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감귤이 노란색보다 맛있다?
수확 시기에 따라 감귤 맛이 다르건만...
요즘 제주에선 극조생 감귤의 출하가 한창이다. 그런데 제주의 감귤농가의 표정은 밝지가 않다고 한다. FTA로 시름이 큰 마당에 며칠 전 방송된 감귤 강제착색과 관련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의 방영으로 감귤에 대한 오해가 있을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저를 아는 몇몇의 감귤농가는 전화를 걸어 눈물을 흘려가며 하소연을 하였고, 가뜩이나 어려운데 대다수 정직한 생산자를 곤혹스럽게 한 내용에 잠을 닷새째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분도 있다.
왜, 이들이 분노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우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모 방송사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다시보기 해 봤다.
제주산 조생감귤 '하례조생'... 얼마전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푸른색 귤이 노란색 귤보다 맛있다는 방송 이후 많은 소비자들이 혼동하고 있다. 귤은 노란귤이 당연히 맛있다.
강제 착색하는 행위는 강력 처벌해야...
방송의 요점은 소비자들이 노란색 귤을 선호하다 보니 생산자들이 덜 익은 푸른색이 있는 귤을 에틸렌 처리하여 강제로 감귤을 노랗게 착색시켜 유통시켜 문제라는 취지의 내용이다.
이 내용은 올바른 지적이다. 대다수 감귤생산 농가는 이러한 행위를 하지 않으나, 일부 양식없는 농가와 밭떼기(포전매매, 감귤이 익기 전에 밭 전체를 상인이 미리 사 두는 것)를 한 상인들이 큰 돈을 벌 욕심으로 미처 익지도 않은 파란 감귤을 따서 에틸렌가스로 열처리하여 껍질을 노랗게 하여 유통시키는 것이 문제이다.
이는 하우스 감귤이 끝나고 조생감귤이 나오기까지 1개월 정도 공간이 생기는데, 이 시기에는 감귤 출하물량이 부족해 귤 값이 매우 높게 형성된다. 때문에 밭떼기를 한 상인들은 이참에 한 몫 챙겨보자는 심보로 덜 익은 감귤을 수확해 강제착색시켜 유통시키는 것이다.
이를 근절하고 제주감귤을 지키기 위해서는 감귤 생산농가는 물론 행정기관, 자치단체, 감귤협회 등의 노력이 절실하다. 감귤농가는 좀 힘들고 소득이 좀 줄더라도 밭떼기 거래를 하지 말자. 가격이 높다 하더라도 덜익은 귤을 수확해 유통시키지 말자. 행정기관과 감귤협회는 보다 철저한 단속과 품질관리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극조생 귤을 강제숙성시킨 귤(위쪽)의 꼭지는 검은색이거나 말라 있다. 그리고 손톱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꼭지가 쉽게 떨어진다. 아래 귤은 푸른색 꼭지가 달린 정상적인 귤.
초록색 귤이 노란색 귤보다 맛있다니...
오늘 축구대회를 하면서 감귤을 먹으려 하는데 어떤 선수가 황당한 말을 했다. “귤은 푸른색 귤이 더 맛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귤 상자에서 뒤적뒤적 푸른색 귤을 찾는다.
너무도 어처구니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 며칠전 모 방송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을 하면서 이러한 상식을 소비자가 갖도록 한 것이다.
감귤은 품종에 따라 익는 시기가 다르다. 극조생의 경우는 10월중하순에서 11월 초까지가 수확 적기이다. 대부분 모든 과일이 그렇지만 일찍 과일이 익는 극조생은 저장성이 매우 약하다. 때문에 극조생 감귤은 노랗게 익은 귤을 수확하지 않고 푸른색이 감도는 덜익은 귤을 수확하여 유통시킨다. 때문에 단맛 보다는 신맛이 더 강하다.
따라서 극조생 귤이 유통되는 10월 말에서 11월초에는 강제착색한 노란 귤보다 푸른색 끼가 일부 남이 있는 감귤이 더 안전하고 싱싱할 수 있다.
