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산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ㅡ시집『나 하나 꽃피어』(초록숲, 2013년)
이 시를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면 카페와 블러그, 게시판, 웹문서 등에서 걷어놓은 주렴 내리듯 주르르 검색이 낸다. 일반인들 사이에 회자는 되고 있었지만 이 시가 더욱 유명해진 것은 2012년 11월 한국기자협회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알려지고부터이다. 당시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후보가 기자토론회 말미에서 앞 구절을 잠깐 낭독을 했었다. 사실 나도 그때 처음 이 시를 알게 되었는데 이 시는 포털사이트 조회수 1위를 점령했다고 한다.
예쁜 꽃 안 예쁜 꽃은 사람의 개념으로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것이지 세상에 안 예쁜 꽃 예쁜 꽃은 없다. 꽃은 꽃일 뿐이듯이 사람 또한 못난 사람도 없고 잘난 사람도 없다. 안철수 후보가 정치가 바뀌고 정권이 바꿔야 민생이 해결된다고 하면서 이 시를 인용한 의도는 무엇일까. 그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자부와 긍지를 가지고 세상이 달라지는데 일조를 해달라는 것이다. 절벽 위에 홀로 독야청청하는 소나무는 고고할지라도 혼자서는 세상을 변화시키고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을 소나무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