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이 되면 바쁜 일들이 많이 밀리고 주말이면 결혼식 참석 등 여러 계획들이 많은
시기라 산에 한번 가는 것도 여러가지 생각을 해야 가능한 것 같습니다.
혼자가는게 아니라 함께 하는 산행이라면 더더욱 시간 맞추기가 어려습니다.
11월 동창들과 번개산행으로 서울에 있는 비교적 야트막한 산인 불암산을 찾았습니다.
불암동에서 바라본 불암산
한북정맥이 의정부에서 한축은 도봉산-북한산으로 해서 한양의 주산을 만들고
다른 한축은 수락산-불암산으로 해서 멀리 용마산까지 한양의 외청룡을 만듭니다.
그중에서 투구봉이라 불리우는 불암산은 산정상이 바위로 되어 깎아지른 절벽이
아주 멋스러운 광경을 보여줍니다.
당고개역에서 출발하여 불암산을 올랐다.. 등산로에서 바라본 당고개역과 수락산 능선...
그래서 옛부터 불암산을 투구봉이라하여 무인의 힘을 강하게 발휘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 군부대들과 육군사관학교가 입지해 있는 것도 우연만은
아닌것으로 봅니다.
만추의불암산 등산로...
만추의 불암산은 단풍이 그 끝을 향해 남은 열정을 모조리 쏟아내는듯 아주 멋진
풍광을 연출하였고 날씨마져 좋아 즐겁게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올랐습니다.
불암산 바위... 바위들이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멋스러움을 자아낸다..
불암산은 비록 웅장한 산은 아니지만 수락산에서 강한 기운을 받아 힘차게 남진하다
마지막으로 그 힘을 쏟아 솟구친 산이라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바위산으로 이루어져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불암산 등산안내도.. 등산안내도에도 이제는 항공사진을 넣어 표시되어있다...
낮으막하면서도 주위에 다른 높은 산을 가까이 두고있지않아 전망이 아주 탁~ 트여있어서
등산을 하면서 조망은 아주 좋습니다.
불암산에서 바라본 북한산.. 좌측의 보현봉과 우측의 삼각산..
서울의 북부지역이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의정부와 수락산,도봉산 등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으며 수많은 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는 모습이 조금은 답답하게 보입니다.
불암산에서 본 북한산-우이동-도봉산의 능선 모습...
동으로는 남양주 시내가 멀리 팔당 한강까지 보이는데 오늘은 날씨가 뿌옇게 변해있어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더군요...서울외곽순환도로가 한줄기의 선을 지구의 동맥인양
남북을 가로질러 뻗어있어 그 맥박을 느낄것도 같습니다....
불암산에서 바라본 남양주.. 서울외곽순환도로가 가로지른다..
불암산에서 바라본 한강 팔당댐부근... 멀리 한강이 보이고 왼쪽산이 예봉산, 오른쪽이 검단산...
가로지른 도로가 서울외곽순환도로... 가운데 부풀은 곳이 요금톨게이트...
산을 오르면서 산을 눈여겨보는 습관이 풍수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불암산은 암반으로 되어있어 전형적인 화성체 산인데 그 바로 아래에는 어느 정도
흙으로 변해있는 이쁜 금성체 산이 보입니다.. 이 아랫마을 사람들은 넉넉한 삶을
살것이란 예감이 듭니다...
불암산 바로 아래 이쁜 금성체 산... 여기서 힘을 얻어 태릉을 거쳐 검암산, 용마산까지 이어진다.
불암산은 비록 바위산이지만 바위들이 뾰족하지 않고 둥글둥글한 것이 마치 흙으로
돌아가려고하는 마지막 바위모습을 보는듯 합니다. 암석이 변해 흙으로 되는-박한이라 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혈(穴)이 만들어집니다. 불암산 아래 태릉,강릉,동구릉 등이 있는 것은
암석이 흙으로 변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불암산의 둥글둥글한 바위들...
