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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난초에 미쳐 살았다
그때 임보 시인은 돌을 안고 놀았다
내가 난을 찾아 산으로 갈 때
그는 돌을 찾아 강으로 갔다
내가 산자락에 엎어져 넝쿨에 긁히고 있었을 때
그는 맑은 물소리로 마음을 씻고 깨끗이 닦았다
난초는 수명이 유한하지만
돌은 무한한 생명을 지닌다
난을 즐기던 나는 눈앞의 것밖에 보지 못했고
그는 돌을 가까이하여 멀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나의 시는 찰나적인 것이 주류를 이루었고
그의 작품에는 영원의 향수가 향기롭게 배어 있다
한잔하면 나는 난초 잎처럼 흔들리는데
그는 술자리에서도 바위처럼 끄떡없다
난과 수석이 서로 잘 어울리는 것을 보면
조화란 어떤 것인가, 차이는 또 무엇인가
눈 밝은 가을날 석란화 한 점을 들여다보며
넷이서 마주앉아 매실주 한잔 기울이고 있다.
- 「난蘭과 수석壽石」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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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두 분 선생님의 아름다운 우정이 영원하길 빌면서 배경음악은 Giovanni Marradi 연주의 Forever를 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은도 님!
위 사진은 지난 11얼 9일 '국립사일구민주묘지'에서의 망중한이었습니다.
난과 수석이 어울린 그림을 보며 난과 수석이 건네는 한잔을 서로 받아 마시면 좋겠습니다.
참 다정해 보이는 두 분 선생님의 모습이 곧
난과 수석이 아닐까 합니다~~*
사진은 선생님 블로그에서 모셔 왔답니다~*
두분의, 그리고 한 선을 가는 시인의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잘 그려져 있네요. 부럽고, 감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