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안에 주신 더 큰 마음
복음: 마르 2,1-12
학교에서 청소원으로 일하시는 아주머니의 남편이 공사장에서 일하다 떨어져
중환자실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병문안을 갔다.
아주머니의 두 딸이 아버지의 볼에 손을 부비며 “아빠, 어제 아빠가 우릴 알아봐 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그전엔 우리를 몰라보시는 것 같아 슬펐는데
어제저녁엔 우리 식구들이 모두 행복했어요.”라고 말했을 때 가슴이 찡해 왔다.
아주머니께서도 “당신이 나으면 인제 업어줄 거야, 더 잘해 줄 거야.” 하며 팔다리를 주물러 주었다.
나는 그 가족이 평소 가난함 속에서도 얼마나 서로 위하며 사랑 표현을 잘하고 살아왔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했다.
오늘 복음에서 혼자 힘으로 움직일 수 없는 병자를 예수님 앞에 달아 내리는 네 사람의 모습을 본다.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그리고 그 병자에 대한 사랑과 소망이 예수님을 감동하게 하고,
그래서 죄인이지만 사랑받는 기쁨과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이 아닌가?
반면에 율법학자는 믿음이 없었기에 예수님의 용서하시는 사랑에 의문을 품지 않았는가?
그는 하느님처럼 넓은 마음으로 용서할 수 있는, 자기 내면의 더 큰 자기의 모습을 믿지 못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예수님께서 비록 몸은 마비되어 있어도 당신을 믿고 찾는 병자에게는
당신의 사랑과 자유와 치유의 은총을 베푸시고,
몸은 건강하지만 용서하는 사랑을 믿지 못하는 율법학자에게는 눈을 뜨고 믿도록 초대하시는 것이 아닌가?
나도 작은 자존심에 매여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할 때가 있다.
자존심보다 더 귀중한 사랑의 마음으로 살도록 부르시는 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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