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오 10,34─11,1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34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35 나는 아들이 아버지와, 딸이 어머니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갈라서게 하려고 왔다. 36 집안 식구가 바로 원수가 된다.
37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아들이나 딸을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8 또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 39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나 때문에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40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 41 예언자를 예언자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예언자가 받는 상을 받을 것이고, 의인을 의인이라서 받아들이는 이는 의인이 받는 상을 받을 것이다.
42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그가 제자라서 시원한 물 한 잔이라도 마시게 하는 이는 자기가 받을 상을 결코 잃지 않을 것이다.”
11,1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에게 다 지시하시고 나서, 유다인들의 여러 고을에서 가르치시고 복음을 선포하시려고 그곳에서 떠나가셨다.

며칠 전, 제가 아는 분으로부터 E-Mail 한 통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메일 제목이 조금 이상합니다. 메일 제목이 글쎄 ‘기도하시는 줄 알았어요. ㅋㅋㅋ’였습니다. 이게 뭔가 싶었는데, 그 안에는 첨부파일이 있었고, 그 첨부파일에는 저의 얼굴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습이 조금 보기에 좋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사진 속에 있는 저는 기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꾸벅꾸벅 졸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5일에는 인천교구에 새 사제 4명이 새롭게 탄생한 날이었습니다. 저 역시 새 사제들이 성인사제가 되기를 기도하면서 이 서품미사에 참석했지요. 서품미사가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예식이 진행되는데 너무나도 피곤한 것입니다. 전날에는 성서40주간 강의가 있었고, 5일 당일 오전에는 봉성체과 병자성사가 있었거든요. 더군다나 강화까지 직접 운전을 해서 오다보니 더욱 더 피곤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미사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잠깐 졸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사진에 찍힌 것이지요.
사실 그렇게 길게 졸았던 것도 아닙니다. 아주 잠깐 나도 모르게 졸았고, ‘이러면 안 되지.’라는 마음을 먹고 그 다음에는 집중해서 정성을 다해 서품식에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잠깐 졸았던 그 순간이 사진으로 남게 되면서, 서품식 내내 졸면서 참석한 형편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무튼 이 사진을 받아보면서 갑자기 예수님 말씀이 떠올려지더군요. “항상 깨어있어라.”라는 말씀이 말입니다. 즉, 주님의 말씀을 따르기 위해 최선을 다해 깨어 있기 보다는, 세상의 일과 타협하면서 주님의 뜻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나아갈 때가 더 많지 않았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저와 같은 모습을 보시고 오늘 복음과 같은 말씀을 하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러 왔다고 생각하지 마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
분명히 예수님을 우리는 평화의 주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 오셨다니요? 그러나 이 말은 악과 타협하지 않는 주님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즉, 악과 타협하지 않고 싸우시기 때문에 그로 인해 이 세상의 평화를 가져올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마음도 주님의 일에서는 있을 수 없습니다.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타협의 말도 주님의 일에서는 없어져야 할 말입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하는데 뭐.’라는 비교의 말도 주님께서는 인정하지 않는 말입니다. 그래서 세상의 평화가 아닌 칼을 주러 오신 예수님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삶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세상의 평화가 아닌 하늘의 평화를 위해 사는 사람만이 의인이 받을 상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요? 늘 깨어 있으면서 하늘의 평화를 위해 주님 뜻에 맞게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만이 예수님께서 원하는 진정한 의인입니다.
어떠한 일에 있어서나 그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가장 부족한 자원, 즉 시간이다.(피터 드러커)
마음 길들이기(이원조, ‘마음속 길들이기’ 중에서)
사람의 참된 아름다움은 생명력에 있고, 그 마음 씀씀이에 있고, 그 생각의 깊이와 실천력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나 맑고 고요한 마음을 가진 사람의 눈은 맑고 아름답습니다. 깊은 생각과 자신의 분야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밝고 지혜로운 빛이 느껴집니다. 녹슬지 않은 반짝임이 그를 언제나 새롭게 하기 때문입니다.
남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건네고 옳은 일이라면 묵묵히 하고야 마는 사람에게서는 큰 힘이 전해져 옵니다. 강한 실천력과 남을 헤아려 보살피는 따뜻한 그 무엇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의 눈을 닮고 누구의 코를 닮은 얼굴보다 평범하거나 좀 못생겼다고 하더라도 어쩐지 맑고 지혜롭고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사람, 만나면 만날수록 그 사람만의 향기와 매력이 느껴지는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사람들일 것입니다.
내면을 가꾸십시오.
