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cafe.naver.com/gugrade/6577855
사실 합격수기를 쓸 만큼 높은 성적을 받지도 못했고, 남들에게 조언을 드릴 만큼 성실하게 수험생활을 보내지도 못했습니다.
저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불합격한 분들도 계시는데...
저 역시 작년에 저보다 낮은 점수로 합격한 분들의 수기를 많이 보았거든요.
그땐 기분이 참 묘했는데...
시험이란 게 실력이 전부는 아닌 것도 같더군요.
그저 이런 식으로 공부한 사람도 있다...
이 정도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체력관리? 운동? (추천해요)
정답은 없겠지요. 개인마다 건강상태도 다르고요.
하지만 저는 수험 초중반부터 목ㆍ승모근 통증이 발생하여
수험기간 내내 육체적, 정신적, 시간적, 금전적으로 엄청나게 시달려야 했습니다.
(공시준비 이전에는 전혀 통증이 없었음)
그밖에 소화불량과 식곤증(실과 바늘), 불면증도 겪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수험생 증후군이죠.
수험생 신분으로 헬스클럽에 다니는 건 사치일 수 있겠지만
조깅이나 걷기, 스트레칭 등 최소한의 관리는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것보다 수험적인 측면에서 훨씬 더 가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루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먼저 체력을 길러라"
□ 9급 준비하면서, 7급 병행하기?? (비추해요)
정말 많은 분이 초시 때 9급에 떨어지고 나서, 7급 공부에 손을 댑니다.
6월에 9급 시험이 끝나면, 이듬해 4월 국가직 시험까지 남은 기간이 꽤 길기 때문이죠.
하지만, 7급 공부를 어설프게 병행하면 당연히 9급 공부에는 소홀해지고,
그만큼 7급은커녕 9급까지 모두 불합격할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실패했으니 다른 분들도 다 실패할 거란 뜻이 아닙니다.
주제를 알고 7급에 덤비지 말란 뜻은 더더욱 아닙니다.
다만, 9급인지 7급인지 목표를 확실히 하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 단기합격 수기의 유혹을 경계하시길
단기합격 수기에는 댓글과 조회수가 엄청납니다.
저 역시도 그런 수기를 위주로 읽어본 거 같습니다.
읽어보면 공부방법이 특이하거나 순공시간이 대단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본스펙이 이미 쌓여있는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한 경우도 많고요.
공통점은 이미 공부 쪽에 상당한 재능이 있다는 점입니다.
그게 기본스펙이든, 공부방법이든, 공부체력이든 말이죠.
하지만 그런 분들은 전체 합격자 중에 소수에 불과할 겁니다.
특이한 경우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적용되지 않을 확률도 높고요.
단기합격 수기를 읽을 때는 이런 점을 유념하여 본인에게 적용하시길 조언 드립니다.
====================================================================
* 이하는 과목별 공부방법입니다.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라 간단하게 팁을 위주로 적습니다.
* 괄호 안의 점수는 응시 순서대로 기재함(16국 → 16지 →16서 → 17국 → 17지 // 5회 평균)
□ 국어 (55, 86, 86, 75, 76 // 평균75)
- 영어와 마찬가지로 시간관리가 중요한 과목이므로 모의고사를 통한 실전훈련 반복이 반드시x10 필요함 (첫 시험 55점의 원인ㅠㅠ)
- 비문학: 비문학이 약하신 분들은 독해특강 꼭 들어보시길. 투자시간 대비 효율이 높음. 심지어 영어에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음. 반대로 영어독해 특강이 국어독해에도 도움이 됨. (필자는 국어는 김병태, 영어는 이동기 특강을 들음)
- 문학: 맨 처음 기본강의 들을 때 웬만하면 독해강의도 한 번쯤은 들어놓으시기를 권함. 필자는 문학 강의를 안 듣고 건너뛴 걸 수험 중후반이 돼서야 무척 후회했지만, 그땐 이미 기본강의 들을 여유가 없었음. 국어를 빠르게 풀지도 못하고 점수가 오르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였음. 문학 지문도 은근히 출제가 반복되므로 시간 투자할 가치가 있음.
- 문법, 어문규정: 기본강의 이후에 선재마무리 교재만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음.