그런데 감귤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소비자에가 잘못 인식할 개연성이 있다. 물론 요즘 나오는 감귤은 극조생이라고는 했지만, 감귤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 진행자는 초록색 감귤을 직접 먹으면서 이런 말을 한다. “제주도 사람들은 노란색 귤을 먹지 않습니다. 저도 이젠 초록색 감귤만 먹을 것입니다. 소비자께서도 이젠, 초록색 감귤을 찾으십시요”라고... 그러면서 초록색 귤을 먹어 보이는데... 그 PD는 눈을 찔끈 감으며 왜 움찔했을까? 분명 그 초록색 귤은 너무 신맛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귤에 초록색이 남아 있는 것은 극조생이라 할지라도 덜 익은 귤로 신맛이 매우 강하다. 그러니 당연히 산이 높아 신맛이 강했을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노란색 귤을 먹지 않는다는 말도 잘못이다. 감귤 산지인 제주도 사람들은 초록색 귤은 잘 먹지 않는다고 한다. 유통기간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나무에서 잘 익은 당과 산의 비율이 조절된 맛난 노란색 귤을 따 먹기 때문이다.
귤 색깔이 파란 덜익은 극조생귤. 수확시기가 빠른 극조생 귤은 저장성이 떨어져 파란색이 남아 있을 때 수확하기 때문에 강제착색시켜 유통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품종에 따라 수확시기 모두 다르다.
이번 방송은 잘못을 지적하고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 방송한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만 너무 강조한 측면이 있지 않았나 싶다. 감귤생산의 5%도 안되는 극조생 품종에 국한된 문제를 95% 감귤이 모두 그런 것처럼 방송한 것이 그렇다. 어찌 파란색 귤이 주황색 귤보다 맛있을 수 있는 없기 때문이다.
감귤은 품종에 따라 익는 시기가 다르다. 익는 시기에 따라 극조생종, 조생종, 중생종, 중만생종, 만생종으로 나뉜다. 극조생 품종은 10월중하순에서 11월초까지 수확하고, 11월 중순부터는 맛이 최고로 좋은 조생종 귤이 수확된다. 이 조생종 귤은 11월 중순에서 12월중순까지 생산된다.
그 이후는 중생종과 만생종 귤이 생산되는데 제주에 첫 눈이 내리기 전인 1월 중하순까지 수확한다.
즉, 극조생을 빼놓고는 저장성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조생종부터는 잘 익은 노란색 귤을 수확하여 유통하므로 안심하고 노란 주황색 귤을 구입해 드시면 된다.
감귤의 맛은 당산비가 결정
감귤을 먹다 보면 단맛이 유난히 강한 귤, 단맛은 덜하고 신맛만 강한 귤, 달지도 시지도 않고 무덤덤한 귤 등을 경험하게 된다. 귤의 참맛은 ‘새콤달콤한 맛’이 정답이다. 이 말은 적당한 당 함량과 산 함량이 맞아야 한다는 말이다.
먼저, 귤의 단맛을 내는 것은 당 함량이다. 귤은 익으면서 먼저 당 함량 높아진다. 감귤이 익을 무렵에 나무가 튼튼하고, 잎이 건강하고, 햇볕을 많이 받으면 당 함량은 쑥쑥 오른다. 보통 11~13브릭스 정도면 단맛이 좋다.
이젠 당은 올랐으니 신맛을 내는 산을 낮추는 일이다. 일정한 기간을 두고 고도의 기술로 수분을 공급해 산도를 내리는데, 보통 1.0~1.2 정도로 낮추면 새콤달콤한 최상의 감귤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감귤의 맛을 내는 비결은 당과 산의 비율을 적당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제주의 농가들은 이 시기에 늦은 밤까지 비지땀을 흘려가며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귤이 나무에서 노랗게 다 익었어도 수확을 하지 않고 있는 농가. 맛있는 귤은 당산비가 맞아야 새콤달콤하다. 때문에 산을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는 있다.(사진은 친환경 감귤 생산농가. 은파농장)
맛있는 감귤을 먹고 싶다면...
