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없는 세상 / 이생진
누구나 한번쯤은 실망했던 세상을
그래도 달래가며 살아가는 것은 기특하다
어지러운 틈새로 봄이 순회처럼 들어오면
꾀꼬리 걱정을 하고
나뭇잎이 푸르르면 내 몸매도
유월로 차리던 사람
이 세상 끝날 때까지 살라고 졸라도
살아가기 막막한 때가 있겠지만
월부를 꼬박꼬박 치르며
끝까지 살아가는 것을 보면
사람은 기특하다
그 누구의 노예로도 남아있길 부정하며
모르는 사이에 노예로도 살고
그 누구의 그리움에도 한번은 미쳐 살며
하루에도 몇 번씩 그리운 표정을 하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남이 보기엔 쓸모없는 누구일망정
옷깃을 여미며 꼿꼿이 예절을 바로 세워놓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생활이 하도 쓸쓸해서
시간을 피해 나와 서성거리다가도
다시 그 생활로 되돌아 가는 것을 보면 기특하다
털어놓고 보면
누구나 한번씩은 해보았을 자살미수
그래도 껄껄 웃다가 가는 것을 보면
사람은 기특하다
늦게 잠들어 이제 눈을 떴습니다.
죄송합니다.
눈이 내리시는 걸 몰랐거든요.
이게 올해 마지막 눈일지도 모르는데
눈을 감고있었거던요.
그 날 이후 주욱 눈을 감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날처럼 세상 모르고 잠을 잤어요.
송구스러운 건
눈 내리신다는 소식을 준 그 누구 때문에
행복이 보태지더라는 그대의 말에
가슴 찔리는 아픔을 움켜 쥔 나는,
나는 멀거니 하늘을 보며 담배 한대 속절없이 태운 것입니다.
그 눈발 사이로 녹아내릴 것 같은 그리움이,
그 그리움의 임자가 홀연 모습을 드러낼 것처럼,
눈을 감거나 뜨거나 상관없는 정경을 잊고 삽니다.
눈을 감아버린 것입니다.
세상이 온통 눈 천지인데 유독 눈을 뜰 이유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눈을 감고 잠만 잡니다.
기특하죠?
난 왜 그대가 잔병치레를 하듯 아픔들을 삭이는 줄 짐작합니다.
속앓이로 모든 걸 치우기 때문이죠.
그건 그대가 착하다는 반증이고,
또한 그래서 그대는 사랑스런 여인입니다.
흐르는 곡은 Georghe Zamfir / Now and Forever 입니다.
좋죠?
ㅎㅎㅎㅎㅎ
첫댓글 와...........!
곡은 안흐르는데....? ㅎㅎ
잘 들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