- 사자성어, 표준어, 외래어: 다른 파트와는 별도로 반복해서 외워야 하는 부분임(영단어 외우는 것과 똑같음), 선재국어 어플이 있지만, 저에게는 맞지 않았음. 그 대신 기본서의 해당부분을 따로 복사해서 자기 전에 누워서 봤음. 다 합치면 양이 은근히 많아서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는 것을 강추함.
- 한자: 최근 한자문제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서, 2년 차 때 오방(오랜 방황의 끝)을 들었으나 워낙 강의가 길어서 시간 대비 효율은 의문임. 선재마무리에서 나오는 한자어 선에서 방어하는 것을 추천함. (사자성어는 당연히 포기하면 안 됨.)
- 고유어: 거의 포기했음. 나쁘지 않았던 선택으로 보임.
□ 영어 (95, 80, 90, 100, 80 // 평균 89)
- 영문학 전공, 토익 950 등의 베이스가 있는 예외적인 케이스임. 따라서 다른 과목과 비교하여 매우 적은 시간만 투자함.
- 문법: 신성일 555를 독학함. 하지만 추천하고 싶지는 않음. 내용 자체는 불만이 없지만, 교재 구성이 올드한 편임.
- 단어: 초시 때 이동기 3000으로 공부했으나, 재수 때 허민 보카바이블 3.0으로 갈아탐. 두 교재를 비교해보면 보카바이블 3.0이 완성도 면에서 더 좋아 보임. 표제어만 공부하고 나머지는 운에 맡기는 식으로 공부했음. 말도 안 돼 보이는 연상 암기법이 수록돼 있는데 은근히 도움 됐음. 마지막까지 표제어도 다 못 외웠지만, 단어 문제를 반타작 이상은 함.
- 독해: 가장 자신 있었기 때문에 따로 공부하지는 않았음. 가끔씩 하프 교재를 풀어보는 것으로 대체함. 이동기 독해특강을 한번 들었었는데 독해시간을 단축하는 데 매우 유익했음. 추천함.
□ 한국사 (95, 90, 86, 90, 80 // 평균 88)
- 선우빈 기본강의를 듣고나서, 전한길 필기노트로 갈아탐. 선우빈 강사의 강의력이나 교재에 불만이 있었던 게 아니라, 도서관에서 너도나도 필기노트를 보고 있으니 뭐가 그리 좋은지 궁금했음. 이후 3.0 기출문제집을 풀고 필기노트에 단권화하여 필기노트만 반복함.
- 전한길 필기노트의 장점은 대부분이 이 교재로 공부하기 때문에, 여기에 없는 내용을 묻는 문제는 남들도 틀릴 것이라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있음. 또한, 한 교재로 여러 강의(유료, 무료, 마무리 등)를 들을 수 있어 좋았음. 단점은 강의 중간중간의 욕, 독설, 잡담과 본인 변론 등이 조금은 불편했음.
- 필기노트 특강을 스마트폰에 다운 받아서 식사시간, 이동시간, 산책 등 몸을 움직여야 하는 시간에 들었는데 시간활용 측면에서 매우 괜찮았음. 자꾸 들으니까 저절로 외워지는 효과를 봄.
- 두문자나 연상암기 같은 암기법을 잘 활용하는 분은 전한길 샘 네이버 카페에 암기법 게시판을 보시면 좋음. 너무 많은 글이 있기 때문에 댓글수 많은 걸로만 골라 보면 됨. 카페 자체도 활성화 되어 있음.
□ 행정법 (91, 76, 81, 80, 86 // 평균 82)
- 조회수가 엄청나게 높은 초단기 합격수기에 감명 받아서, 초시 때는 거의 써니행정법의 숲그린만 반복해서 공부했었으나 그 기간이 후회됨. 물론 기본강의와 복습을 포함하여 2~3회독 한 이후에 숲그린으로 들어갔음. 적은 양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반드시 효율적인 것은 아니라는 걸 깨달음. (첫 시험 받은 95점은 운이 좋았던 거 같음)
- 이후에 숲그린은 지나치게 요약된 거 같아서 써니 마무리특강, 전효진 마무리특강 등 여러 교재를 방황함. 2년 차가 되면서 다시 기본서로 돌아와 정착함.
