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난방을 시작하지 않은 매장은
가끔 따끈한 커피가 위안이 될
정도로
약간 쌀쌀하게
느껴진다.
저녁
퇴근시간으로 매장이 좀 붐비는
시각.
젊은 남자 손님이 들어와
쭈뼜거리며
말했다.
- 제
아내가 입을건데요. 이쁜 재킷 하나
골라주세요.
- 아내분
체형이 어떤가요?
피부빛은요?
- 아~
보통 키에 날씬하구요, 얼굴은 희고
이뻐요.
그런데
가격대가 어떻게
되나요?
- 아주
저렴한
것부터
다양하게 있으니 적당한 걸로
고르시지요.
가격 걱정부터 하는 눈치인 남자 손님의 형편에
맞게
저렴하면서도
따뜻하고 예쁜 재킷을 몇 개 골라 보여
주었더니
제일 화사해
보이는 재킷을
골라든다.
- 아, 정말 이뻐요. 이 옷 울 애기 엄마가
입으면 정말 잘 어울리겠어요.
- 사이즈가 안 맞거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드시면 직접 오시라
하세요.
마음에 드신 걸로 교환 해
드릴게요.
남자는
호주머니에서 꺼낸
봉투에 담긴
10만 원을 내놓고 나머지 잔액은 카드로
지불했다.
- 아내가
옷 가격을 알면
놀랄까봐서요.
남자는 아주
기분 좋은 얼굴로 몇 번이고
되물었다.
- 이 옷,
따뜻하겠지요? 이쁘겠지요? 제 아내에게 잘
어울리겠지요?
기분좋게 나가는 젊은 남자의 뒷 모습이 참 이뻐
보였다.
다음 날 오후,,아기를 안은 젊은 새댁이 종이백을 들고
들어왔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데 얇은 셔츠만 입은 차림새의 젊은
새댁은
얼굴이
빨개진 채로 종이백을 내밀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 이 옷,
제 맘에 안 들어서 안
입을래요.
남편 옷으로 바꿔
주세요.
-
남편분이 아주 신경 써서 고른 옷인데 마음에 안
드세요?
- 아기랑
집에만 있는 제가 이런 옷이
필요하나요?
매일
추운데서 고생하는 애 아빠가 입을 옷으로 바꿔
주세요.
본디
말투인지 퉁명스럽게 말은 하고
있지만
젊은 새댁의
생각을 이미 읽을 수
있었다.
아기 엄마는
옷을 만지다가도 가격표를 보고서는 깜짝 깜짝
놀랐다.
- 제
옷값은 얼마 안 된다고 하던데 남자들 옷은 모두
비싸나요?
아내 옷은
중간대 가격이었는데
틀림없이
현찰 10만원 계산한 것은 빼고 카드 영수증만 보여준 듯
했다.
난감했지만
남편의 곱던 마음을 전해 주고
그 가격에
맞는 남자 옷을 보여
주었다.
- 미쳤나봐, 내가 이렇게 비싼 옷을 어떻게
입는다고,,
자기는 맨날 헌 옷만 얻어다 입고
출근하면서
혼잣말처럼 내뱉으면서
눈이 젖어드는
젊은 아기 엄마를 보니
내 마음이
먹먹해졌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아끼는 마음이
짧은 혼잣말 속에서 모두 보이는 듯
했다.
- 남편분이 아내에게
이 옷을 꼭 입히고 싶어했는데,,, 좋은 방법이
있네요.
50프로 세일하는 이쁜 옷들이 마침 몇 가지
있는데
남편 분 것과 아내 분 것 두 벌로 바꿀 수
있겠네요.
- 싫어요, 저야 맨날 애기 데리고 다니니까 두꺼운 옷 필요
없어요.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좋은 그림 잘 보고 갑니다... 늘 감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