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대전에서는 4명이 참가했어요
훈남 3명과 저와 이렇게....^^
걸어서 1시간 걸리는 거리를
6시간에 엎드려서....
3일은 휴일이라 그런지
많은 분들이 참가했습니다
많을 때는 100여명정도 될 정도로
할아버지부터 아주 어린 어린이들까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순례를 지켜줄 빨간색 장갑
나중에는 장갑에 구멍이 뚫어지고
너널너덜해졌습니다....
순례에 참가하는 마음이 이렇습니다
겸손과 낮춤
오늘 구간중 터널이 있는 곳은 도보로 이동을 하였습니다
신부님과 스님은 휴식중에도 쉬지 않으셨습니다
몸이 힘들수록 더 명상을 하시는 세분 성직자
10분을 오체투지하고 10분을 쉬고 이렇게 진행합니다
아직은 오전이라 할 만한데....
안적삼거리 에서 아중역쪽으로 가는 길의 곡선구간의 순례단
쉬는 시간 수경스님의 무릎에 약을 발라주시는 문규현신부님
중간 휴식 시간에 순례단에서 주신 고구마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체투지순례에 어린이들... 동참한 해람이와 하람이
이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함께 했을까요?
어제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순례중간 휴식을 알리는 징소리가 울리면 서로를 향해 인사를 올립니다
순례를 하면서 사람들은 서로에 대한 예의를 항상 올립니다
예의 바른 세상을 위해서....
점심으로 싸온 김밥과 순례단에서 주신
주먹밥을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꿀맛
점심을 먹고나서 휴식시간
피곤한 몸을 누이고.... 단잠..
오체투지에 순례에 동참한 화계사 신도들
어제는 절에서 많이들 오셨더군요...
오늘은 평화동성당과 화계사에서 많은 분들이 순례길에 동참하셨습니다
화계사 신도들의 맨앞에서 오체투지를 하시는 동재스님
오후로 갈수록 아스팔트는 뜨거워지고
순례는 점차 힘들어지더군요..
그래도 힘을 내서 모두 열심히
가끔씩 순례단을 보고 지나가다 손을 흔들어 격려해 주시고 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가족단위로 참석한 분들이 오체투지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람이 많아서 죽비대신 징을 쳤습니다
명상중인 문규현신부님, 수경스님, 전종훈신부님
땀을 닦고 있는 우리...
어쩌면 순례는 나를 바로 세우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아중역에서 순례단을 맞아 환영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시민사회연대회의 대표 이수금님이 문규현 신부님께 촛불화환을 선물로 증정하고 있습니다
오체투지를 하면서 하루 종일 머리를 떠나지 않았던 질문은
나는 왜 여기에서 이걸 하고 있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언가 배우기 위해서
신부님과 스님의 고행에 함께 하기위해서
아니면 무언가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
순례에 대한 대단한 의미같은 것들 말고
정말로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하는 질문말이죠
허리를 굽히고 바닥에 몸을 대고 눈을 감은채
오체투지가 차츰 힘들어질 때, 일어서면서 허리가 아파올 때도
나는 왜 여기에 와 있는가를 생각해봤습니다.
순례가 끝날 때 즈음에 한 가지는 알수 있었습니다.
바로 나 자신을 똑바로 알 수 있었다는것
특별히 대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나의 한계와 나의 장점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는 것.
전 그 다지 고통을 순화하지 못하는 인간이었습니다.
힘들어지고 날이 더워지자 인상이 찡그러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오체투지를 하면서도 무릎이 아픈 것을 피하려고
팔을 이용해 그저 몸을 누이는 정도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같은 땅이라도 좀더 편한 바닥을 찾아 이것 저것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계속되는 순례에 장갑에 구멍이 나고
옷이 헤어지자 좀 덜 그러려고 애쓰는 사람이었습니다.
물론 힘든 여정에도 나를 지키고
마음을 정돈하기 위해서 끝까지 함께 하려고 애쓰는 사람이었습니다.
왜 순례를 갈까?
그건 마치 인생은 왜 살까? 와도 같은 질문이었습니다.
인생은 행복하기위해서
무언가 절망적이지 않기 위해서 사는거라면
순례는 마치 인생과도 같은건 아닐까요?
고행을 위해서 무언가 하는 특별한 행위가 아니라
그저 고난에 찬 인생과도 같은거
그래서 언제끝날지를 생각하며 걷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렇게 고통을 견디며 걷는 순례와도 같은게 인생은 아닐런지
피하고 싶고 곧 끝나는게 아니라
그 고통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견디고
그렇게 살아가는 것 자체가 아닐런지요
그래서 다만 계속 걸어야한다는것
그게 제가 어쩌면 순례를 와서 배운게 아닐까 싶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에 대해 나를 그대로 내비치는 것이아먈로
세상을 가장 자신있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 세상에 비쳐지는 내 모습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사는데
너무 익숙하지 않은가요?
순례를 하는 동안 나의 한계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알면서
나를 온전히 땅에 내던지면서 마음을 비웠을 때
순례가 마칠 때 즈음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고 하더군요.
어머니의 품에 안기는 것 처럼....
마음이 정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순례단이 지금은 전주를 지나 올라오고 있습니다
아마 10월말에는 계룡산에 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 때 대전분들도 더 많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첫댓글 몸은 어떠신지..? 고생하셨어요~! 코를 찌르는 아스팔트의 매캐한 냄새와, 옆으로 무섭게 지나가는 자동차의 굉음에도 몸과 마음이 정갈해지는 느낌.. 오체투지의 경험이 아니었니었다면 평생 못 느꼈을 추억들 좋았습니다!!
그러게 난 그 무섭게 달리는 자동차들이 우리 행렬에 다들 걸음을 늦추는 걸 보고 이게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고 느꼈어...ㅋ 근데 온몸이 찔르면 안아픈 곳이 없음....ㅋㅋ
참가자 여러분 다들 수고 하셧어요 ...
눈물이 납니다
ㅠㅠ
아 이거 구나 ,ㅜㅡㅜ
제 대신 제 가족 대신 행동하신 대전사랑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