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전해옵니다
시월달에 행하려는 우금치 영산재에
영가님들을 위해 종이옷을 만벌 접으리라 생각하니
대전에 사시는 거사님이 이만장의 종이를 시주하셨습니다
만벌의 지의를 접자면 저고리와 바지를 각각 접어서
한벌로 합해야하다 보니 이만장의 종이가 필요한것입니다
이번에 접는 지의재료는 한쪽 변의 길이가
이십센티정도 되도록 맞추었는데
재료가 든 상자가 엊그제 도착하여 열어보니
내가 주문한 종이 외에도 재단을 하고 남은
자투리 종이를 그냥 없애버리거나 하지 않고
약 십센티되는 크기의 정사각형 모양을 만들어
안에다 넣어 보내오셨습니다
우선 만여벌의 재료는 갖추어 졌는데
나머지 작은 종이로는 무엇을 할수 있을까
잠시 고민을 하던 차에 오늘 보름 법회 시간전에 와서
영단에 절을 올리고 시골에 다니러 가던 불자 가족들이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가만히 생각하더니
스님 이 작은 종이로도 지의를 접으시지요 하고는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뚝딱 하나 만들어 보여주는데
이십센티 종이로 접은것보다는 매우 작은 크기지만
앙증맞고 예뻐보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서 스님 이 종이들은 작아서
어른들이 하시기에 어려우실것 같으면
유치원 아가들 종이접기 시간에 만들어보라 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하고 의견을 내주니 고맙기 그지없고
또 자신들도 스님이 하시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대략 이천여벌 정도 접을수 있는 분량의 작은 종이를
가져갔으니 걱정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는 이야기가 맞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대략 크고 작은 것으로
행사에 쓰일 옷이 이만여벌이 준비될수 있을 것이니
애초에 생각한 것보다 두배의 분량이 더 생길듯 합니다
한신이 '장군에게는 얼마만큼의 병사가 필요하냐'
하는 주군 유방의 물음에 다다익선이라 하였다는데
이번 영산재에도 무고하게 희생된 영가들을 위해서는
무조건 많을수록 좋은 일이 될것이라 생각해
그런 좋은 생각을 내주고 기꺼이 옷 접기에 동참해준
불자가족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듭니다
오늘 보름 법회가 마쳐지고 오신 불자님들께
어릴적 종이옷 접어 놀던 때를 생각하셔서
집에 가지고 가서 접어 오십사 재료를 나누어 드리니
'스님 모양나게는 못접어도 뭐라 하지 마세요' 합니다
ㅎㅎ 관음시식에는 옷 한벌이 여러벌이 되고
여러벌은 다시 한량없는 옷이 되어서
영가님들 한분마다 몸칫수에 맞게 크도 않고 작도 않아
아주 알맞은 해탈옷이 되었노라 하는 예문이 있으니
부처님의 가피로 영가님들이 재자들의 정성을 보는것이지
생김새와 모양을 보는게 아니니 걱정하지 마시라 하였습니다
시간상으로는 아직 삼개월정도가 남았으니
너무 서두르지 않아도 될것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영산재를 치르는 마음으로
하나둘 준비하고 마련해 나가지 않으면
목전에 당하여서 진작에 신경을 쓸걸 하는
후회가 있을수 있으니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그럼 종이옷 한번 접어보실까요
중앙점을 잡기 위해 두번을 접고
네귀퉁이를 중앙점을 향해 접어줌
뒤집어서 다시 중앙점을 향해 접어줌
한번 더 접어줌
뒤집어서 네귀퉁이를 폄
반으로 접으면 저고리가 됨
두군데만 펴고 나머지는 반대로 당겨 뒤집음
아래 바지가 만들어짐
저고리와 바지를 합체?함
큰 종이와 작은 종이로 만든것 비교
합체를 풀면 아래와 같은 모양
작은 자투리 종이도 옷 한벌로 다시 변신하였으니
시주도 좋고 종이도 좋고 나도 좋고 모두가 좋은 날입니다
이 모두가 부처님 덕분입니다 나무석가모니불 ()()()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만벌이라니 엄두가 안나는데.. 일손 부족하면 200장 정도 보내주세요.佛 °*..
100명이 100벌씩 접으면 만벌이 되네요
십 시 일 반
벌써 손가락 지문이 닳는 느낌;
모두의 마음과 정성이 더해져 우금치 영산재가 더 뜻 깊게
회향될 것입니다
(c.k)
우금치 동학혁명탑 영산재를 위해서 대비수고 하시는 스님,
지극하신 불심으로 염불하시며 영가님들을 위해 종이옷을 정성껏
만드실 불자님들, 종이를 시주해주신 불자님, 자투리 종이들도 잘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 내주신 불자님, 영산재를 준비하는
모든 과정을.. 영가님들께서 환희심으로 지켜보시리라 믿어요^^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해마다 백중을 앞두고 백여벌씩 접으며
동심에 젖기도 하지요 ^^*
고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다 나누어 갔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스님 감사합니다.
저도 옛 생각하며 저고리와 바지를 접어봅니다.
한자로 접으면 되는 것인가요?
저도 십시 일반 재료 사서 접어서 보내겠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한지가 아니라도 노루지로 하셔도 됩니다 고맙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