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주민소환 대상이 된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이 "현행 주민소환법은 위헌"이라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심판청구서를 25일 제출했다.
주민들이 지난 주민소환 투표를 청구한 지 이틀만의 일이다. 하남시 주민소환추진위원회는 지난 23일 김 시장 소환투표청구에 필요한 법적 서명요청자수(투표권자의 15%인 1만 5759명 이상)를 초과한 3만 2749명의 서명부를 제출, 김황식 하남시장과 시의원 3명 등 4명에 대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했다.
김 시장은 심판청구서에서 "현행 주민소환법이 소환대상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고 소환투표 청구 및 발의를 거부할 규정이 없어 당선자에게 투표권을 행사한 다수 유권자의 권리를 소수 유권자들이 침해할 수 있다"며 "이는 헌법상 평등권을 침해하고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주민소환법의 위헌성에 대해 "제1조(목적)는 소환대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청구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정치적 입장이 다르거나 선거에서 패배한 상대편이 주민소환제를 악용해 사회·국가적 혼란과 경제적 낭비를 초래하고 자치단체장의 소신있는 행정계획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 하남시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하남시의 민관 갈등은 화장장을 건립하겠다는 시청과 이를 반대하는 시민들과의 마찰에서 비롯됐다. 김 시장은 지난해 10월 광역화장장을 유치해 받는 지원금 2000억원으로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 등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래 시티뉴스 게시글에 광역화장장과 지하철 빅딜 근거없다 고 답 나왔죠^^)
김 시장은 얼마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화장장 건립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화장장 유치는 가장 못 사는 하남시를 발전시키기 위한 특단의 경제 대책"이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화장장이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2000억의 유치를 통해 우리 하남시를 살리는 경제적 초석을 삼아 경쟁력 있는 지자체로서의 면모를 갖춰 윤택한 하남시를 만들고 싶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대 입장은 확고하다. 시민들은 화장장 건립의 반대 이유로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 심각 ▲부동산 가격의 하락 ▲하남시의 이미지 ▲시민과의 대화 없는 일방적 강행 등을 들고 있다.
① 김황식 시장 만취 상태서 주민 폭행
화장장 건립 문제를 둘러싼 민관의 대립은 시위 현장에서 잇따라 물리적 충돌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지난 해 12월 화장장 관련 예산 처리를 반대하던 시민측 범대위 위원장이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일련의 민관 갈등은 지난 3월 18일 이른바 `하남시장 만취 주민폭행` 사건이 터지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김 시장이 화장장 건립을 반대하던 주민을 술에 취한 상태에서 폭행 한 것.
당시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30분께 김 시장은 술에 취한 채 `화장장 건립 반대` 시위를 하던 주민 김연이(52)씨의 멱살을 잡고 차량을 향해 수 차례 내 던졌다. 실신한 김연이씨는 병원에 긴급 후송됐다. 김씨는 갈비뼈에 타박상을 입었으며 구토와 고열 증세가 심각해 주변인들이 `혹시 뇌진탕이 아니냐`고 우려하기까지 했다.
김씨는 "김 시장이 욕을 하면서 뛰어나온 뒤 나를 보자마자 `너 잘 만났다, 가만두지 않겠다`며 가슴을 움켜쥐고 두 번 흔든 뒤 자동차 쪽으로 밀어붙였다"며 "그 뒤 다시 나를 화분대 쪽으로 밀어 넘어뜨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시청 직원들이 나를 개 끌듯 하며 `병원이나 가라`며 끌고 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황식 시장은 "술은 마셨지만 때리지는 않았다"고 발뺌했다. 김 시장은 "록스타운전자는 지인으로 함께 서울로 가기 위해 아파트에서 만났다"며 "자신은 물론 일행은 술을 마시지 않았고 김씨를 폭행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날 김 시장은 자신의 행태에 항의하기 위해 시청으로 몰려든 주민들에게 "물 좀 갖다 드릴까?" "의자를 갖다 드릴께 앉아서 얘기하자" 등 술이 덜깬 듯 횡성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샀다.
② 홍보물 찢은 고령의 시민, 시청 과장에 고발당해
하남시장 폭행 사건이 발발한 지 5일 만인 지난 3월 22일 또 다시 하남에서는 경악할 만한 사건이 터졌다. 하남시 공무원들이 화장장 홍보 유인물을 배포하는 과정에서 이에 불만을 나타내던 고령의 시민을 경찰에 연행해 정식 고발한 것.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께 하남시민 P(70)씨는 서울로 출근하기 위해 시청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 부근에서는 시청 공무원들이 화장장 홍보 내용이 담긴 `시민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제하의 대시민 유인물을 배포하고 있었다.
공무원은 P씨에게 홍보 유인물을 건냈고, 화장장 건립에 반대 입장이던 P씨는 이 유인물을 찢었다. 이에 불만을 품은 김시남 복지과장 등 공무원들과 P씨 간에 실랑이가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무려 경찰차 3대를 보내 이들을 연행해 갔다.
