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고뉴 지방은 보르도 지방과 함께 프랑스 와인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가장 오래된 와인 산지 중 하나다. 흔히 영어로 버건디(Burgundy)라고 불리며, 프랑스 중부의 샤블리(Chablis)를 시작으로 꼬뜨 드 뉘(Cote de Nuits) 및 꼬뜨 드 본(Cote de Beaune)을 지나 남쪽으로 꼬뜨 샬로네즈(Cote Chalonnaise), 마꼬네(Maconnais) 그리고 보졸레(Beaujolais) 지역에 이르기까지 포도밭이 형성돼 있다.
이 지방은 중세 때부터 와인 제조 기술을 익혔던 봉건 귀족이나 수도승들에 의해 번성했다. 18세기 프랑스혁명 이후 정부에서 포도원을 모두 몰수해 개인들에게 소규모로 분할해 주었다. 이 때 포도밭 가운데의 한 구획을 경계로 정하고 대부분 돌로 단을 둘러 쌓았는데, 이를 ‘끌리마(Clima)’ 또는‘끌로(Clos)’라고 부른다. 이런 연유로 소규모의 개인 포도밭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부르고뉴 지방의 AOC 와인은 품질에 따라 4가지로 구분된다.
그랑 크뤼(Grand Cru) : 꼬뜨 도르에 32개 및 샤블리에 1개 지역이 있으며 최고의 품질과 떼루아르의 명성을 지닌 끌리마에 주어진다. 라벨의 표시는 단독 끌리마 명을 사용하며 대표적으로 레드와인은 ‘로마네 꽁띠(Romanee Conti)’, 화이트와인은 ‘몽라셰(Montrachet)’가 있다.
프르미에 크뤼(Primiere Cru) : 독특한 품질과 우아한 개성을 인정받는 끌리마에 주어지며, 마을 명 뒤에 끌리마 명을 붙여 표시한다. 단, 복수의 끌리마의 포도주에는 프르미에 크뤼로 표시한다.
마을 명(Village) : 입지 조건으로 좋은 품질의 와인을 일관되게 생산해내면 라벨에 마을의 이름을 붙일 수 있다. 끌리마 명을 덧붙이는 것이 인정돼 있는 곳도 있다. 예를 들면, 샤블리, 본로마네 등이다.
지역 명(Regional): 이 지방 포도 재배 지역 내에서 생산된 것은 전부 이 범주에 들어가며 일상적인 와인으로 가장 낮은 등급이다. 마꽁을 제외하고 라벨에‘Bourgogne’와 색깔(백 또는 적), 생산지 등의 문자가 기재된다.
보르도 지방의 와인은 포도 재배에서부터 제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와인 생산 과정이 일괄적으로 샤또에서 이루어지지만,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은 중간 제조업체인 네고시앙(Negociant : 포도를 사서 제조하고 병입 및 유통을 담당하는 와인 중개상)이 개인 포도원들로부터 사들여 대규모로 생산하므로 이들의 명성이 중요하다. 이들에 따라 맛과 품질이 좌우된다.
우리나라의 김치를 예로 들면 배추는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지만 각 가정마다의 양념과 다른 손맛에 의해 맛의 차이가 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보르도 지방의 와인을 선택할 때는 샤또의 이름이 중요하나,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은 명문 네고시앙 와인을 고르는 것이 좋을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