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과 시간 / 홍해리
길이란 발자국이 쌓는 잘 다져진 탑이다
앞으로 가며 쌓고 돌아오며 또 한 층 올린다
어제 위에 내일을 쌓는 시간이란 것도 그렇다
겨울 속에 여름이 있고 가을 속에 봄이 있듯
시작도 끝도 없는 푸른 생명은 어떤 것일 뿐
아무리 쌓아올려도 낮은 자리는 낮은 자리라
길이나 시간이나 높이가 없다
길은 길일 뿐이고 시간은 시간일 뿐인데
너는 길 위에서 부질없이 시간을 말한다
길은 발자국의 흔적이고
시간은 마음의 상처라서 늘 아프다
그래도 나는 너에게 가는 길
풍경과 더불어 아름다운 곡선길이고 싶다
시간은 살아 있어 추억으로 꽃을 피우니
나는 너의 안에 든 시간이라면 좋으리
뱀은 긴 직선의 몸으로 한평생을 곡선으로 긴다
하늘을 가는 새도 곡선으로 날고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을 보라
곡선으로 날아가 명중하지 않는가
직선은 곧고 반듯하게 죽어 있다, 해서
너에게 가는 길이 구불텅구불텅한 길이라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시간이라면 좋겠다
높이도 없이 높고 높아서
한평생 네가 보이지 않는.
첫댓글 배경음악은 꿈의 연가(Dreamy Love Song)입니다
'너에게 가는 길이 구불텅구불텅한 길이라면/ 과거도 미래도 아닌 시간이라면 좋겠다/ 높이도 없이 높고 높아서/ 한평생 네가 보이지 않는.' 그런 길이라면 좋겠다.
요즘 숫자가 큰 시계를 하나 구해야겠다고 기웃대고 있는데 銀道 님이 어찌 알고 이렇게 달아 주셨나!
고맙습니다, 銀道 님!
벽걸이 시계는 숫자가 커야 잘 보이더라구요
저도 시력이 갈수록 퇴화되어 큰 것이 참 좋아요
이 시계 이미지를 보고 시간에 관한 글을 쓰셨겠지 싶어서 검색을 했는데요
시간을 찾아서하고 이 작품이 나왔어요
구불텅구불텅한 길어어도 끝내 도착할 지점을 생각하면서 선생님의 작품을 통해
보이지 않는 길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시간을 찾아서'는 어머니 가신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네, 선생님,
시간을 찾아서도 읽었답니다
기우뚱... 이란 표현이 생생, 잊혀지질 않습니다...
홍해리 회장님께 가 닿는 이 아픈 마음도
직선이 아닌 곡선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니
안개속을 걷는 기분이예요.
안개 속을 걸으면 몸이 젖습니다.
요즘 안개에 젖으면 건강에 좋지 않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네~ 명심할께요. 회장님!
상심하시는 마음에 덧대이는 상심이예요...