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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집중인터뷰] 카카오 이제범 공동대표 카카오가 추구하는 궁극적 모토는 '더 나은 세상 만드는 것' | ||||||||
카카오톡은 모바일 혁명이자 신화로 불린다. 스마트폰 이용자 중에서 카카오톡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카카오톡 없는 세상은 더 이상 상상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요즘 카카오톡은 '대세'다. 카톡은 온 국민을 연결하는 국민 메신저이자 스마트 커넥터(connecter)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를 만나고 게임을 하고 마케팅을 하고 세상과 소통한다. 카카오톡으로 시작된 카카오서비스는 플러스 친구와 선물하기, 카카오스토리, 보이스톡 통화 서비스에 이어 게임과 카카오스타일,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앨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잇따라 런칭하면서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카카오 이용자는 전 세계 210개국에 8천100만 명. 하루 평균 방문자는 2천950만 명. 하루 평균 메시지 건수는 48억 건이다. 2010년 3월 아이폰에 카카오톡 서비스를 오픈한 지 불과 3년 만이다. "저희도 알 수 없는 전인미답(前人未踏)의 무궁무진한 가보지 않은 길을 걸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카카오의 이제범 공동대표(35)의 말이다. 이 대표는 카카오톡의 성공 신화에 대해 "카톡의 승리였다기보다는 스마트폰 혁명이 있었고 카톡이 그 기회를 잡았다. 이는 대한민국에서 스마트폰 혁명이 어마어마한 것이었구나. 속도나 파괴력 면에서 항상 갖고 다니는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이 인터넷과 결합하면서 굉장한 기기가 된 것인데 그것을 잘 활용한 것"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카카오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모토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카톡 탄생 이후 모바일 세상이 완전히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에서 소셜 플랫폼으로서의 '카카오'는 모바일 생태계를 새롭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대표가 카카오를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후 꿈꾸고 있는 것은 카카오만 돈을 벌어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른 파트너들도 돈을 벌게 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플랫폼 비지니스를 성공시키겠다는 것이었다. 그런 도전은 지금까지는 보기 좋게 성공했다. 그는 카톡 이후 모바일 세상을 바꿨다는 평가에 대해 "뭔가 이뤄냈다기보다는 두 발짝 정도 앞으로 나아간 느낌"이라면서 "아직은 뒤돌아 볼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과학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했다고 했다. 프로그래밍도 열심히 하고 경진대회에도 나갔다. 과학고 시절에는 경진대회 준비를 위해 며칠씩 학교 수업에 들어가지 않고 학교 컴퓨터실에 처박혀 있기도 했다. 오늘의 카카오는 그때부터 준비된 것인지도 모른다. 대학에 진학할 때는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려다가 소프트웨어와 경영학을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공학과에 갔다. 어렸을 때부터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꿈이었다. 카카오를 통해 그의 꿈은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
-카톡은 국내 최고의 SNS 플랫폼으로 자리를 굳혔다. 카톡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카카오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용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서비스 철학에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사용자 입장에서 고민하고 사용자 요구를 실현시키려는 노력의 결실로 다양한 서비스들을 잇따라 성공시킬 수 있었다. 또한, 카카오는 쉽고 친근하다. 단순하게 보일지 몰라도 핵심에 집중한 기능 즉, 복잡하지 않고 이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무엇이 다른가. "카카오는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를 지향한다. 연결과 소통의 니즈(needs)를 가진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사용자를 연결시켜, 건강한 모바일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상생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 시장 전반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사실 게임 플랫폼을 보면서 놀랐던 것인데 페이스북이나 PC에서 시작해서 모바일로 넘어온 것과 카카오는 굉장히 다르다. 카카오는 세계 최초의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소셜메신저였다. 지금 모바일은 PC와 많이 다른 것 같다. 또 누구도 정답을 알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예전에는 'SNS'라고 하면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떠올렸는데 요즘은 아니지 않느냐. 