제대로 된 감귤 맛을 보려면 요즘 나오는 극조생보다는 11월 10일 이후에 생산되는 조생귤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비가 많이 와 당도가 예년에 비해 높지 않다고 하지만 이 시기에 따는 귤은 찬바람을 맞고, 심한 일교차를 겪으면서 과일 맛이 더욱 좋아지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입해 먹는 방법이다. 감귤협회 홈페이지나 제주와 서귀포 농업기술센터,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 농협 등을 통해 맛있는 귤을 생산하는 농가를 직접 소개받아 직거래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인터넷을 통해 직거래하는 농가는 정성을 다해 언제나 똑같은 맛을 소비자가 맛볼 수 있도록 관리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무농약 친환경 감귤을 생산하는 농가의 귤을 매년 주문해 먹는데 새콤달콤한 귤 맛이 변함없어 언제나 먹는 즐거움이 남다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정부기관이나 단체가 인정하는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이다. 제주 감협이 인정하는 브랜드나 농촌진흥청이 인증하는 ‘탑프루트 감귤’ 등은 품질 기준이 엄격해 언제나 맛이 한결같다.
이 농가는 이렇게 당이 오른 귤만 골라 수확한다. 모든 과일은 이렇듯 완숙된 과일을 수확해 며칠 숙성해 먹어야 과일 고유의 최고 맛을 느낄 수 있다.
맛있는 감귤 고르는 요령
1. 껍질이 얇고 단단한 귤을 고른다.
덜 익은 푸른 귤을 따서 후숙시킨 귤은 껍질이 단단하지 않고 바람이 든 것처럼 들떠 있으므로 사지 않는다.
2. 귤 색깔은 노란색보다는 주황색인 것을 고른다.
극조생의 경우, 강제숙성으로 노란색이 지나친 것이 있으므로 조생종 귤은 짙은 주황색 귤을 고른다.
3. 꼭지가 붙어 있는 것을 고른다.
꼭지가 까맣거나 손톱으로 밀었을 때 쉽게 떨어지는 것은 강제숙성 시킨 것이므로 피하고, 꼭지가 초록색을 띠고 단단하게 붙어 있는 것을 고른다.
4. 배꼽 부위가 오돌도돌 돌기가 있는 것을 고른다.
이런 귤은 나무에서 완전히 익혀 수확한 귤로 당도가 높아 맛이 좋다.
5. 너무 크지 않고 크기가 적당한 것을 고른다.
6. 과일은 구입처를 정해 놓고 사 먹는다.
과일을 파는 상점에 따라 과일을 고르는 식견이 다르므로 좋은 과일을 취급하는 과일상을 지정해 놓고 단골로 구입해 먹으면 언제나 좋은 과일 맛을 볼 수 있다.
7. 단체나 정부가 인증하는 과일을 사 먹는다.
감귤협회나 농협, 농산물품질관리원, 농촌진흥청 등 기관이 인증하는 감귤을 구입하면 언제나 맛이 일정한 귤을 구입할 수 있다.
오톨도톨 잘 익은 감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감귤협회, 농민단체 등이 인증하는 감귤은 믿을만 하다.
감귤을 잘 보관하는 방법
1. 구입 즉시 박스에서 꺼낸다.
2. 썩은 것은 바로 골라내고 버린다.
3. 7~10개 정도씩 나누어 비닐봉지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한다.
4. 보관 최적온도는 3~6℃ 정도가 적당하다.
5. 너무 차가우면 단맛이 덜하므로 먹기 전 냉장고에서 잠시 꺼내 놓았다가 먹는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어머 제 외가가 제주도라는걸 아시고..역쉬 멋있으십니다
오호~ 좋은 정보 입니당~
입에서 벌써 침이고이넹~~~~
올바른 정보~ 캄사함다... 저~ 아직도 손전화 없으신가요? 거창 풍류팀에 전화한통주시면...... 더욱더 캄사....ㅎ
이젠 바야흐로.. 감귤의 계절이 다가오는군요..ㅎㅎ 잘 보관해서.. 더 맛있게 먹어야 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
어릴때 귤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어서.. 손바닥이 노랗게 된적이 참 많앗는데 .. 고카로틴증에 걸려서요..ㅋㅋㅋㅋ 그생각이막 나네요.. 박스때기로 한 구입해볼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