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요 산행의 전체적인 칸셉은 초겨울이 찾아 온 북한산을, 뒷 쪽에서 바라 보면서 그 장관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늘 북한산의 주 능선에서 뻗어져 나온 크고 작은 코스들을 오르다 오늘은 북한산의 주봉(Peak)인 백운대와 인수봉 뒤에서 오르는 코스를 시도했지요. 물론 지난 봄에 토요산행 팀이 한번 올랐던 적이 있기도 했지만, 오늘 멤버들은 젬스를 포함하여 세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지난 봄에 오를 때 그 멤버가 아니었습니다.
이름하여 숨은벽 코스.. 산행의 기점인 효자리 밤골매표소에서부터, 중간 기착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500고지 봉우리까지는 어려울 것 없는 평범한 산행코스입니다. 그러나 이곳 바위 봉우리를 올라서면, 염초봉 백운대, 인수봉 뒷 모습은 위엄과 장관으로 눈 앞에 펼쳐집니다. 처음 이 코스를 오르는 사람들은 연신 놀란 가슴을 쓰러내릴 정도로, 엄청난 바위의 열병들이 파노라마 같이 펼쳐지죠. 유명하게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숨은 벽 바위"는 바로 앞에 있는 우뚝 솟은 바위위에 올라설 때까지 보이지 않습니다. 코 앞에 있는 이 바위에 올라서야만 비로소 힘있게 버티고 서 있는 벽과 같은 자신의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숨은 벽" 또는 "숨은 바위"라고 이름붙여졌나 봅니다.
숨은 벽의 모습(지난 봄에 찍었던 사진)...어느새 고드름이 숨은 벽은 리찌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도전 1호로 꼽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토요산행팀은 이곳에서 계곡으로 우회해서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에 있는 깊은 계곡길로 치고 올랐지요. 깔닥고개라고 할 정도로, 숨이 턱 밑까지 칠 정도로 가파른 계곡입니다. 그리고 백운대와 인수봉의 그늘에 가려 사시사철 기온이 가장 낮은 계곡이다 보니, 북한산에서 단풍이 가장 선명하고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지요. 이미 이 계곡은 겨울이 찾아와 있었습니다. 길게 뻗어내린 고드름과 발밑에 솟아 오른 서릿발...그리고 바위 위에 흐르다 얼어 붙은 얼음들...가을 낙엽이 쌓여 가고 있는 북한산은 어느새 겨울의 옷을 갈아입고 있었습니다.
늦가을에서 초겨울의 옷을 갈아 입고 있는 모습 이 계곡의 정상에는 어른 한 명이 겨우 빠져 나갈 만한 바위 구멍이 있는데 이 구멍을 "호랑이 굴"이라고 부릅니다. 정상인 백운대를 오르는 코스 중의 하나로, 호랑이 굴만 통과하고 나면 곧바로 백운대가 눈 앞에 나타납니다. 그러나 가파른 바위를 기어 오르는데 자신이 없는 사람은 조심해야 하는 난코스이기도 하지요.
떨어진 기온 속에서 점심 식사 시간은 자연 짧아질 수 밖에 없더군요. 오손도손 둘러 앉아 준비해온 진수성찬을 깜쪽같이 해결한 후 위문을 거쳐 곧바로 북한산장 매표소 코스로 내려왔습니다.
차가운 맑은 공기, 그리고 초겨울 옷으로 갈아 입는 멋진 북한산 모습이 내내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젬스가 늘 함께 하는 토요산행팀의 모습입니다.(물론 젬스는 찍사여서 없네요) ^&^ *배경음악은 Faye Wong이 부른 Eyes on Me입니다.
첫댓글 본드님 덕분에 꿀쩍진데까지 구경을 하게 되네요..^*^..동행하시는 분들도 멋쟁이님들로 보입니다.
북한산의 묘미는 끝이 없는것 같아요...사람들에 부대끼는게 싫어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그 갈증을 젬스님 덕분에 풀어본답니다~~~^)^
북한산 5인방 같군요...즐거운 산행 계속되시길...ㅎㅎ
구냥 산이 거기 있어 오르지요.. ㅎㅎ. 오르다보면.. 즐거움을 찾게 되구여.. 도봉산도 한 번 올라보세여.. ㅎ. 꽤 괜찮다고 느끼게 되실 겁니다. ㅎ.
몽촌 형님, 도봉산...좋은 산이지요. 저도 그쪽으로 가 보고 싶습니다. 신선대 앞에서 맨발로 탁주를 파는 분도 만나고 싶고... 또 포대능선의 밧줄도 댕기고 싶습니다. 하하 ^&^ 산.적.회..뛸 때 같이 한번 오르겠습니다.^&^
원본 게시글에 꼬리말 인사를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