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아침의 비나리
이 현 주
새해 새 날이 밝았습니다, 아버지
해마다 주시는 새 날이 온 땅에 밝았습니다
올해에는 하늘을 기르게 해주십시오
우리 몸 속에 심어 주신 하늘 싹 고이 길러
마침내 하늘 만큼 자라나
사람이 곧 하늘임을 스스로 알게 해주시고
칼의 힘을 믿는 이들에게는
칼이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시고
돈의 힘을 의지하는 이들에게는
돈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게 해주시고
부끄러운 성공보다 오히려
떳떳한 실패를 거두게 하시고
유명한 사람이 되기 전에 먼저
참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착한 일 하다가 지친 이들에게는
마르지 않는 샘을 가슴 깊이 파주시고
마음이 깨끗해서 슬픈 이들에게는
다함없이 흐르는 맑은 노래 들려 주시고
세상이 어둡다고 말하기 전에
작은 촛불, 촛불 하나 밝히게 하시고
솟아오른 봉우리를 부러워하기 전에
솟아오른 봉우리를 솟아오르게 하는
골짜기, 깊은 골짜기를 보게 하시고
밤하늘 별들을 우러르기 전에
총총한 별과 별 사이
가뭇없이 저 어둠, 어둠을 보게 하시고
아름다운 꽃 나비 벌 희롱하기 전에
뿌리에서 가지로 가지에서 잎으로
숨어 흐르는 수액(樹液)을 보게 하시고
쓰러지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대신에
길 떠나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게 하시고
올해에는 하늘을 품게 해주십시오
가슴마다 작은 가슴마다
우주만큼 큰 하늘을 품고
한 발 두 발 세 발
후회없는 날을 걸어가게 해주십시오
새해 새 날이 밝았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하늘 싹 마침내 온누리 움텄습니다
이현주 시집
뿌리가 나무에게(종로서적ㅡ1989년)
49~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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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의 비나리 /이 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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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올해에는 하늘을 품게 해주십시오 / 가슴마다 작은 가슴마다 / 우주만큼 큰 하늘을 품고'--- 올해도 이 땅에 파묻혀 살겠습니다. 근데 가슴에 품은 하늘도 싹이 트겠죠?!
네, 아버지 하늘 싹 마침내 온누리 움텄습니다 . 고맙습니다.
영원한 방랑자님
새 해 문안 드립니다
늘 여일하시기를...


하늘씨
을 품고 출발하는 첫 날에 감사드립니다
날마다

자라도록 품고 기르겠습니다







아 이 시집 저도 갖고 있는데... 어디쯤 숨어 있을까? 글방 구석구석 찾아봐야겠어요. 뿌리가 나무에게... 고맙습니다. 올해에는 올곧게 하늘을 품게 도와주십시오. 주님!
하늘 속에 있는 하늘을 낳아서 기르는 한 해로 가고 싶습니다. 주신 나눔이 참 고맙습니다
샘..감사해요..좋은 비나리 덕분에 2009년도 힘차게 시작합니다..늘 건강하시고..주안에서 샬롬~~~ 기원합니다..^^
아멘!!!
고맙습니다. 저도 시방 이 비나리에 마음을 모읍니다. 진정 비나리 대로 살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아버지 하늘 싹 마침내 온누리 움텄습니다!......아멘!
우주만큼 큰 하늘을 품고 한 발 두 발 세 발 후회없는 날을 걸어가게 해주십시오...날마다 순간마다 이런 마음으로 살았으면 합니다.
세상이 어둡다고 말하기전에 작은 촛불 ,촛불 하나 한 밝히며 살고자 노력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