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삼회 137차 산행기 - 백양산 산책로
2007년 9월 28일 10시 성지곡 학생 문화회관 등나무 아래
오늘의 참여자 - 손관선, 조정, 정상조, 김갑석, 김광번, 김길부, 김무웅, 김민남, 김창길, 박석현, 박세주, 박해량, 안혜자, 이규상, 이숙자, 전흥, 정경권, 최차랑, 허세영, 홍병정, 류근모 (가나다순) 이상 21명
구름이 낀 날씨여서 걷기에는 좋은 날이다. 10시 15분에 20명이 도착.
학생 문화회관 운동장에는 여중생들이 스케치 대회 간다고 집합중이다.
선화여중 3학년생들.
아이들이 머리가 길고 사복 차림이어서 젊은 여선생님들과 구분이 안 된다.
교복 자율화, 두발 자율화가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조용필의 ‘단발머리 그 소녀’ 가 생각난다.
- 그 언젠가 나를 위해 꽃다발을 전해주던 그 소녀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
반짝이던 눈망울이 내 마음에 되살아나네 -
우리의 마음속에 순결의 대명사로 남아있는 그런 여학생의 이미지는 이제는 없어졌다.
왁자지껄 시끄러운 여학생들이 떠나고 나서야 우리도 등나무 밑을 떠나 입산을 시작하였다.
10시 30분 성지곡 수원지 둑 옆을 통과
둑에는 隆熙 3년이라 돌에 새겨져 있다. 융희는 조선의 마지막 황제 순종의 연호.
1907 년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성지곡 수원지는 만든 지 올해로 꼭 100 년이 된다.
1 세기 동안 둑이 조금도 허물어지거나 손상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유지되어 있다는 것은 그 당시 기술이 대단했음을 의미한다.
둑 가운데는 설계자, 감리자, 자문교수 세 사람의 (일본인이지만) 실명이 영어로 새겨져 있다. 당시에도 실명제로 자신의 명예를 걸고 공사를 했음을 알 수 있다.
하늘을 뒤덮을 듯이 죽죽 서 있는 히노끼 (편백나무) 들을 감상하며 산길을 오르다가 사명대사 동상 앞에서 발대식.
사명대사 유정 스님은 임진왜란 당시 승병을 일으켜 많은 전공을 세운 호국불교의 상징적인 인물일 뿐만 아니라 전후에는 도꾸가와 막부와 포로 송환 등의 외교 활동을 하여 전쟁을 마무리 지은 위대한 승려이다.
대사가 부산을 기점으로 하여 외교 활동을 하였음으로 부산 시민들이 여기 성지곡 대공원에 동상을 세운 것이다.
‘弘濟尊者 사명대사’ (널리 세상을 구제한, 학문과 덕행이 뛰어난 부처님의 제자 사명대사)
라고 높이 받들었다.
사명대사 제각 앞에서 발대식을 하다.
번호 - ‘하나 둘 셋 넷 ~ 스물!’
오늘의 산행대장은 이 코스를 잘 아는 연암 김무웅 친구.
- 출발 산삼!
길이 촉촉하여 걷기 좋다. 20 분을 걷다가 널찍한 곳이 있어 1 차 휴식.
여산 조정 친구가 홍삼 젤리 과자를,
버드나무가 배 조각을 제공하여 잠시 목을 축이다.
대장은 비교적 까꾸막(가파른 길)은 피하고 평탄한 길을 고른다.
족가지마나 춘성 이유성 친구가 없어 와이당이나 유머는 없지만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나름으로 옮기며 등산길 심심풀이로 한다.
변양균과 신정아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
- 사랑하는 쩡아에게
- 오빠, 나 쩡아야
두 사람이 연애하는 바람에 멍든 사람이 많을 것이다.
초장에 앞 뒤 잘 모르고 깜도 안 된다고 큰 소리 치던 청와대 하며
양가 가족들은 얼마나 낭패감을 맛보고 있을까.
연애란 안 들켜야 로맨스지 들키면 스캔들이 되는 걸 두 사람은 몰랐던가.
11시에 작은 체육공원에 도착 - 둥근 나무 의자에 앉아 잠시 쉬며 연암 대장이 나누어주는 달콤한 배 한 조각씩을 먹고 내려가다가 찬샘(冷泉)약수터에서 약수 한 쪽박 마시고 계속 진행 - 비가 올려나 날씨가 후덥지근해진다. 우산을 가져왔지만 산행 끝날때 까지 참아주세요. 날씨님. 산삼회 말 잘 듣죠?
