 진리와 정의를 제일 무서워 하는것 같았습니다. 도덕성의 수치심에 그런것 같기도 하구요. 뭐가 무서웠을까요.... 자신이 만들어 놓은 서울광장을 자신의 땅처럼 여기며 아까워서 무서워서 내어놓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같은 하느님을 섬기는 사람인가 의문이 갑니다. 사랑의 실천, 주님의 새계명을 지키지 못하는 주님의 종... 저도 이렇다저렇다고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서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진실은 언제나 밝혀지는 법. 정말 진리가 통하는 그런 사람사는 세상이 되어야할텐데.... 매일 매일 신부님의 글을 읽으며 처음으로 댓글을 답니다. 늘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주님 노무현유스토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아멘
감사합니다
그분이 살아계실때 그분 편에서서 훌륭한 분이라는걸 말하지 못하고 이제와 돌아가신 다음에야 사랑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나자신이 밉습니다. 하느님 나라로 떠나신 노무현 유스토 전 대통령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이나라가 고인의 뜻데로 용서하고 사랑하면서 평화로운 나라로 이끌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 드립니다.
자살은 아니되옵니다~행복하기를 포기하지 마십시다~유스토 형제를 하느님께서 너그러이 안아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아멘~!
우리 모두는 조금씩 조금씩 그를 '봉화산 부엉이바위'에서 밀었습니다...ㅜ.ㅜ 그래서 그는 죽임을 당했습니다...ㅜ.ㅜ벼랑끝까지 몰린 토끼의 선택은 두 가지 뿐입니다...사냥꾼의 품에 안기던가 벼랑에서 뛰어내리든가...
진정한 평가는 세월이 흐른 다음이나, 아니면 그가 이 세상에 없을때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부디 지금의 마음 변치 말고 영원히 우리 가슴속에 남아 있길 기원하면서.... "주님 유스토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신부님 감사드립니다.^^ 샬롬!
생명은 소중합니다,그분은 그래도 재력,명예,권력도 다누리고 가셨잖아요,우리 민초들은 너무나 힘든현실속에서도꿋꿋하게 주님이 주신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지않습니까,,그분의 죽음이 안타깝고 애석하지만 이미 가신분 ,,,주님, 유스토를 너그러이 용서하시고 평안한 안식주소서..
어제 영결식을 지켜보면서, 한마음 하나가 된다는 것이 이런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모두의 마음속에는 노무현 전대통령과 함께 꿈꾸었던 '희망'이 있었으니까요.. 고인은 가셨지만, 그 따뜻한 마음 전 국민이 느끼고 또 느껴서, 이제는 각인이 되었을 것입니다. 눈을 감으면 그 주름진 웃음, 넉넉한 웃음이 보입니다. 전 정치, 소위 정치판이란것이 싫었지만, 원래 정치란 가장 순수해야하며,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여야 함을, 그것이 본질임을 상기했습니다. 싫어서 피하는 것이 아닌, 이제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것. 지켜보는 것. 제 할바를 충실히 하는 것. 희망을 잃지 않는것. 이것이 고인이 바라던 것이었음을..!
주님, 제가 사는 세상이 제일 아름답다고 믿게 해주세요,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다운지 그 실천을 하게 해 주세요
신부님 저 역시 촛불시위에 참가도 하고 이명박 정권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많은 비판을 해온 사람이지만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신부님과 생각이 다릅니다. 정권 창출이전 그의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행한 공헌에 대해선 업적을 기려야한다 보지만, 집권 후 행한 막말과 잘못된 정책으로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당했습니까? 오죽했으면 '너나 잘하세요'라는 말이 유행했을 정도로... 한 나라의 지도자는 측근과 가족들의 비리에는 관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현 정권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그가 행했던 것처럼 또다시 '남의 탓'만을 하는 오류라 생각이 듭니다. 그분의 평가는 장점과 단점을 함께 보고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묵상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결코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미화되거나 진실이 은폐되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정치적 세력들(꼭 정당이 아니라 특정인의 추종세력도 포함해서)이 이제는 그의 죽음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말고 지나치게 자신만이 옳다고 상대를 헐뜯고 비난하는 그런 행위는 자제해야 하며 좌우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위해 서로 토론하고 합당한 절차를 거쳐 성숙된 정책이 입안되게 이끌어야 한다고 봅니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단순한 애도를 넘어 다시 누구를 탓하고 원망하는 씨앗이 된다면 또다른 아픔이 이어질 것이며 결코 그분이 원했던 일이 아니라 봅니다. 먼저 스스로를 탓하고 반성하는 성숙함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권의주의적이지 않고 소박하고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고 노력했던 그가 벼랑끝에서 자신을 날려버렸을 때의 그 심정을 생각하면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습니다.
우리 신앙인들도 할 수 있는것 하나씩 실천하고 행동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조중동 끊는것부터..
사람의 향기가 났던 전 대통령, 더불어 사는 우리나라를 만들어보려 정성을 다했던 지도자, 억울하고 분해서 울부짖는 이들의 대부가 되어 혼신을 다했건만 자신이 억울하고 캄캄할 때 어느누구도 힘이 못되었지요! 안타깝고 애석하네요. 무지한 저도 요즘 답답하고 걱정스럽군요. 하느님께서 고인의 사랑과 많은 노력을 알아 주시고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