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날 커피를 마시며
homihomi-호미숙
하얀 별이 쏟아져 내리는 창가
어루만지는 찻잔에서
커피 향이 그대 입김처럼
온기를 느낍니다
마주할 수 없는 당신을 그리며
두 잔의 커피를 내어놓고
우리의 마지막 겨울 만남을 떠올립니다
조용한 카페
창밖의 겨울밤 풍경
가로등 주변으로 붉게 빛나는
흰 꽃가루는 우리 기억의 편린들입니다
가을에 낙엽 진 자리
소복하게 쌓인 흰 눈 위로
사랑의 발자국 새겨놓고 홀연히 떠난 당신
식어가는 커피 잔
하얀 이별의 아픔이 응고되어
싸늘하게 차가운 가슴 속을 헤집습니다
겨울 그리움의 커피를 마시며
용해되지 않는 둘만의 밀어가
함박눈이 되어 내립니다
-호미숙의 시집 속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