경찰에 따르면 `시청 앞에서 소란행위가 있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 시청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P씨와 관련 공무원들을 하남 지구대로 소환 1차 조사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P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 했다.
P씨는 "공무원들이 나눠 준 내용물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렴풋이 화장장 관련 유인물이라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찢자 복지과장이라는 사람이 `하남시청이 무서운 줄 모르느냐`고 말해 분개했다"며 "이후 출근 차 버스에 오르자 경찰 2명이 버스에까지 올라와 나를 연행했다"고 밝혔다. P씨는 이어 "공무원들이 내게 준 유인물만 찢었다"며 "시민을 이렇게 대한다면 누가 관공서 앞을 다닐 수 있겠냐" 불만을 토로했다.
◆ 네티즌 "주민 목소리 무시하는 김 시장, 주민소환 마땅"
김 시장의 헌법소원 제기에 대해 네티즌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하남시청 홈페이지와 관련 기사 댓글란에는 김 시장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다.
네티즌 `z1004sun`는 "시민들 의견을 수렴했다는데 의회 영상 보니까 시민들 의견 듣지도 않고 초스피드로 의결 시켜 버리더라. 결국 다음날 시장 혼자서 꾸린 예산서만 올리고... 시민들이 항의하니까 경찰, 경비원 불러서 시민들 다 끌고가라고 하더라. 님비라고 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독단적이다. 주민소환 당해도 싸다"고 말했다.
아이디 `shiptour45`는 "김황식 시장은 하남시의 대표일 뿐이지 대장이 아니다"라며 "선거 때만 보면 시민의 머슴이라 자처 하던데 주인들은 머슴이 싫단다. 시민들께 응원을 보낸다"고 말했다.
`sinov`는 "당선 되기 전에는 주민을 위한 행정을 피겠다 약속해 놓고, 당선된 후에는 돌변해 주민들을 개무시하고 있다"면서 "일 터지면 말 바꾸고 명백히 자기가 잘못해 놓고도 무조건 법대로 해결하잔다. 주민소환법 개정에는 눈을 키고 달려드는 한나라당이 성폭력 처벌법에는 손도 안 대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happyland202`라는 네티즌은 "이건 화장장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에게 처음부터 아무 것도 물어보지 않고 시작한 것이 문제"라며 "이제야 주민소환해 투표 하겠다니 난리를 친다. 시장은 시민의 의견을 먼저 수렴해야 하는데 자신의 욕심 채우기에만 바빴다. 시민들이 무식하다는 욕이나 하고 다니고... 그런 무식한 시민들이 자신을 뽑았다는 걸 모르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어 "음주 폭행 또한 시장의 자질을 잃은 것이다. 팔당댐이 있는 곳에 서울시민의 식수앞에 화장장이 말이 되는가? 이것은 단순히 님비현상이 아닌 생존을 위한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주민소환법이 위헌? 민주주의의 쾌거다"
`megagreathan`는 "주민소환법은 민주주의의 쾌거"라며 "대의민주주의를 뛰어 넘어 직접민주주의 요소도 가미한 이 제도는 이렇게 임기내에 시민이 아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을하려는 관리에게는 딱인 제도"라고 말했다.
`kimkyk0517`는 "주민소환법은 전혀 헌법소원의 대상 아니"라며 "국민이나 주민에겐 선거로 피선거권자를 당선시킬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또한 물러나게 할 권리도 있다. 이것이 진정한 민주주의다. 그런데 수구보수 쪽은 주민소환의 범위를 축소시키려 법안을 준비중에 있다. 그렇게 해서 자기들끼리 독선적으로 행정 처리를 하면서도 밥그릇만은 지키겠다는 놀부심보가 아니고 뭐겠냐"고 말했다.
`gusan1942`라는 네티즌 역시 "지방자치를 더욱 견고하게 하기 위한 제도가 주민소환법"이라며 "민의에 의한 지방자치에 독선과 독주는 절대 안 된다. 자치역량과 시민의 참여 의식이 높아야 주민자치가 제대로 된다. 앞으로 정치인들과 공무원들! 정말 정신 바싹 차리고 국민에 봉사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kssuk203`도 "주민소환법은 정당하게 행정 관료를 잘하게 이끄는 제도"라며 "행정능력도 없는 자를 모르고 당선시켜 뽑았다면 당연히 소환법으로 처벌해 충격을 줄이는 것이 옳다. 하남시장이 시민을 무시하고 아집 만으로 집행한다면 당연히 퇴출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시장은 지난 3일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활동 등 금지 가처분신청을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냈다가 기각 당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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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김황식이 시장이 된 후 조중동 신문 안봅니다.. 완전 권력자용 찌라시죠.. 권력자 맘대로 기사내보내는 신문... 덕분에 경제신문 열심히 보게 되네요.. 권력자가 떠드는 대로 하남시민을 님비로 몰고, 권력자의 만행은 은폐하는 신문들....
제대로 정리 합시다. 민중의 힘을 보여 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