평탄한 길이지만 그래도 4~50 분 걸으니 땀이 난다.
11시 50 분에 성지곡에서 만덕으로 넘어가는 고개 마루에 있는 만남의 광장에 도착.
이 때 청암 이규상 친구가 약속된 일 때문에 내려가고 대신 덕촌 김길부 친구가 등장.
영운 안혜자 친구가 피로 회복제로 아몬드 과자를 분배.
여기서 바로 위로 치달으면 백양산 정상이 나오지만 오늘은 왼쪽으로 틀어 삼림욕하기 좋은 산책길로 간다. 우거진 히노끼 숲길이 걷고 또 걸어도 지루하지 않겠다.
부산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길이다.
저 아래는 푸른 숲 속에 성지곡 호수가 파랗게 누워있고, 저 멀리는 서면 일대며 황령산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길.
12시 20분에 계곡 옆 둥근 돌탑 옆에서 잠시 휴식.
백양산의 한 가운데쯤이다. 아래위로 한 가운데, 좌우로도 한 가운데.
백양산의 단전이라고 거기에 사람들은 돌탑을 쌓아놓고 산신령님에게 소원을 빈다. 우리들은 덕촌 친구가 나누어 주는 요구르트 한 병을 홀짝 마시며 하늘 한 번 쳐다 본다.
돌탑서부터는 계속 내리막길.
마음여린 대장은 미끄러운 길은 기다렸다가 대원들이 행여 다칠세라 손을 잡고 안전하게 내려오게 해준다.
휴대폰으로 예약을 해 둔 전망대 분식집에 대군이 도착 완료한 것은 정각 1시.
도토리 묵 한 접시, 파전 한 판, 생탁 2병을 한 세트로 일금 1만원을 받는다.
원가는 얼마 안 한다 (영운) 지만 술꾼에게는 억수로 싸다 (연암).
사이다 다섯 병을 추가해서 다섯 세트를 시켜 일단 술판을 벌인다.
한 테이블에 4명씩 앉아.
안쪽에 얌전히 앉아 있는 한림정 최차랑 친구에게 건배사를 부탁하다.
‘만세!’
‘만세!’
최고의 건배사다.
산채 비빔밥이 들어오기 전에 일어난 총무
- 지금까지 비축된 돈이 10 만원입니다. (지난 번 장산에서 다 보고 드렸음.)
오늘 또 벽암 (碧岩) 홍병정 친구가 3만원을 희사하였습니다.
(134차에도 점심을 쏘았다)
이유는 - 그냥 좋아서입니다.
친구에게 박수 한 번 보내주시고 오늘 좋은 코스로 산행을 이끌어주신 대장 연암 김무웅 친구에게도 박수 한 번 보내주세요.
10월에는 황령산, 승학산, 백양산, 김해 - 홈페이지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월말 마지막 등산을 제외하고는 도시락 준비합니다.
오늘 걸은 시간은 10시 반부터 13시까지니 2시간 반은 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상. -
막걸리 10 병 외에도, 덕촌과 연암이 매실주 각 1병을 제공하고, 덕촌이 제공한 떡까지 대충 먹자, 맛있는 산채 비빔밥이 들어온다.
쓱쓱 싹싹 그것마저 깨끗이 비운다.
2시에 식사 끝 - 다음 10월 5일은 금련산 역에서 만납시다.
금련산에 코스모스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참았던 비가 내리네요.
비는 언제나 산삼회를 봐준다는 통설이 오늘도 맞아 떨어지네요.
첫댓글 우리 젊은 날 오늘처럼 60대를 맞아 이렇게 산행하리라 생각이나 했을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묻고 또 물으면서 친구들의 의젓하고 다감한 모습을 바라 보았습니다. 20여명이 줄을 지어 걸으니 백양산이 꽉 찬듯 충만함이 넘쳐 흘렀습니다. 그 중 한사람의 회원이 되어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니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리 저리 아무리 둘러보아도 우리 친구만큼 멋진 사람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할 수 있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변함없이 샘물처럼 솟아나는 남계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南溪님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백양산의 아기자기한 멋,,가까운 이웃산 白楊山.... 白楊...사시나무,,,,"버드나무"네...
동기들과 함께 땀을 흘리면 등산을 하니 정말 상쾌했습니다. 성지곡은 신라시대 성지라는 자관이 명산이라하여 골짜기 이름을 성지곡이라 부르게 되었고, 1978년 세계아동의 해를 맞아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어린이대공원으로 개칭되었다고 하네요. 매번 같은 장소니지만 버드나무님의 산행기는 새로움을 줍니다. 오늘 같은 코스만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