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幸 은 대개 幸 福 보다 오래 계속 된다는 점 에서
고통스러운 것이다. 행복도 불행만큼 오래 계속된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고통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신영복님의 영인본 <엽서> 재출간본에 실린 글을
비슷한 글씨체를 찾아 옮겨보았는데
많이 비슷하지는 않네요^^
가끔씩 사는게 무지 힘겹게 느껴질때,
어른이라서 울지도 못할때,
엄마라서 모든걸 참아내야 할때,
신영복님을 떠올리고 그 분의 고난의 세월을 생각하면
나는 얼마나 말도 안되게 편한처지인가
스스로 부끄러워하며 푸념하는걸 그만두기로 합니다
오늘은 인사동에 있는 Agio라는 사랑스러운 공간에서
상록수 청년들과 어머니들이 초대를 받아 행복한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레스토랑 주인이신 마리아님은 대화동 성당 레지오단장이신데
상록수에 봉사를 하시며 마음을 보태주고 계신
아름다운 분 이십니다
저는 상록수 에 자주 가질못해 마리아님과는 몇번 밖에 뵌적이 없는데
우리가 식사하는내내 옆에서 부족한것 없나 챙겨주시고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조용히 배려해주시고 계셨습니다
사람에게서 향기가 나는 느낌...아시죠?^^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살아있는게 감사하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지요,
저는 곧장 하느님을 믿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을 보고 , 하느님을 믿게되었으니
가까운길을 놓아두고 먼길을 돌아온 셈입니다^^
뭐든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저의 이런 귀납적 사고방식 덕분에
남보다 만날 늦지만 그렇게 생긴걸 어쩌겠습니까
저도 하느님이 만드신걸요 ^^
냄표니는 조계사 앞까지 우리를 태워다 주곤
누가 뛰어나와 끌고 들어가기라도 할까봐
냅다 줄행랑을 쳤습니다^^
하여간에 숫기없기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으니
에이구...못났기는...싶습니다^^
다예는 오랫만에 승혜를 만나 인사동을 휘젓고 다니더니
둘이서 영화보고 저녁먹는다고 울 모자를 버리고 사라졌습니다
인사동에서 산 커다란 메꼽모자를 집에 잘 갖다놓으라는 엄명을 남긴체 말이지요
해는 안났지만 날씨가 어찌나 무덥고 꿉꿉한지
옆에있는 눔이를 아무 나 한눔 붙들고 쥐어박고 싶도록
불쾌지수가 높은 하루였습니다 하하하~~~^^
(저의 인간성이 다 드러나네요 ㅎㅎ)
우리끼리만 맛있는 점심을 먹어서 미안해진 관계로
오늘 저녁상에 올릴 스페셜한 저녁반찬거리가 없을까...
시장을 기웃거려 한짐 사들고 들어왔습니다
냄표니는 재우이눔이랑 수영을 갔고 다예는 수영장에서 합류해서 들어올 예정이지요,
집을 아수라장을 해놓고 나갔던터라 늦게 청소기를 돌리면서 문득,
다예를 다시 안보내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대학부터는 어른이니 네 맘대로 어디든 가도 안 말린다! 고 약속을 했지요^^)
공항에서 다예를 보낼때 얼마나 기가막혔던가 새삼 기억이 나서
눈물 한방울이 삐어져 나왔습니다
헤어질때만 기가막혔던게 아니라
떠나보낼 생각을 하면서부터 이미 기가막히고 가슴이 막막해졌던터라
지금도 옆에 재우면서도 가끔 가위가 눌려서 새벽에 깨어 일어나
자는 모습을 가만 들여다 보곤 합니다
가족은 무엇을 해주어서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가 축복이지요
제 곁에는 참말 존재 그 자체만으로 불멸의 인기를 누리시는 행복한 눔이가 있습니다
<아주 자~알 생겼다>는 칭찬을 받곤 신이난 눔이가
(실내장식이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했는지^^)
점심을 먹으면서 크리스마스 캐롤을 메들리로 불러대는 통에
조금 민망해졌지요^^
온갖 색깔^^의 사람들로 복작대는 인사동을 거닐며
눔이의 <노엘~ 노엘~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까지 들어야 했습니다 ㅠ.ㅠ
두 딸내미가 지금쯤 자기들끼리 저녁을 먹고있을텐데
통 큰척하며 둘이서 놀라고 허락해주었지만
무슨일은 없을까 걱정이 됩니다
언제쯤이면 세상에 내어놔도 아무 걱정이 없을런지..
아마 딸내미가 칠순이 되어도 그 걱정은 사라지지 않을듯 합니다^^
세상의 모든 딸들이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딸들이 행복해야 온가족이 행복하고
세상도 다 행복한 미소를 지을테니까요^^
덩치가 전보다 두배는 되게 살이 쪄서 돌아온 바람에
비록 공항에서 금새 알아보지 못한 아픔이 있었지만 ^^
제 눈에는 여전히 사랑스럽고 연약(?)한 어린 딸일 뿐입니다...
엊저녁엔 하느님께 온가족이 한 지붕아래서 코~ 잘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양쪽에 하나씩 끼고 자려니 불편하긴 하지만
실컷 못본 원을 풀고 미워지면 제 방으로 쫓아내지요 뭐^^
이제 슬슬 저녁상을 차려놓아야 겠습니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니 집안에서 꼬무락거리며 지내야 겠습니다
모두들 행복한 주말 보내시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오랫만에 만남 다예는 조금 토실해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언제나 의젓하고 이쁜 다예낭자...침 꼴깍 넘어가는 소리 들었나?/// 그리고 이쁜 승혜도 그렇고 말이야.....오늘 AGIO에 가면서,. 또 가서 마리아 형님을 보고, 또 돌아오면서 사람이 사는방법에 대해서 생각이 들었다...나누면서 사는것,,,그것이 참 쉬우면서도 어렵고, 어려우면서도 쉬운 것임을..........그런데 이긋아 글씨좀 키우면 안되겠남? 눈 빠지겠당.......=3=3=
눈 빠질까봐 키웠슈
^^눈 빼서 들여다보고 다시 끼우면 되는데
=3=3=3 사람 사는방법에 대해서...저도 그런 생각했었는데 히

너무 융숭한 대접과 맛난 점심에 마리아형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내도 글읽으면서 눈빠지는줄 알았다 . ㅋㅋㅋ
조금 살은 쪘지만 여전히 든든하고 이쁜 다예모습에 내맘이 다 꽉 차더라.여기 있기로 했나 보구나..참 자알 되었다..^^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마음가는대로 살려구요...현재 최선이다 싶은걸 선택하기로 했어요^^ 이번에 통통해져서 돌아온 눔이를 보니 더 마음이 굳어졌어요, 오래 혼자 놔두면 건강이 위태롭겠다 싶은 불안감이 들더라구요,이번에도 귀국해서 플루땜에 꼼짝않고 온 가족이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이젠 걱정안해도 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