그것은 게임을 얹으면서 많이 느꼈다. 1천만 명이 한꺼번에 하는 게임이 나올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애니팡이 그런 시대를 열었다) 사실 그때 게임업계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PC 게임에서 상식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바일(게임)에서는 많이 깨졌다고들 하더라." -그런데 카카오도 이제 PC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지 않은가. "PC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크린(영역) 확장이다. 메인은 여전히 스마트폰이다. PC에서도 할 수 있다는 그런 접근인 셈이다. 보다 더 중요한 본질은 스마트폰이라고 생각한다. PC도 아이팟도 모두 하나의 디바이스(기기)다." -카카오의 글로벌 전략은 무엇인가. "카카오는 모바일 시장 잠재력이 큰 시장을 찾아 로컬라이징 전략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가려고 한다. 국내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 중이다. 특히 일본시장에서는 야후! 재팬과 손잡고 ㈜카카오 재팬을 합작회사로 운영하면서 '카카오톡'을 비롯한 각종 모바일 서비스 및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카카오는 모바일 잠재력이 큰 시장을 찾아 나라별 상황 및 문화에 맞는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한류 열풍의 주역인 빅뱅을 모델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카카오톡 TV광고를 진행할 계획도 갖고 있다." -카카오도 처음에는 실패를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에 많은 앱 개발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카카오의 전신은 2006년 '아이위랩' 설립이다. 현재의 모바일 소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 카카오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완벽한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 내 놓으려다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포기하지 않고 모바일 시장을 주목했다. 축적된 경험을 밑거름으로 '핵심 기능'에 집중한 서비스로 성공할 수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하더라도 시도를 하고, 그 경험을 노하우로 축적해야 중요한 자산이 된다. 실패도 중요하다." -급성장한 회사니만큼 카카오의 조직 문화가 궁금하다. "나도 직책 대신 JB로 불릴 정도로 자유롭다. 직책을 부르면 아무래도 수직적이고 딱딱한 기업 분위기가 형성된다. 직책이 높은 상사의 의견이 정답이 아닌데도 수직적 분위기에서는 상사의 아이디어가 채택되기도 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려면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호칭부터 바꿨다. 영어 이름은 직원이 10명이 됐을 때부터 쓰기 시작했다. 카카오 조직 문화가 추구하는 가치는 '신뢰와 충돌과 헌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갑자기 직원이 늘어나서 고민이다. 충돌을 강조하는 것은 대내외적으로 좋은 아이디어는 뛰어난 천재 한 명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아이디어가 합쳐진 것이 좋은 아이디어다. 카카오에서는 토론 문화가 정착됐다. 충분히 토론하고 따르자는 것이 우리의 문화다. 모두가 납득할 결론이 나올 때까지 이런 과정을 반복하고, 결론이 나오면 하나의 목표에 모두가 헌신하며 공동 목표를 향해 집중하는 것이다." -카카오가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콘텐츠를 싣다 보니 단순함을 넘어 무거워지는 듯한 느낌도 들고 있다. "무겁다는 느낌보다는, 다양성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도약하면서, 카카오는 게임, 디지털콘텐츠, 패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많은 파트너사와 함께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모색하며 상생의 원칙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카카오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 간 본래의 기능과 간결함을 유지하면서 모두의 가치가 충족될 수 있는 상생의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사업자들이 참여해서 플랫폼이 가진 힘, 사용자들의 힘으로 더 큰 시장을 창출하고 함께 나누게 되기를 꿈꾸고 있다." -모바일 생태계를 창출하고 앞서가는 것이 불안하지 않은가. 장치의 변화에 따라 카카오도 갑자기 추락할 수도 있지 않은가. "어떻게 보면 이렇게 어떤 패러다임이 확확 바뀔 때, 환경이 너무 빨리 바뀔 때는 결국 전략을 잘 짜고 그림을 잘 그린다고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시장 환경 속에서 빨리 실행하고 빨리 결정하고 빨리 교훈을 얻는 속도가 제일 핵심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직 규모가 커져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카카오는 어떤 목표를 정해두고 달려가는 목적조직이 아니다. 카카오는 덩치가 커져도 속도를 낼 수 있어야 하는데 쉽지만은 않다. 그것이 숙제다." 서울 정경부장 diderot@msnet.co.kr 매일신문 공식트위터 @dgtwt / 온라인 기사 문의 maeil01@msnet.co.kr ⓒ매일신문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
- 2013년 03월 29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