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 - 이규보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 같은데
신부가 꺾어 들고 창가를 지나다
빙그레 웃으며 낭군에게 묻기를
꽃이 예뻐요, 제가 예뻐요?
장난기 가득한 낭군이 답하기를
꽃이 당신보다 더 예쁘구려
그 말을 듣고 토라져버린 신부
꽃을 밟아 뭉개며 말하기를
꽃이 저보다 더 예쁘다면
오늘 밤은 꽃을 안고 주무세요.
그래서 꽃을 안고 잤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나는 노랑나비가 되어버렸다.
사랑하는 여인이 물었다.
꽃이 좋아요 내가 좋아요?
나는 꽃이 좋다고 대답했다.
그 여인은 평생 나비로 살라고 토라져버렸다.
나는 영영 한마리 노랑나비가 되어
꽃을 찾아 꽃밭을 누비게 되었다.
사실은 그녀가 꽃인 것을,
자신이 꽃이란 걸 몰랐기에
그녀는 슬픔으로 떠나간 것이다.
나비에게는 꽃을 식별한 재간이 없어
모든 꽃을 그녀로 안다.
따로 구별할 이유도 없어
꽃이라면 사랑하는 나비가 되어버렸다.
그녀는 꽃인 채 꽃인 줄을 모르고,
노랑나비가 누구인 줄도 모르고,
원망과 그리움으로 말을 잊고 꽃밭에서 산다.
첫댓글 내 앞에 걸어다니는 당신이라는 꽃이 제일 이쁘다고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남자들은 마음 들키는게 싫은가 봐요...??!!
그래서 남자는 바보래요. 아님 여자가 바보지.. ㅎㅎㅎ 바보들의 합창이 사랑이라죠?
" 당근 넌 꽃보다....!" 때에 맞는 말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내가 그렇게 말해 줄꼬? ㅎㅎ
노랑나비로 평생 꽃밭에서 사시고 싶은거죠? ........이미 노랑나비 거울님! ㅎㅎㅎㅎㅎㅎ
청춘은 이십년인데 아무리 십일홍에 비할까요ㅎㅎ신랑각시 노는모습이 꽃처럼 예쁘네요.ㅎㅎ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