거울 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십시오.
내 마음의 샘물은 얼마나 맑고 고요한지, 내 지혜의 달은 얼마나 둥그렇게 솟아 내 삶을 비추고 있는지, 내 손길 닿는 곳, 발길 머무는 곳에 어떤 은혜로움이 피어나고 있는지, 내 음성이 메아리치는 곳에, 내 마음이 향하는 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마워하고 있는지...
첫댓글 감사드립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 착하면 그 착한 마음을 존중해주는 게 아니라 무시하거나 바보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고..인간이 지켜야 할 참된 도리를 말하면 답답한 사람, 융통성 없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작금의 세태이긴 하지만..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진정한 의인에 가까워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게 눈거풀이라더니.... 그 마음 알 것 같습니다.... 좋으신 말씀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놀래셨겠네요 ㅋ저도 지난번 혼배미사때 졸았는데요 ..주례신부님 말씀이 어찌나 느리시던지 .. ㅎㅎ묵상하다 갑니다 ~ 좋은날되세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신부님!!!
신부님 께서 주시는 마음의 양식 벗삼아 오늘 도 나자신 내면 을 성찰하는 하루 되어 봅니다 후덥지근한 우기 건강하소서..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잘 아는 분이에요. ㅋㅋㅋ 그래서 저한테 이런 모습도 있다고 신기하다고 보내주신거구여. 괜찮습니다.
신부님 감사요~^^
감사 합니다
신부님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 보내셨나봐요^^ 더운데 건강한 나날 되세염^^
그 무엇보다 먼저 하느님만을 생각하라는 예수님의 말씀 간직하겠습니다. 하느님이 첫번째. 그러나 제 삶 안에서 하느님의 자리가 뒤로 밀려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럴때마다 예수님을 생각합니다. 제 마음속에 하느님의 자리가 굳건하게! 신부님, 감사합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신부님의 글에서 따스한 내면과 다정다감 하신 것을 느낍니다. 외국에서 신부님의 싸이트를 만나고, 많은 위로를 받았는데 지극히 오랫만에 방문인데도 여전히 위로와 평안을 얻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은 그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신다고 성경에도 써있다눈 ㅋ 그래서 '느을~~' 강론만 시작하면 편한자세로 졸기 시작하는 ㅋㅋ
신부님의 원모습도 사람일진데 피곤하니 조금 졸 수도 있지 않겠어요? 그래도 왜 신부님이 조는 모습을 보면 전 이쁘더라구요 꼭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 있잖아요??~~^&^* 감사합니다.
신부님 기도 하시는 모습 생각하며

웃고 갑니다 내면을 가꾸라는 말씀 기억할께요. 고맙습니다.
신부님 고맙습니다~~건강도 챙기세요 ^^..
"내면을 가꾸십시오, 거울속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십시오." ....하느님만은 저의 모든 것을 아시겠지만, 저 자신이 저 자신을 잘 모릅니다. 늘 알고 싶었지만, 시시각각으로 다른 모습 어떤 것이 과연 저의 참 모습인지 알고 싶습니다. 때에 따라서는 선하고 아름다웁고 연민의 마음을 지닌듯 하지만 어떤 상황에 따라서는 악하디 악한 모습도 드러납니다.저의 이중성일까요? 늘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은 소망은 있지만 싶지가 않습니다. 이제는 거울을 보면서 얼굴 겉모습만 볼것이 아니라 나의 내면을 바라보도록 연습해야 겠습니다. 주님 ! 도와 주십시요. 제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아멘
신부님께서 미사 중에 졸으신것 이해가 가요, 저도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전날 늦게자고 일찍 일어나서 새벽 미사 갔을때 강론 말씀 집중해서 잘 들으려고 눈 감고 있다가 순간적으로 깜빡 졸 때가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눈을 안감고 듣는답나다.그대신 성체조배하다가 자다가 오는적이 아주 많아요. 그렇다고 눈 뜨고 할 수도 없고 ...어떤 신부님께서 잠들게 되니까 눈을 반쯤만 감으라고 하시던데...... 성체조배시 잠 자지 않는 좋은 방법이 혹시 있으시다면 알려 주세요
도망치려고 몸부림 쳐도 되돌아 오게 하시는 님, 감사합니다. 신부님, 감사합니다. 하느님.
신부님!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아주 피곤한 상태에서 미사중에, 그것도 강론 중에 잠깐 졸았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ㅎㅎ 그런데 강론의 핵심인 말을 기억하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ㅎㅎㅎ 감사합니다. 신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