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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가 되라
나와 함께 생활하는 아이들 중에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거나 미워하는 것을 태어나면서부터 모르고 사는
나이든 영철이라는 아이가 있다.
그 대신에 이 아이는 누구를 봐도 웃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대하며 결코 다른 아이들과 싸우는
법이 없다. 그리고 세상에 먹고사는 걱정을 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돈을 빌리지도 않는다.
없으면 안 쓰고, 있으면 있는 대로 편하게 쓴다.
그리고 나눠줄 줄도 안다. 거의 다 주다시피 한다.
또 그의 나이는 20살을 훨씬 넘었지만 동료를 무척
좋아하는데 노래 한 번 불러보자 하고 말하기가 무섭게
학교 종이 땡땡땡, 엄마 앞에서 짝짝꿍, 나리 나리
개나리, 태극기가 바람에, 송아지 송아지 등을
메들리로 불러댄다.
그리고 노래를 부를 때는 세상에 인순이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춤을 추며 신바람 나게 부른다.
우리네 삶은 어떻습니까?
매일같이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에 동분서주
해야 하고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온갖 치장을 해야
하고, 좀 더 나은 생활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한 일들을 당하면서 자존심을 꾹꾹
눌러야 하고, 속에선 부글부글 끓는 미움을 삭히느라
몇날 며칠 잠을 설쳐야 하고, 자식걱정 사업걱정
집안걱정 공부걱정 등 세상근심걱정이 떠날 날이 없다.
이제 우리 일상을 떠나 아무도 없는 곳으로 혼자서
여행을 가거나 등산을 가거나 정 바쁘면 사우나라도
가라 그리고 최대한 편하게 오관을 풀고 입을 벌리고
큰대자로 완전히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한 번 쉬어보라.
그리고 내가 바보다 생각이 들 정도로 최대한 자유로워
보라. 그곳에서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를 맛볼 수 있지 않겠는가?
- 소천님 글에서 -
♬배경음악:Je Pense A To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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