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르 쁘띠피스의 <랭보—지옥으로부터의 자유>(장정애 옮김, 홍익출판사, 2001)는 상상력을 풍부하게 가미하여 극적으로 구성한 평전이다. 이 책을 통해 좀더 편안하게 랭보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에필로그에 따르면, 랭보가 죽은 후에야 여동생 이자벨은 비로소 오빠를 알아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주 잠깐씩만 집에 들르곤 했던 오빠가 밖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 잘 알지 못했던 것이다. 그녀가 오빠의 사후에야 랭보를 알았듯이 세계 또한 그러했다. 랭보는 사후에야 진정으로 이해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롤랑 드 르네빌르의 <견자 랭보>(이준오 옮김, 문학세계사, 초판-1983/중판-1992)는 저자의 소르본 대학 박사학위 논문을 수정하여 펴낸 책이다. 이 책은 랭보의 시 속에 담긴 사상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어 동양적인 신비 사상과 시인의 예언자적인 면모를 깊이 있게 분석하였다. 무엇보다도 반가운 것은 랭보가 1871년 5월 15일에 드메니에게 쓴 견자의 편지 전문이 이 책에 수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 밖에도 랭보와 베를렌의 삶을 함께 조명한 <저주받은 시인들>(앙리 뻬이르 지음, 최수철・김종호 옮김, 동문선, 1985)과 <랭보와 베를렌느 비교론>(이준오 편역, 예림기획, 1999), 랭보를 존경했던 가수 짐 모리슨과 랭보의 정신세계를 비교한 <반역의 시인 랭보와 짐 모리슨>(월리스 파울리 지음, 이양준 옮김, 민미디어, 2001)도 흥미롭다. 무엇보다도 랭보의 거의 모든 작품이 번역되어 다양한 판본으로 출간되어 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시를 번역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번역시를 읽다보면 번역에 불만을 갖게 되기 쉽다. 그러나 완벽한 번역이라는 불가능한 꿈을 꾸는 그들에게 마땅히 경의를 표해야 할 것이다.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승려가 되지 않았나요?
그렇습니다. 이 글의 필자 차 시인은 2010년 3월 12일 출가, 합천 해인사로 갔습니다.
제목 아래에 강조한 표기한 바와 같이 이 글은 그 전 해인 2009년에 쓴 글입니다.
@강인한 항상 감사합니다
랭보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할 부분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감사한 공간에 들어올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