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행의 칸셉은 "맑디 맑은 가을 하늘과 추위를 느낄정도의 서늘한 날씨 속에서 선명한 북한산의 산봉우리들을 만끽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위에 부딪히는 가을 햇살이 눈이 부실정도였으니까요.
일행 중에 일흔을 바라보는 고령자도 참가했기 때문에, 코스를 짧게, 그러나 경치는 좋은 곳으로 택했지요. 아시다시피 토요산행은, 당일 아침 9시에 모이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모르기 때문에(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얘기지요), 모두가 모인 후에 그 날의 코스를 정하는 게 특색이라면 특색입니다. 오늘 정해 진 코스는, 정릉매표소에서 보국문으로 곧바로 올라가 칼바위 능선을 이용해서 다시 하산하는 코스였지요. 짧은 코스이지만, 북한산의 산행 코스에서, 몇 개 안되는 위험한 코스 중의 하나로 이름난 칼바위능선이 포함되어 있어 기대를 가질 수 있었지요.
정릉계곡의 맑은 계곡물과 드 높아진 가을 하늘, 그리고 상쾌한 가을 공기가 산행 내내 친한 벗이 되어 함께 해 주었지요.
북한산 칼바위 능선의 모습...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보국문까지의 예상 시간은 2시간이었지만, 싸한 날씨 탓인지 1시간 반만에 거뜬하게 도착했습니다. 30분이나 단축된 셈이었지요. 보국문 성곽에서 내려다 본 서울의 전경은 그야 말로 탄성을 자아내게 할 만한 모습이었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아래, 깨끗하게 드러난 도시의 전경이 어찌 그리도 해맑던지요!!
輔國門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며.....토요산행팀의 젊은(?) 모습 애국가 3절의 가사가 저절로 곡이 붙여져서 흘러 나왔다면 아마도 과장된 표현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성곽 위에서 바라 본 맑은 가을 하늘은 애국가 3절이 생각나게 되더군요.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 없이..."
"공활(空豁)하다"는 어려운 표현이지만, 머리 위의 파란 가을 하늘을 보면서 그 말이 생각났습니다. ^&^ * 특히 오늘 산행은 여유롭게 오르 내리면서 삶에 대해서, 신앙에 대해서, 그리고 진리 가운데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에 대해서 진지하게 나눌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길 동무와 "함께 소통하며 나눌 수 있다는 것", 바로 산행에서 덤으로 얻는 큰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산행을 우리네 삶의 여정(旅程)에 비유하기도 하더군요.
* 칼바위 능선은 역시 짜릿한 맛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깎아지른 단애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지요. 칼바위 능선 위에서 사방으로 둘러 본 북한산의 절경은, 말로 표현하면 오히려 누가 될까봐 자제해야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칼바위 위에서 바라 본 북한산의 아름다운 모습..(왼쪽부터)백운대, 보현봉 문수봉, 멀리 수락산과 불암산 상계동 아파트 촌
3시간 남짓 걸린 오늘 산행은 대 만족이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너무 이른 시간에 귀가한다는 느낌이 들었던지, 일행 중에, 동네 뒷산인 연세대 뒷 편의 안산을 올랐다가 가자는 제안이 있어 몇몇 분은 다시 안산을 올라, 오늘 산행의 대미(?)를 장식하기도 했지요.♥
*배경음악은 Aphrodite's Child의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입니다.
첫댓글 역시 금수강산이예요...좋은 곳을 다녀오셨으니 맘도 즐거우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즐거운 산행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다음엔 구파발쪽으로 올라가는 코스도 함 잡아보시면 어떨까 하네요??
길 동무와 "함께 소통하며 나눌 수 있다는 것", 바로 산행에서 덤으로 얻는 큰 선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산행을 우리네 삶의 여정(旅程)에 비유하기도 하더군요. / 매우 공감이 가는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 ㅎ.
느티나무님, 구파발 쪽으로도 심심치 않게 올라갑니다. 추석 전 날인 지난 27일(월)에는 구파발 북한산성매표소 - 보리사 - 위문 - 백운대-노적봉우회- 노적사 코스를 이용했지요. 다음 주에는 효자리쪽에서 오르는 숨은바위, 호랑이굴로 오를 예정입니다. 감사드려요.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