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134차 산행기 - 금정산
2007년 9월 7일 10시 20분 지하철 온천장 역
오늘의 참여자 - 손관선, 조정, 정상조, 최차랑, 박석현, 안혜자, 이숙자, 백의인, 최광석, 박세주, 이유성, 정경권, 김민남, 김창길, 류근모. 이상 15명
약간 구름이 낀 날씨, 등산하기 좋은 날이다.
낮 온도가 30도를 오르내리던 무더위도 23~4도로 한풀 꺾인 초가을 - 가을 기운이 완연하고 농작물에 흰 이슬이 맺힌다는 백로(白露)가 바로 내일이다.
9월 들어 첫 산행 - 가을을 맞이하러 우리는 금정산을 향한다.
등산이라기보다 산을 느끼러 가는 것이다. (조정)
10시 30분에 온천 시장을 통과하고 10시 40분에는 식물원 옆을 지난다.
적당한 곳에서 발대식을 하다.
오랜만에 나온 아산 최광석 친구를 대장으로 출발 산삼!
춘성 이유성 친구가 일등으로 찹쌀떡을 내놓는다.
휴정암 오르는 길은 조용하고 깊은 맛이 있는 길이다.
키 큰 소나무들이 재선충에 물리지 않아 싱싱하고, 섞여있는 참나무들도 짙은 녹색으로 아직은 여름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계절은 속일 수 없는 것.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어보면 여름의 가수, 매미 소리는 어느새 가늘어지고 방울벌레, 풀무치, 쌕새기 등의 풀벌레 소리가 풀 밑에서
조용히 가을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벌을 짧게 잡아 대장은 자주 쉬자고 한다. 좋은 대장님이다.
등에 땀이 배이기 시작하자 1차 휴식에 들어간다.
영운 안혜자 친구가 거봉 포도를
국은 박석현 친구가 양파 즙을 제공한다.
거봉은 칼로리가 풍부하여 두 세알만 먹어도 금정산의 거봉 하나는 거뜬히 넘을 수 있고 양파즙은 당뇨, 고혈압에 좋은 약즙이다.
중국 요리에 기름기가 넘쳐도 중국인들이 고혈압, 당뇨병 환자가 적은 것은 양파를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등산하면서는 숨도 좀 가빠야 한다. 그래야 심호흡이 자연히 된다.
이 길은 양쪽에 바위도 많고 마사토질이어서 굴신 지점들이 많아 천천히 걸어도 숨은 가쁘다. 산소를 많이 마신다. 20분 정도 걸었나?
땀이 날만하니 대장은 또 5분 휴식을 명한다.
막간을 이용하여 간단한 세미나가 있었다.
‘포인트 101 - 휴정암까지 0.8 km.’ 라는 인명 구조 표지 막대를 보고
숫자에 민감한 춘성 - ‘주로 여자를 구조하는 곳이다. 111 은 남자 구조 포인트다.’
101과 111에서 남녀를 발견한다.
하나 더.
길을 가던 장님 둘이 정면충돌했다.
장님 A - 이 자식이, 눈에 뵈는 게 없나?
장님 B - 야 일마, 보면 모르나?
또 하나 더.
목욕탕에 불이 났다. 사람들이 알몸으로 도망친다.
남자 - 두 손을 휘두르며 냅다 뛴다.
멍청녀 - 그 곳을 두 손으로 가리고 뛴다.
똑똑녀 - 그 곳은 공개하고 얼굴을 두 손으로 가리고 뛴다.
한국녀 - 얼굴을 가리고 뛴다. (체면 중시)
중국녀 - 그 곳을 가리고 뛴다. (생산 중시)
일본녀 - 가슴을 가리고 뛴다. (육아 중시)
(중요 부분을 가리는 것이 본능임으로)
대장은 세미나를 중단시키고 출발을 명한다.
세미나가 어디로 튈지 불안하다.
두 여자 친구들이 오늘은 아주 잘 걷는다.
대장이 휴식 타임을 잘 맞추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11시 30 분, 커다란 반석 위에 올라가 5분 휴식.
지상높이 3m, 넓이가 스무 평은 됨직한 거대한 암반이다.
아마도 금정산에서는 가장 큰 바위가 아닐까 싶다.
10도 정도 기울어져있는 것이 가장 큰 험이다.
완전히 평면이라면 기가 막힐 것인데 조금 아쉽다.