- 필자는 두꺼운 기본서보다는 얇은 요약서를 반복하는 걸 선호했지만, 법 과목(행정법, 헌법)만큼은 요약서보다는 기본서를 반복하는 것이 효율적라는 걸 체득함. 만약 행정법을 다시 공부한다면 숲그린이나 요약서는 쳐다도 안 볼 것임.
- 써니 행정법: 교재가 너무 깔끔하고 구성도 완벽하다고 생각함. 강사도 매너 있고 강의력도 좋음. 하지만, 커리 진행이 다른 강사보다 느려서 불편했음. 예를 들어 마무리특강이 시험에 임박하여 진행됐었고, 시험해설 강의는 엄청 느리거나 아예 안 찍기도 했음.
- 써니 행정법 다음 카페가 활성화 되어 있어서 공부하다가 모르는 내용 찾아볼 때 유용했음.
- 행정법에는 수백 개의 판례가 나오는데, 단순히 이해하는 것을 넘어 완벽히 암기해야 함. 예를 들어 '심의를 거치지 않은 것은 취소',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은 무효' 이런 식으로 해당 판례의 키워드와 결론을 외우면 실전에서 그 단어들이 부각되어 보임. 행정법 지문은 국어 못지 않게 길어서 키워드를 알아야 풀이 시간이 줄어듦.
□ 행정학 (66, 91, 76, 90, 86 // 평균 81)
- 신용한 기본강의 이후 합격노트를 무한 반복함. 기출교제는 문항 수가 너무 많아서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문제만 선별하여 풀고 합격노트에 단권화 함.
- 신용한 합격노트 강의와 교재에 만족했음. 반복 수강 & 회독하기에 좋음.
- 행정학을 재미있게 공부했으나, 실전에선 매번 맨 마지막에 푸는 과목이라 시간에 쫓기듯이 풀어서 점수가 높지 못함(첫 시험 5분 만에 풀고 65점 받음ㅠㅠ) 반대로 생각하면 마지막에 빠르게 풀기에 적당한 과목이기도 함. 문제와 보기가 짧음.
- 행정학에 추상적인 개념과 단어가 워낙 많이 등장하여 어렵게 느껴질 수 있음. 실제로 똑같은 개념을 여러 학자마다 저마다의 단어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음. 그렇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와닿는 단어나 사례를 키워드로 선정하여 암기해야 공부량을 줄일 수 있음. 예를 들어 '신공공관리론(NPM)= IMF 구조조정'이라고 암기해 놓으면 수험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쉬워짐.
□ 기타 과목별 공통사항
- 위에 일일이 적진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기출문제집은 1회독하고 요약서에 단권화하는 작업을 거침. 틀린 문제는 나중에 따로 1~2번 다시 풀어봄 (영어는 제외)
- 기출문제는 모두 독학함. 시간은 절약했으나 좋은 선택이었는지는 의문임.
- 공통과목(국, 영, 사)은 모의고사도 조금씩 병행함. 메인 교재는 이론서로 했음 (영어는 제외)
====================================================================
□ 마지막으로
서른 초반에 직장에서 퇴직 이후... 공기업 이직에 실패하고... 공시생 신분으로 서른 중반을 맞이 했었습니다.
백수생활이 길어지면서 낮아지는 자존감에 어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친구, 동기들과의 비교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런 거에 개의치 말고 공부에만 집중하면 되는데...
우울해지면 기분전환 한번 하고 돌아오면 되는데...
그게 정말 말처럼 쉽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2년간 전전긍긍하면서 7급을 포함하여 총 10번의 시험을 봐서 하나 겨우 붙었으니
실력이 아닌 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7급을 바라고 시작했었기에 9급 합격이 자랑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다행스럽게 느껴지기는 합니다. 많이, 아주 많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이미 올해 시험에 불합격하고
내년을 기약하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부디 힘내시고
저마다 짊어지고 계신 삶의 무게를 잘 이겨내셨으면 합니다.
말처럼 뚝딱 되는 일이 아니긴 하지만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참 어렵네요.
애쓰신 만큼 운도 따르길 바랍니다.
이 또한 지나갈 것입니다. 화이팅입니다.
|
첫댓글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공직생활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