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 박희섭
보지 말아야 했었다
무너지는 것들이 남기는 풍경을
만개한 생의 형태를
일제히 해체하며
깨어진 향기가 바람이 되어
나비의 비상같이 흩어지는 나무들의 상처
저것은 결실을 위한 춤이 아니다
겨울 내내 솟은 제 몸의 열꽃
뜨거운 아픔을 몸 밖으로 뱉어내는 것
반짝, 불꽃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리듯
일제히 꽃불을 지펴
자신의 전부를 하얗게 불태우는 것이리라
바라볼수록 눈물겨운, 저
지상의 별로 내려앉는 것들
별들은 언제나 깊은 상처로 반짝이고
순간의 절정을 향한 하얀 몸부림
벚나무가 뿌리는 별리의 유리가루에 눈이 아파온다
첫댓글 아무래도 광양의 매화 마을을 다녀와야겠어요. 봄비에 하얗게 몸떨며 나래짓 하는 꽃선녀를 보려면...
광양 매화 이제 지는 일만 남았을겁니다. 벚꽃 보러 오세요. 배꽃도 환상이라고 하더군요.
그 곳을 떠나온지 25년이 넘었네요. 광양 사곡 골짜기는 우리 아들이 태어난 곳이랍니다. ^^ 74세 되시는 동네 할머니와 할머니 친구분들이 우리 아들을 돌봐 주셨죠.ㅎ 꼭 매화가 아니라도 한 번은 그 곳에 가보고 싶어요. 추억이 많은 곳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