여산이 사진 두어 판 박고 버드나무가 바나나를 내놓았다.
12시 20분에 케이블 카 터미널에 있는 보리밥집에 도착.
맥주 6개와 산성 막걸리 한 되, 물순이 이숙자 친구가 가져온 와인 마주앙으로 ‘위하여’ 를 외치며 목을 축이다.
전화로 미리 예약했기 때문에 보리밥 15 그릇이 금방 나온다.
순 꽁보리밥에 콩나물, 열무김치, 토장국, 고추장 등을 섞어 쓱쓱 비벼 먹는다.
꿀맛이 따로 없다, 영양식이 별건가.
산에서 친구들과 먹는 꽁보리 비빔밥이 바로 꿀맛이요 웰빙 음식이다.
오늘 점심 10여만 원은 국은 박석현 친구가 쏘겠다고 한다.
지난 9월 1일 시집 ‘별바위’ 출판 기념회에 많이 참여해주신 산삼회원 여러분에게 너무 고마웠다는 인사와 함께.
스폰서는 또 나왔다.
매암 김민남 교수가 지공도사가 되었다고 국가 지원금 3만원.
덕산 김창길 친구는 "뭐 별 이유가 있어야 내나, 무조건 좋아서" 5만원.
이렇게 거금 8만원을 총무에게 맡겨 21일을 미리 쏘았습니다.
그래서 9월 21일은 원래는 도시락 지참일인데 그냥 오셔야 되겠습니다.
그야말로 술밥 간에 배불리 먹고 1시 30분에 보리밥집을 떠나서 동문 버스 정류소로.
오늘의 보행 시간은 2시간 반 - 적당히 쉬어 가며 조절을 잘 해 준 아산 친구덕분에 피로를 모르고 가벼운 산행을 했어요.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9월 11일 ~ 14일 (화목금토) 은 해외 원정 등산, 일본 앨핀 루트.
21일은 시립 미술관역 10 십니다.
안녕히!
첫댓글 등산은 제쳐 놓고 꽁보리 열무 비빔밥이 먹고 싶다. 염불 보다 잿밥에. 이러니까 산삼회에 한번도 못 끼이는가 보다.
희주야! 오랫만이다, 늘 카페를 사랑하고 열심히 참여해 주는 희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무슨일이든 정성을 다하는 네 모습이 많이 그립다. 너 미국 가기전 망미초교에서 같이 근무하면서 성실한 너의 근무태도에 반하기도 했지. 친구지만 참 존경스러웠다. 참 네 출판기념회는 언제쯤? 그 때 물순이와 함께 가기로 약속했다. 그리고 우리 63회 여자친구들 10월 1,2,3일 대마도 역사기행 떠난다. 아마 해외여행은 첨이다. 많이 발전했지? 또 연락하자. 가을과 함께 늘 행복하길....
오늘은 류무열 친구 딸 결혼식일이라 남계가 결혼식장인 먼 한양까지 많은 동기회원들의 축의금을 맡아 참가하는 바쁜 날인데도 산행 진행과정 및 상호간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의 극적인 장면을 놓치지 않고 알뜰하게 기록한 정성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 날 참가한 15명 건각들의 화합된 분위기와 남을 배려하는 극친한 정성은 당연히 국제 심성대회 금매달감이 아닐까요.
안혜자 친구의 과찬에 몸둘바를 모르겠고 열심히 물순이와 동기 행사에 참여하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다. 내가 한국에 있어도 그렇게 하기는 힘들것 같다. 전체를 위하여 개인을 희생하는 마음이 아니면 그렇게 되기 힘들지. 특히 남회원들과 달리 많은 제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조하는 너희들께 큰 박수를 보낸다. 나의 출판 기념회는 아직 멀었다 . 일을 시작한지는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작품을 정리하다 보니 마음에 들지 않아 일단 보류하고 있다. 활자화 되는 책을 성의없이 내기도 무엇하고 일단은 어느 수준의 책을 낼려니 좀더 신중히 해야 될것 같아서 내년 쯤 생각하고 있다. 멀리서 걱정해 주어서 고맙다.
금정산 오래전부터 좋은 줄 알지만 산삼회가 가니 더 기막힌 산이 된 듯 아니 버드나무가 그렿게 그리는가. 점점 숫자가 많아지는 참여자들 더욱 알차고 실속있는 산행이 되기를 자주 못가는 인타까움을 실어서 함께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