대부분 산에서 올라가는 쪽 바위는 정상을 향해 누워있고 정상에서 내려오는 쪽 바위는
엎드려있는데 이곳 불암산 바위도 둥글둥글하면서 그 서있는 모습도 정상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뒤틀린 산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바위들이 일정한 방향을 유지하며 누워있는데 여기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능선쪽이다..
불암산에 올라 북쪽을 보면 불암산의 아버지에 해당하는 수락산이 위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에 외곽순환도로가 건설되고 터널이 뚫리면서 산을 관통하여 예전의
기의 흐름과는 많은 차이가 생겨났는데 그 영향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좀더 시간을 두고 볼 일인것 같습니다.
수락산을 관통하는 외곽순환도로 터널... 터널의 영향은 과연 어떨까?
불암산 정상에 오르면 수락산에서 덕릉고개-조선선조왕의 부친인 덕흥대원군의 묘-를
거쳐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수락산에서 불암산까지 이어지는 능선...
불암산 정상에는 507m라는 표고와 측량을 위한 표지석이 놓여있습니다. 물론 깃대봉에
태극기도 같이 걸려 있는데 깃대봉이 있는 바위는 험해서 오르기가 어렵더군요..
사진도 한화면에 다 나오기가 어렵구요.. 그러다보니 사진을 찍으면 전부 태극기는 안보이고
깃대만 나오게 됩니다.. 정상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함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예
정상을 나타내는 표지석으로 대신해서 올립니다..ㅎㅎㅎ
불암산 정상의 표지석..
불암산은 내려오기가 훨씬 더 어려운 산입니다.. 대부분 몇번 엉덩방아를 찢던가 아니면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오게 되어있습니다. 오늘도 곳곳에서 여자
친구를 안아 내려주면서 환호성이 터지더라구요.. 서로 사이가 안좋은 파트너들은 불암산을
가서 내려오면서 여자친구를 안아보세요.. 분명 좋은 일이 일어날겁니다..ㅎㅎㅎ
6.25때 육사생도유격대원들이 은거했던 동굴...
투구봉의 힘이 작용했는지 불암산은 6.25 전쟁당시 육군사관학교 생도유격대가 은거하며
유격전을 전개했던 곳입니다. 동굴이 3개가 있는데 등산로를 따라 놓여있습니다. 지금은
아무 느낌도 안오는듯 대부분 그냥 지나칩니다..마음의 여유를 갖고 그때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을 위해 묵념이라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불암산의 반대편 불암사쪽으로 하산하면 철늦은 단풍이 오후 햇살과 어우러져 아주 아름답다..
불암산 밑에는 불암사가 있는데 일주문에는 불암산불암사가 아닌 천보산불암사로 되어
의아하게 만들더군요... 내용을 확인해보니 원래 불암산불암사였는데 세조가 이 일대를
지나다가 산세가 수려하고 암봉이 보물스럽다고 하여 천보산으로 개칭하였다합니다.
불암사는 호국안민과 왕실의 안녕을 비는 4개의 원찰가운데 하나로 되어 이곳에 보물로
지정된 석씨원류 목판 등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천보산불암사 일주문...
불암사를 오르는 길은 늦가을의 정취를 함뿍 품고 있습니다. 햇살과 어우러진 그 색감은
오늘 불암산을 오른 힘든 여정을 보상하고도 남을 정도입니다..
늦가을 정취가 함뿍 배어있는 불암사 입구...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치듯 동창들이 모였으니 도토리묵에 막걸리 한사발은
기본적으로 먹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떠나는 가을과 함께 산행도 마무리... 아쉬움을
남기고 가을산행 불암산을 떠나왔습니다..
남양주 방향 불암산 초입... 우리 일행은 이곳으로 하산을 했다.. 시작과 끝은 그래서 서로 통한가보다..
첫댓글 불암산 구경 잘 했습니다. 자세한 설명도 곁들여 그곳을 다녀온듯 합니다. 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